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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증권, '증권업계 맏형'에 숨겨진 당신이 모르는 비밀 6가지

- ECM 조직 확대했지만 올해 상반기 실적 사실상 전무

- 2023년 토마토시스템 IPO 고평가 논란 이후 IPO 주관 못해

  • 기사등록 2025-08-11 08: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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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윤승재 기자]

교보증권(대표이사 박봉권 이석기)은 올해로 업력 76년을 맞이한 한국 최초 증권사이자 ‘증권업 면허 1호’ 기업이다(1949년 설립). 대기업집단 47위 교보생명그룹(회장 신창재)에 소속된 16개 계열사 중 유일한 상장사이기도 하다. 1956년 증권거래소(현 한국거래소) 설립을 주도하는 등 한국 자본시장의 태동기부터 굵직한 발자취를 남겼다.


이렇게 보면 교보증권은 증권업계 안팎에서 존재감이 상당할 듯하다. 그렇지만 주식 투자자들이 증권 계좌 개설이나 MTS를 선택할 때 교보증권은 1순위로 떠오르지 않는다. 증권업 종사자들에게 이직 희망 1순위도 아니다. 


왜 이런 괴리가 생겼을까.


이 궁금증의 해답을 찾아가다 보면 교보증권에 대해 잘 알려지지 않은 6가지 사실이 나온다.


교보증권, \ 증권업계 맏형\ 에 숨겨진 당신이 모르는 비밀 6가지교보생명그룹 현황. 단위 %. 2025. 8. [자료=공정거래위원회] 


1. 교보증권은 증권업계 맏형격이다? 


그렇다. 그런데 이제 빛이 바랬다. 


교보증권의 시작은 1949년 11월 설립된 대한증권이다. 국내 증권업 면허 1호를 취득한 상징적인 존재였다.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도 체계적 리스크 관리로 살아 남으며 주목받았다. 


그렇지만 최근 성적표는 초라하다. 버핏연구소 집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ECM(Equity Capital Market) 순위에 포함되지 못했다. 쉽게 말해 꼴찌였다. IPO와 유상증자 주관 실적이 사실상 전무했기 때문이다.


교보증권, \ 증권업계 맏형\ 에 숨겨진 당신이 모르는 비밀 6가지2025 상반기 국내 증권사의 ECM 주관 현황. 단위 억원, %. [자료=버핏연구소]


앞서 2022년 무렵 교보증권은 ECM 조직을 본부로 독립시키고 오세민 전 NH투자증권 본부장을 영입하고 ECM 인력도 5명 수준에서 18명 수준으로 확충했다. 그렇지만 성과가 가시화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오세민 본부장은 어느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2024년 IPO 4건을 주관하겠다는 목표를 밝혔었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 



2. 'IPO 주관 흑역사'가 교보증권 ECM 성과의 발목을 잡았다?


그렇다. 


교보증권은 2023년 4월 토마토시스템의 코넥스→코스닥 이전 상장(IPO) 주관을 맡았는데 공모가 고평가 논란이 불거졌고 상장 이후 주가 하락으로 투자자 불만이 커졌다. 이후 교보증권은 단 한 건의 기업 IPO도 주관하지 못하고 있다.


토마토시스템의 당시 공모가는 1만8200원으로 교보증권은 PER 25.29배를 부여했다. PER은 시가총액을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25.29배는 내가 이 주식을 매입하면 원금을 회수하기까지 25년이 걸린다는 의미이다. 이 공모가는 상장 전 예비심사 청구 시 제시한 공모가 희망 밴드(1만3300~1만7100원)보다 최대 30% 상향된 가격이어서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상장 주관사인 교보증권이 미리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기에 공모가가 높을 경우 본인들에게 유리한 '셀프 상장'을 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2023년 4월 상장 직후 주가는 공모가를 밑돌며 하락했고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로 투자자 손실이 컸다. 이후 교보증권은 기업 IPO 주관을 하지 못하고 있다. 


교보증권, \ 증권업계 맏형\ 에 숨겨진 당신이 모르는 비밀 6가지2020년 이후 교보증권의 IPO 주관현황. 


사실 이전부터 교보증권의 IPO 주관 실적은 많지 않았다. 위세아이텍(2020), 미디어젠(2019), 오파스넷(2018), 엔지스테크놀로지(2016), 나무가(2015) 등 간헐적으로 이어져왔지만 지난해부터 맥이 완전히 끊겼다.



3. 교보증권이 종투사 인가에 나서고 있는데 허들(huddle)이 높다?


그렇다.


