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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기초화학 60%→30%...체질개선·포트폴리오 대전환 가속화

- 지난해 영업손실 8941억원...적자폭 157% 확대 '비상'

- 해외 비주력자산 매각...'1조4천억 유동성' 확보 '에셋라이트' 전략 가동

- 석유화학 불황 속 전지소재 매출 40% 성장...신성장 동력 보인다

  • 기사등록 2025-03-21 08:4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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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이명학 기자]

롯데케미칼(대표이사 신동빈)이 지난해에도 적자를 기록하면서 '3년 연속 적자'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장기간 지속되는 석유화학업계 불황과 중국의 저가 공세에 대응해 기초화학 비중을 2030년까지 30%로 축소하고, 수소에너지와 배터리 소재 등 고부가가치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1조 4천억원 규모의 비주력 자산 매각을 통한 '에셋라이트' 전략으로 위기 극복에 나선 롯데케미칼의 구조개혁이 석유화학 불황 속에서 성공적인 성장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주목된다.


◆지난해 매출 20조 불구 영업손실 전년比 -157%…첨단소재·전지소재 매출 성장 '주목'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연결 기준 연간 매출액 20조4304억원, 영업손실 894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매출액은 2.4% 증가, 영업손실은 157.3% 급증해 적자폭이 확대됐다. 당기순손실은 전년 392억원에서 1조8256억원으로 급증했다.

롯데케미칼, 기초화학 60%→30%...체질개선·포트폴리오 대전환 가속화 최근 10년 롯데케미칼 매출액 및 영업이익률 추이. [자료=더밸류뉴스]

판매관리비는 전년 1조1290억원에서 1조2239억원으로 8.4% 증가했으며, 금융비용은 7350억원에서 8020억원으로 9.1% 상승했다. 기타영업비용이 4886억원에서 1조3804억원으로 182.5% 급증한 점이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롯데케미칼 측은 "글로벌 석유화학 시황 악화로 인한 판매량 감소와 스프레드 약세가 손익 감소의 주요 원인"이라며 "특히 당기순손실 급증은 자산 손상차손 등 일회성 비용이 대거 반영된 결과로, 이는 회계상 인식되는 손실이며 실제 현금 유출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롯데케미칼의 주요 석유화학 제품 가격은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폴리에틸렌(PE)은 2023년 969달러/톤에서 938달러로, 폴리프로필렌(PP)은 소폭 상승한 893달러를 기록했으나, 2022년 1035달러 대비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폴리카보네이트(PC)의 경우 2022년 2381달러에서 지난해 1789달러로 25% 가까이 급락했다.


그러나 이러한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주목할 점은 첨단소재와 전지소재 사업의 성장세다. 첨단소재 부문의 매출액은 5조4712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26.7%를 차지했으며,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로 진출한 전지소재 사업은 2023년 대비 40%에 가까운 매출 성장을 보이며 9022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케미칼, 기초화학 60%→30%...체질개선·포트폴리오 대전환 가속화 롯데케미칼 품목별 및 국내외 매출액 비중. [자료=더밸류뉴스]

업계에서는 롯데케미칼의 실적 부진이 중국의 공급과잉과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한 수요 감소 등 석유화학 업계 전반의 침체를 반영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다만 전지소재 사업의 매출이 전년 대비 40% 가까이 성장하는 등 신성장 사업의 실적은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어, 향후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한 수익성 회복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는 평가다.


◆기초화학→첨단소재·전지소재·수소에너지 사업 확장...전지소재 일렉포일 매출 77.5% 


롯데그룹의 전략적 변화 중심에 선 롯데케미칼은 기초화학, 첨단소재, 정밀화학, 전지소재, 수소에너지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며 그룹의 신성장 동력 확보 전략의 핵심 축을 담당하고 있다.

