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브릿지를 활용한 주민공동시설에 대한 서울 도시정비사업 조합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도시정비사업을 통해 각 지역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은 곳들 중 상당수가 스카이브릿지를 통해 단지 전체의 상징적 외형을 갖추는 것과 동시에 주민커뮤니티시설의 고급화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실제 용산에 위치한 래미안 첼리투스를 비롯해, 서초 푸르지오 써밋, 메이플 자이 등은 이미 준공을 마쳐 입주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하고 있으며, 우월한 조망을 누릴 수 있다는 점과 더불어 외관의 특화로 지역 랜드마크 단지로 자리잡고 있다.
이 때문에 서울 주요 도시정비사업에서 하이엔드 특화설계를 도입하는 핵심 사업지들은 대부분 스카이브릿지를 활용한 커뮤니티시설을 제안하는 것이 하나의 트랜드로 자리잡아 가는 분위기다.
삼성물산이 신반포4차 재건축 사업에 제안한 스카이브릿지. [사진=삼성물산]
서울 도시기본계획의 변화도 스카이브릿지의 가능성을 높여주는 환경으로 꼽힌다. 2040서울도시기본계획의 7대 목표에는 새로운 도시공간의 창출과 도시의 다양한 모습을 구현한다는 두 가지 목표가 담겨 있는데, 이렇게 도시의 모습과 공간에 대한 유연한 접근의 방향 중 하나가 스카이브릿지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트랜드와 환경의 변화로 인해 최근 서울의 주요지역 도시정비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건설사들은 스카이브릿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도입하는 분위기다.
스카이브릿지를 가장 적극적으로 제안하고 적용한 대표건설사는 삼성물산이다. 삼성물산은 올해 초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신반포4차 재건축 사업에서 170m 높이에 100m 길이의 스카이브릿지를 제안했고, 현대건설과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한남4구역에서는 266m 길이의 스카이커뮤니티 시설을 제안해 조합원들의 높은 평가를 얻었다. 지난해에도 삼성물산은 용산구 남영2구역 재개발 사업에서 185m 길이의 파노라마 스카이브릿지를 제안하기도 했다. 심지어 서울 한강변 뿐만 아니라 최근 과천 주공10단지, 부산 사직2구역과 안양 종합운동장 동측 재개발 사업지까지도 스카이브릿지를 제안하며 하이엔드 설계를 어필하고 있다.
삼성물산이 한남4구역에 제안한 스카이커뮤니티 시설. [사진=삼성물산]
다른 건설사들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가장 최근 주목 받았던 용산정비창 재개발 사업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은 330m 길이의 스카이브릿지를 제안하며 ‘더라인330’이라는 프로젝트명을 확정했으며, 경쟁사였던 포스코이앤씨 역시 대형 스카이브릿지를 제안했다.
대우건설 역시 현재 입찰이 진행 중인 ‘개포우성7차’ 재건축 사업에서 90m 길이의 스카이브릿지에 커뮤니티시설을 배치해 조합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대우건설은 서초 푸르지오 써밋에 스카이브릿지에 주민공동시설을 배치해 경부고속도로와 서울 도심의 시티뷰를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이전까지는 펜트하우스 전용이었던 최상층에 주민공동시설을 배치하여 높은 호평을 받아 일대에서 가장 높은 시세를 보이고 있다.
대우건설이 개포 우성 7차 재건축 사업에 제안한 스카이브릿지. [사진=대우건설]
통상 고층부에 연결되는 스카이브릿지의 경우 과거 시공 과정에서의 고난도 작업으로 인해 건설사들이 부담을 느껴왔고, 입주 후에도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지만, 건설기술의 발전에 따라 스카이브릿지 규모도 점점 길어지고 웅장해질 수 있게 되었다. 최근 서울 정비사업의 수많은 단지들에 실적용 사례도 늘어나며 효용성과 안전성 논란도 사라지는 추세이다. 실제 지난 2017년에 대우건설이 준공한 서울 용산 드래곤시티 호텔의 경우 세계 최초로 4층 규모의 스카이브릿지(길이 40m)가 설치되기도 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스카이브릿지는 높은 위치에서 오는 조망권을 확보하면서도 건폐율에 영향을 주지 않는 커뮤니티시설을 배치할 수 있어 하이엔드를 표방하는 단지에서는 이제 필수적인 핵심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획일적인 단지 외관을 벗어나 다채로운 도시 경관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지자체도 스카이브릿지 도입에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어 앞으로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