교보증권은 종투사(종합투자금융사) 인가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장벽이 높다. 금융당국 요건인 자기자본 3조원에 한참 못 미친다. 올해 1분기 기준 자기자본은 2조350억원(K-IFRS 별도)이며 모기업 교보생명의 재무여력도 넉넉지 않아 증자 지원이 어렵다.


게다가 금융위원회는 최근 인가 심사에서 정성평가 항목을 신설해 제재 이력까지 반영하기로 했다. 교보증권은 채권형 랩과 신탁 불법 운용으로 기관경고·업무 일부정지 사전 통보를 받았고 이석기 대표 역시 중징계에 해당하는 문책경고 사전 통보를 받았다(최종 ‘주의적 경고’로 경감). 교보증권은 결국 종투사 인가 목표 시점을 2029년으로 미뤘다.


교보증권, \ 증권업계 맏형\ 에 숨겨진 당신이 모르는 비밀 6가지국내 주요 증권사의 자기자본. 2025년 1분기 K-IFRS 별도.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4. 이석기 박봉권 각자 대표의 '투톱 시너지'가 나고 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반쪽짜리 시너지가 나고 있다"이다. 


교보증권은 2022년부터 박봉권·이석기 각자 대표 체제를 운영 중이다. 박봉권 대표는 2020년 취임했고 ECM, DCM을 포함한 IB(Investment Bank) 부분과 WM(Wealth Management) 업무를 맡고 있다. 이석기 대표는 2021년 3월 취임했고 경영지원과 S&T(Sales & Traning)를 총괄한다. 각자 전문 분야를 맡고 있지만 전략 결정과 조직 문화 통합에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석기 대표는 앞서 언급한 불법 운용 건으로 중징계를 받으며 신뢰에 타격을 입었다. 증권업 경험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그럼에도 올해 3월 연임이 확정됐다. 이석기 대표는 1993년 교보생명에 입사했고 CFO(경영지원실장), CIO(자산운용담당), 재무실장 등으로 근무하다 2021년 3월 처음으로 교보증권 근무를 시작했다. 박봉권 대표는 앞서 언급한대로 IB부문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교보증권, \ 증권업계 맏형\ 에 숨겨진 당신이 모르는 비밀 6가지교보증권의 박봉권(왼쪽), 이석기 대표이사. 


5. 교보증권 신사업은 대부분 '기대 미달'이다? 


현재까지는 '그렇다.' 


교보증권의 MTS Win.K는 이용하기 불편하기로 악명을 갖고 있다. Win.K 이용자 후기에 들어가 보면 다양한 불만과 평가를 확인할 수 있다. Win.K 다운로드수는 10만명을 약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KB증권 M-able 210만명, 삼성증권 mPOP 180만명, 키움증권 영웅문S# 176만명의 10분의 1 수준이다.

교보증권, \ 증권업계 맏형\ 에 숨겨진 당신이 모르는 비밀 6가지교보증권 MTS Win.K 이용자 후기. [자료=구글 플레이스토어]

교보증권은 2022년 10월 마이데이터 앱 ‘끌(KKL)’을 출시하며 Win.K와 차별화를 시도했다. 자산관리, 일대일 수익률 대결, 투자 커뮤니티 등 기능을 담았고, 비금융 자산까지 관리해주는 확장 서비스를 내세웠다. 하지만 사용자 확보와 시장 점유율 확대에서는 성과가 제한적이다.


교보증권의 유튜브 채널 '머니텐TV' 구독자수는 6만9000여명이다. 미래에셋증권 스마트머니 169만명의 20분의 1수준이다. 



6. 교보증권은 처음부터 교보생명그룹 계열사였다?


아니다.


교보증권은 1949년 설립 이후 파란만장한 역사를 갖고 있다. 앞서 언급한대로 1949년 국내 1호 증권사로 등장했고 전성기를 누리다 1960년대를 기점으로 경쟁사에 밀리면서 신일기업(1973) → 라이프주택개발(1980) → 미주상호신용금고(1985) → 서울신탁은행(1989)으로  오너가 바뀌었다. 1994년 4월 교보생명이 인수했다. 


이 과정에서 국내 1호 증권업 허가증이 방치돼 있다가 2005년 교보증권이 라디오 광고에 국내 최초의 증권사임을 밝히는 문구를 넣자 광고심의위원회가 자료증빙을 요구했다.


교보증권, \ 증권업계 맏형\ 에 숨겨진 당신이 모르는 비밀 6가지


증빙을 하지 못하면 허위광고로 제재를 받게 될 상황에 처하자 총무부 직원들이 총동원 돼 사내 자료실을 이 잡듯이 뒤져 '증허 제1호'라고 기재된 허가증을 찾아냈다.


eric9782@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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