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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 떼고 '삼립'으로…상미당홀딩스 출범하며 지배구조 '대수술'

- '뿌리' 상미당 정신으로 이미지 쇄신…복잡한 지배구조 정리하고 계열사 독립성 강화

- 안전관리 시스템 지주사 통합 운영…노동자 사고 이후 잃어버린 '소비자 신뢰' 회복 총력

- 치즈케익·약과 등 K-디저트 북미·일본 흥행…해외 시장 공략으로 실적 반등 노린다

  • 기사등록 2026-03-10 15: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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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이승윤 기자]

제빵의 명가 SPC삼립이 사명에서 ‘SPC’를 떼고 ‘삼립’으로 재탄생한다. 이번 사명 변경은 단순 이름 교체를 넘어 복잡했던 지배구조를 정리하고 계열사의 독립성을 강화하겠다는 뜻이다. 삼립의 뿌리인 '상미당'에서 이름을 따온 '상미당홀딩스'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쇄신하고 실적 반등의 기회도 노린다.


현재 삼립의 핵심 과제는 잃어버린 소비자 ‘신뢰’를 되찾고 이로 인해 부진했던 ‘실적’을 회복시키는 것이다. 상미당홀딩스 출범과 함께 지주사 통합 안전관리를 발표하고 치즈케익의 글로벌 흥행으로 해외 매출액이 늘고 있어 삼립이 진정한 국민 기업으로 다시 비상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 한때는 도약의 날개, 이제는 성장의 족쇄… 양날의 검 된 'SPC'


SPC가 처음 등장한 건 2004년이다. 삼립은 1945년 황해도 옹진에 ‘상미당’이라는 이름의 작은 빵가게로 시작한 뒤 사업을 키우며 기업으로 성장했다. 1997년 삼립식품으로 상호를 변경했고 2002년 허영인 회장이 이를 인수했다. 이후 2004년 통합 CI 'SPC'를 출범시키며 삼립을 그룹에 포함시켰고 2016년 사명을 삼립식품에서 SPC삼립으로 바꿨다.


이후 SPC그룹은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사업을 벌였고 삼립도 함께 성장했다. 2016년 매출액이 전년대비 5000억원 가까이 늘었고 그 다음 해인 2017년 2조클럽에 입성했다. 2022년에는 3조클럽을 경신했다.


SPC 떼고 \ 삼립\ 으로…상미당홀딩스 출범하며 지배구조 \ 대수술\ SPC삼립 연간 매출액, 영업이익률 추이. [자료=더밸류뉴스]

하지만 3조클럽에 들어선 이후로는 매출액이 감소하기 시작했다. 2023년을 기점으로 오히려 하향 곡선을 그렸다. 영업이익도 2019년부터 꾸준히 늘어 2024년 최고치(950억원)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387억원으로 급감했다. 지난 10년 중 최저다. 영업이익률 역시 같은 기간 2.8%에서 1.1%로 하락했다.


SPC그룹의 후퇴는 2022년 10월 노동자 사망사고가 발생하며 시작된다. 당시 평택 SPL 공장에서 20대 노동자가 소스 배합기에 끼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대한 SPC그룹의 미흡한 대처가 알려지며 불매운동이 번졌고 SPC 소속의 모든 브랜드가 피해를 입었다. 이를 계기로 SPC그룹은 근무 체계를 바꿨다. 기존 12시간 2교대(맞교대) 근무 체계를 폐지하고 지난해 9월부터 3조 3교대(하루 8시간 근무)를 도입했다. 이로 인해 고정비가 늘어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 상호 변경 넘어 지주사 체제 본격화… ‘지배구조 대수술’이 핵심


삼립은 이미지 쇄신을 위해 SPC 제거에 돌입했다. 다음달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상호를 기존 SPC삼립에서 ‘삼립’으로 변경하는 정관 개정안을 상정한다.


