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프랜차이즈 교촌에프앤비(회장 권원강. 이하 '교촌')에 오너의 경영 복귀 효과가 두드러지고 있다. 교촌을 창업한 권원강 회장이 2023년 1월 경영에 복귀해 가맹본부의 직영 전환, 글로벌 시장 진출, 조리로봇 도입 등의 혁신을 진행하자 실적과 주가가 점프하고 있다.
◆권원강 회장 복귀... 올해 치킨 '빅3' 가운데 2위권 진입 전망
교촌은 bhc, bbq와 더불어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빅3'이며 이 가운데 유일한 상장사로 분기 실적을 공시하고 있다. 이달초 교촌은 공시를 통해 지난해 매출액 4806억원, 영업이익 152억원, 당기순이익 5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비 매출액은 8.0% 증가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38.6%, 57.0% 감소했다. 가맹지역본부를 위탁 방식에서 직영으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일회성 비용으로 수익성이 저하됐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증권가에서는 교촌의 올해 실적과 수익성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교촌이 올해 매출액 5154억원, 영업이익 514억원, 당기순이익 329억원으로 전년비 매출액은 7.24% 증가하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38.15%(약 24배), 657.00%(약 66배)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교촌에프앤비 현황. 2024. 12. 단위 %. [자료=교촌 사업보고서]
업계에서는 올해 예상 실적 기준으로 교촌이 치킨 프랜차이즈 '빅3' 가운데 매출액 2위권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교촌은 2022년까지만 해도 치킨 업계에서 부동의 매출액 1위였지만 2023년 3위로 내려 앉았다.
최근 10년 교촌, bhc, bbq 매출액 추이. 단위 억원. K-IFRS 연결. [자료=각사 사업보고서]
이같은 실적 점프는 '권원강 효과' 덕분으로 요약된다. 교촌은 2023년 1월 권원강 회장이 복귀하기에 앞서 약 4년을 소진세 회장이 이끄는 전문 경영인 체제로 보냈다. 소진세 회장은 롯데그룹 부회장을 역임했고 2019년 4월 교촌 CEO에 취임했다. 교촌의 갑질∙성희롱 파문을 일신할 수 있는 적임자로 주목받았다. 그렇지만 결과는 오히려 반대였고 치킨 업계 3위로 내려 앉았다. 인력 대거 이탈을 비롯한 후유증이 만만치 않았다. 이에 권원강 회장이 CEO로 다시 나서 팔을 걷어부친 것이다.
권원강 회장의 혁신 1호는 가맹지역본부의 직영 전환이었다. 그간 교촌의 가맹지역본부는 대부분 위탁방식이어서 비용(수수료)가 발생하고 의사 결정이 신속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지난해 가맹지역본부를 직영점으로 전환하면서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지만 올해는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교촌에프앤비 지난 6개 분기 매출액, 영업이익률 추이. [사진=더밸류뉴스]
◆'K-치킨' 효과로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에 연말까지 100개 오픈 계획
글로벌 시장 진출도 본격화하고 있다. 교촌은 올 연말까지 해외 가맹점을 110개 이상으로 늘린다는 전략을 세웠다. 지난해 12월 기준 교촌의 해외 매장을 살펴보면 말레이시아(34개), 인도네시아(11개), 중국(17게), 미국(4개) 등 7개국에 총 77개이다. 현지 매장 운영자로부터 운영 로열티(running royalty)를 받는 마스터 프랜차이즈(MF∙Master Franchise) 방식이 대부분이다.
교촌은 글로벌 시장 진출은 20년을 눈앞에 두고 있다. 2007년 미국에 첫 해외 매장을 오픈했고 이후 2021년 65개였고 2023년 74개였다. 해외 매장은 국내 매장 대비 매장당 매출액이 훨씬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말레이시아를 포함한 동남아 매장은 국내 매장과 매출액이 유사하지만 중국 매장은 약 두 배, 미국은 약 5배로 분석되고 있다. 'K-치킨'이 알려지면서 글로벌 매장이 성과를 내고 있다.
교촌에프앤비의 해외매장수 및 매출액 추이. 단위 10억원. [자료=DS투자증권]
업계에서는 교촌의 글로벌 진출은 인구 절벽이 현실로 다가온 국내 시장을 감안하면 선택이 아닌 필수로 보고 있다. 국내 치킨 시장은 점포 수와 브랜드 수가 감소하고 영업이익도 줄어드는 추세다. 2024년 3분기 기준 교촌의 매출액에서 내수 비중은 여전히 압도적(92.7%)이다.
◆조리 로봇 1대가 인력 1.7명 대체 효과... 12곳 시범 운영
교촌은 무인 자동화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교촌은 12개 매장에 조리 로봇을 시범 운영하고 있고 향후 전국 1,372개 매장으로 확대한다는 전략이다(2024. 3Q 기준). 두산로보틱스, 뉴로메카로부터 조리 로봇을 도입했다.
조리 로봇은 교촌치킨 매장의 생산성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재 튀김, 조각성형, 탈유 공정을 수행하며 조리로봇 1대가 약 1.7명의 인력 대체 효과를 거두고 있다 치킨 매장의 높은 업무 강도와 튀김 과정에서의 화상 위험도 해결해주고 있다. 향후 반죽, 소스, 포장 공정에도 도입 예정이다.
권원강 회장은 1991년 3월 개인택시 면허를 팔아 경북 구미에 테이블 3개의 교촌 치킨 매장을 오픈했다. 이후 혁신 경영으로 전국구로 성장한 신화는 잘 알려져 있다. 하루에 1만원을 겨우 벌어 들이자 살아남기 위해 '바삭바삭 맛있는 치킨'을 연구했고 이것이 지금의 '교촌 치킨'이 됐다. 생닭을 180도에서 10분 튀기고 꺼냈다가 다시 180도에서 2분 튀기는 방식은 국내 프랜차이즈 가운데 처음이었다. 매장을 무리하게 늘리지 않고 영업권을 보장해주면서 매장 폐점률 1% 미만을 유지하자 가맹점 희망자가 300여명씩 줄을 서기도 했다.
교촌 주가는 13일 5420원으로 지난해 이맘때 대비 32.19% 상승했다. 지난해 12월 13일에는 52주 신고가를 찍기도 했다(6469원).
최근 1년 교촌에프앤비 주가추이. [자료=네이버]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가맹지역본부의 직영점 전환 완료로 올해 교촌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며 목표 주가를 8000원으로 상향하고 매수(BUY) 의견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