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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김호겸 기자]

미국 뉴욕 남부지방법원이 고려아연의 미국 계열사 이그니오 홀딩스(Igneo Holdings LLC) 인수와 관련한 의혹에 대해 영풍이 제기한 ‘증거개시’ 신청을 받아들였다.


미국 뉴욕 남부지방법원은 7월 2일(현지 시각) 고려아연의 이그니오 인수와 관련된 의혹에 대해 영풍이 제기한 증거개시(application for discovery) 신청을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영풍, 서울중앙지법에 주주대표 소송으로 개시


이번 소송은 미국 연방법 제1782조(28 U.S.C. §1782)에 따른 외국소송 지원 제도의 일환으로, 한국 재판에 사용할 증거 확보를 목적으로 영풍이 미국 법원에 사법적 협조를 요청한 것이다. 이에 따라 법원은 고려아연의 미국 자회사인 페달포인트(PedalPoint Holdings, LLC)를 상대로 한 문서 제출 및 법인 대표 증언(Rule 30(b)(6) deposition)을 허가했다.


美 법원, 고려아연 이그니오 인수 의혹 ‘증거개시’ 착수최근 10년 고려아연의 매출액, ROE(자기자본이익률), 경영권 분쟁 일지.

이 사건은 고려아연이 미국 자회사 페달포인트를 통해 재활용 기업 이그니오 홀딩스(Igneo Holdings LLC)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이사회 이사들이 선관주의의무(duty of care)를 위반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영풍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한 데에서 비롯됐다.


법원은 이번 판결에서 “페달포인트의 재무자료는 이그니오가 과대평가된 가격으로 인수됐음을 보여줄 수 있으며, 이사들이 거래에 대해 적절한 실사를 하지 않았거나, 의도적으로 부풀려진 가치를 가진 기업을 인수했음을 입증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이처럼 미국 법원은 단순한 증거개시를 허가한 차원을 넘어, 이그니오 인수 가격의 합리성과 인수 결정과정의 적정성에 실질적인 의문을 제기했다는 평가다.


또한, 법원은 이번 판결에서 페달포인트의 소재지, 증거의 외국소송 사용 목적, 신청인의 이해관계 등 법률상 요건이 모두 충족됐다고 판단했다. 특히 증거개시가 신청된 문서 및 증언의 범위에 대해 “적절하게 범위가 제한되어 있고(appropriately tailored), 특정된 거래 및 가치평가 이슈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과도하거나 침해적인 신청이 아니다(not unduly intrusive or burdensome)”라고 명시적으로 평가하며, 증거개시 신청의 정당성을 명확히 인정했다.


美 법원, 고려아연 이그니오 인수 의혹 ‘증거개시’ 착수영풍그룹 지배구조. 단위 억원, %. [자료=공정거래위원회]

◆페달포인트 임직원 4인에 대한 개별 증언 신청은 기각


다만, 페달포인트 임직원 4인에 대한 개별 증언 신청은, 이들이 뉴욕 남부지방법원 관할 내에 실제로 ‘거주(reside)’ 하고 있다는 점이 소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절차상 기각됐다. 그러나 이는 본안 판단 없이 관할 요건 불충족에 따른 결정으로, 법원은 향후 관할 요건이 보완될 경우 재신청이 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실제로 거주지가 확인된 일부 임직원에 대해서는 관할 요건을 갖춰 다시 신청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번 결정으로 영풍은 고려아연의 이그니오 인수 과정에서의 기업가치 평가 내역 등 미국 내 핵심 자료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로써, 고려아연 이사회가 해당 거래와 관련해 이사로서의 선관주의 의무 및 충실 의무를 적정하게 이행했는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 확보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는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계류 중인 주주대표소송의 증거 판단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측은 "고려아연은 광산과 정광 수입 없이 '친환경 구리'를 생산해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구리 수요에 대응함으로써, 사업 확장과 탄소중립 실현이라는 두 목표를 달성하고자 한다"며 "미국의 이그니오홀딩스는 사업적 시너지와 밸류체인의 핵심으로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또, "현재 고려아연의 친환경 구리 사업은 최대 매출액과 판매량을 경신하고 있고, 이그니오홀딩스가 속한 페달포인트도 매분기 가파르게 성장하며 곧 '규모의 경제' 달성과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고려아연은 이그니오홀딩스, 페달포인트와 함께 '트라이카 드라이브'의 한 축인 자원순환 사업을 고도화시켜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소재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페달포인트는 일부 인용된 사안에 대해서 이의제기를 신청할 예정"이라며 "영풍은 이미 국내에서 회계장부열람 등을 통해 이그니오 인수 관련 자료를 열람한 적 있다는 점 등을 설명해 불필요한 중복 자료 제출의 부당성을 소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laghrua823@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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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5-07-04 17:3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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