롯데케미칼, 기초화학 60%→30%...체질개선·포트폴리오 대전환 가속화 플라스틱 화합물 글로벌 시장 추이. [자료=ResearchAndMarket]
설명: 플라스틱 화합물 시장은 2024년 805억달러에서 2030년 1,082억 달러로 연평균(CAGR) 5 %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초화학 부문에서 롯데케미칼은 PE(폴리에틸렌), PP(폴리프로필렌), BTX(벤젠·톨루엔·자일렌) 등 범용 플라스틱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 비중은 PE 25.2%, PP 16.4%, BTX 4.6%로 나타났다. 그러나 최근 중국의 대규모 생산설비 증설로 인한 공급 과잉으로 PE와 PP 가격은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BTX는 지난해 상반기 전방산업 수요 증가와 정유사들의 저율 가동으로 인한 공급 부족으로 상승세를 유지했다. 가격 경쟁력이 중요한 기초화학 제품군에서 롯데케미칼은 글로벌 수준의 생산시설을 바탕으로 중국, 아시아, 유럽 등 다양한 시장으로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롯데케미칼, 기초화학 60%→30%...체질개선·포트폴리오 대전환 가속화 첨단소재 글로벌 시장 추이. [자료=ResearchAndMarket]
설명: 첨단 소재 시장 규모는 지난해 871억5천만달러에서 올해 927억1천만달러, 오는 2029년에는 1281억달러로 8.4%의 연평균 성장률(CAGR)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첨단소재 부문은 롯데케미칼의 미래 성장을 이끌 핵심 사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ABS(아크릴로니트릴, 부타디엔, 스티렌)와 PC(폴리카보네이트)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 사업은 가전, IT, 자동차용 소재에 대한 스페셜티 제품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기준 ABS 34.8%, PC 39.0%의 매출 비중을 차지하며, 2022년 ABS 설비증설을 완료한 데 이어 중합 및 컴파운드 설비 추가 증설도 준비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수요 약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고부가가치 스페셜티 제품으로의 포트폴리오 전환을 통해 수익성 개선을 도모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는 전지소재 사업은 일진머티리얼즈(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인수를 통해 본격화됐다. 이차전지 음극집전체로 사용되는 일렉포일이 매출의 77.5%를 차지하는 주력 제품이다. 전기차, ESS, PCB 등에 적용되는 일렉포일은 모바일 IT산업, 전기자동차 산업, 친환경 에너지 산업의 고속 성장에 힘입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이 분야에서 중대형 전지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며, 향후 배터리 소재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5월 울산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가동...수소에너지 비중 확대

롯데케미칼은 수소에너지 분야와 친환경 플라스틱 재활용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 27일 국내 기관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개최된 ‘롯데그룹 IR(기업설명회) DAY’에서 롯데케미칼과 롯데정밀화학 등 계열사의 재무·사업구조 개편 현황과 계획을 공유했다. 롯데케미칼을 비롯한 화학군은 수소에너지와 친환경 플라스틱 재활용 등 고부가 사업을 집중 육성하고, 수익성이 낮은 범용 기초화학 사업 비중을 낮춰 위기 극복에 나선다.


롯데케미칼, 기초화학 60%→30%...체질개선·포트폴리오 대전환 가속화 롯데케미칼 충남 대산공장 전경. [사진=롯데케미칼]

기초화학 포트폴리오를 기존 60%에서 오는 2030년 30%로 낮추는 기조를 유지하되, 수소에너지 등 고부가 사업 비중을 늘린다는 구상이다. 특히 오는 5월부터 SK가스·롯데에어리퀴드에너하이와의 합작사인 롯데SK에너루트의 울산 수소연료전지 발전소가 사업 가동을 하는 만큼 전체 사업에서 수소 에너지 사업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케미칼은 울산을 비롯해 여수, 대산 등지에서 생산한 부생수소를 바탕으로 연료전지·청정수소 발전, 수소충전소 등으로 사업을 넓히고, 해외 청정수소·암모니아를 확보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


이에 더해 지난해 말 울산 2공장에 조성한 플라스틱 재활용 설비(CR-PET)를 활용해 석유화학 분야 수익성을 높일 계획을 세우고 있다. 향후 미국·유럽 등 글로벌 규제 강화로 재활용 소재 사용이 의무화되는 만큼 선제적으로 대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영준 대표, 비주력자산 매각 본격화...'에셋라이트' 전략 유동성 위기 '정면 돌파'


이영준 롯데케미칼 대표가 비주력자산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사업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본격적인 '에셋라이트(자산 경량화)' 전략으로 재무건전성을 강화에 나섰다.


롯데케미칼, 기초화학 60%→30%...체질개선·포트폴리오 대전환 가속화


지난해 11월부터 그룹 전체를 둘러싼 유동성 위기설에 이영준 대표는 롯데케미칼의 비주력자산 매각을 통한 구조조정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조달된 자금의 규모를 모두 합하면 1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말레이시아의 합성고무 생산법인인 롯데우베합성고무(LUSR)를 청산하고 미국 루이지애나 법인(LCLA)의 지분을 담보로 유동성을 확보했다. 올해 들어서는 파키스탄 법인(LCPL) 보유지분을 전량 매각한데 이어, 연내 인도네시아 법인(LCI)의 지분까지 활용해 추가로 유동성을 확보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현재 자산규모 7조원에 이르는 말레이시아 자회사인 LC타이탄의 매각 여부를 놓고 내부 검토 중이다. 


다만 중국의 저가격·고물량 공세와 중동의 COTC(정유·석유화학 통합 공장)공법 도입으로 인해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전망이 밝지 않다. 생산 원가를 3분의 1가량으로 줄일 수 있는 COTC공법은 올해부터 본격 가동 예정이다. 실제로 예상 연간 에틸렌 생산량 160만t(톤)의 '오만 두큼 프로젝트'가 올해 안에 완공될 예정이고, 연 150만톤의 'UAE 보루즈 4 프로젝트'와 연 300만톤의 '사우디 얀부 COTC 프로젝트' 역시 올해 말 본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예측된다. 


myung092251@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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