SPC 떼고 \ 삼립\ 으로…상미당홀딩스 출범하며 지배구조 \ 대수술\ SPC그룹 현황. 2025. 9. 단위 %. [자료=상미당홀딩스]

사실 이번 상호 변경은 단순 이미지 쇄신을 넘어 지배구조 손질에 핵심이 있다. 그동안 SPC그룹은 총수 일가가 파리크라상의 지분 100%를 보유하며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파리크라상은 베이커리 브랜드이자 사업 회사에 해당되기 때문에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홀딩스'로서의 정체성이 모호하다. 또 계열사들이 서로 지분을 주고받는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로 인해 상장사인 SPC삼립과 비상장 지주사 간의 관계를 정립할 필요가 있었다.


SPC그룹의 체질 개선 행보는 지난 1월부터 시작됐다. 13일에 '상미당홀딩스'를 출범시키고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다. 지주사 밑으로 브랜드들이 들어오도록 구조를 정리하고 SPC그룹에서 벗어나 계열사들에게 개별적인 독립성을 부여했다. 이름도 삼립의 뿌리인 ‘상미당’으로 지어 승계의 정통성을 확립했다.


SPC 떼고 \ 삼립\ 으로…상미당홀딩스 출범하며 지배구조 \ 대수술\ 도세호 상미당홀딩스 대표(왼쪽), 정인호 농심켈로그 대표 [사진=삼립]

이사회도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한다. 삼립은 이달 9일 이사회를 개최해 도세호 상미당홀딩스 대표와 정인호 농심켈로그 대표를 각자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오는 26일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도 대표는 제조 현장 및 노사 협력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생산 체계를 재정비하고 안전경영 강화를 이끈다. 정 대표는 해외 사업 확대와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선진 경영 체계를 구축하게 된다.


SPC 떼고 \ 삼립\ 으로…상미당홀딩스 출범하며 지배구조 \ 대수술\ SPC그룹 오너 가계도와 지분 현황. 2025. 9. 단위 %. [자료=공정거래위원회]


◆ 삼립의 두 과제 '신뢰'와 '실적'... 신뢰는 ‘안전’에서, 실적은 ‘해외’에서 찾는다


이제 삼립에게 남은 건 ‘신뢰’를 되찾아오는 것이다. 가장 먼저 안전을 갖춰야 한다. 상미당홀딩스는 중장기 비전과 글로벌 사업 전략 수립 역할을 수행하며 준법·안전·혁신 등 핵심 가치가 각 계열사에 일관되게 구현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분산돼 있던 안전 관리 시스템을 지주사가 직접 챙기는 것이다.


SPC 떼고 \ 삼립\ 으로…상미당홀딩스 출범하며 지배구조 \ 대수술\ SPC삼립 분기 매출액, 영업이익률 추이. [자료=더밸류뉴스]

줄어들고 있는 실적도 개선해야 한다. 지난해 매출액 3조3705억원, 영업이익 38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1.7%, 145.5% 감소했다. 분기 기준으로도 지난해 4분기 매출액 8691억원, 영업이익 4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3.7%, 83.7% 감소했다.


실적 반등을 위해 삼립은 해외 시장 확대에 힘쓰고 있다. 특히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2024년부터 ‘삼립약과’를 미국 코스트코 200여개 매장과 일본 최대 잡화점 ‘돈키호테’ 620개, ‘이온 카페란테’, ‘서밋’ 등에 입점시켰다.


SPC 떼고 \ 삼립\ 으로…상미당홀딩스 출범하며 지배구조 \ 대수술\ 미국 현지인이 코스트코 매장에서 삼립 치즈케익을 고르고 있다. [사진=삼립]

‘삼립 치즈케익’도 지난해 9월 미국 서부 지역 코스트코 100개 매장에 처음 선보여 출시 3주 만에 하루 평균 2만7000봉이 판매됐다. 같은 해 11월부터 공급 물량을 초도 대비 9배(500만봉) 확대하고 판매처도 미국 전역 300개 매장으로 넓혔다. 인기에 힘입어 3000억원을 투입해 2029년 완공 예정인 미국 텍사스에 신공장 건설에도 들어갔다. 삼립 치즈케이은 현재 베트남, 중동 등 15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뿌리인 상미당의 정신으로 돌아가 지배구조 대수술을 단행한 삼립이, 잃어버린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고 글로벌 무대에서 '제2의 비상'을 이뤄낼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lsy@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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