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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증권, 역대 최대 실적 속 리더십 '변수'...이석기 대표 연임 불확실성↑

- 3Q 누적 순익 1330억 달성...자기자본도 52% 성장

- 종합금융투자사업자 도전 등 장기 성장전략 빨간불...리스크 관리가 최대 과제

- AI·토큰증권으로 새 성장동력 모색...디지털 혁신 및 ESG 경영 강화

  • 기사등록 2024-12-19 16: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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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김장준 기자]

올해로 75주년을 맞은 한국 최초 증권사인 교보증권(구 대한증권)이 당면 리스크를 뚫고 중소형 증권사에서 톱 10 증권사로 점프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교보증권(대표이사 박봉권 이석기)은 지난 3분기 누적 영업이익 1556억원, 당기순이익 133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144.6%, 121.7% 증가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러한 가운데 이석기 대표의 연임 불확실성, 노사갈등과 같은 리스크가 불거지며 향후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도전 등 장기 성장전략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업계에서는 교보증권의 현 경영진이 교체될 경우 그동안 이뤄온 성과와 미래 비전 달성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이 대표의 최종 제재 수위가 정해지는 오는 26일 금융위 정례회의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교보증권의 슬로건인 "From the First, Be the Best" 아래 최고(最古)에서 최고(最高)로 도전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3분기 영업익 1556억...S&T부문 선전으로 수익 26%↑ 


교보증권이 지난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1556억원, 당기순이익 1330억원을 기록하며 중소형 증권사 중 돋보이는 성과를 거뒀다. 전년동기대비 각각 144.6%, 121.7% 증가한 실적으로 연간 기준 약 1886억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이는 지난 2021년 역대 최고 실적인 1855억원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교보증권, 역대 최대 실적 속 리더십 \ 변수\ ...이석기 대표 연임 불확실성↑교보증권 최근 분기 매출액 및 영업이익률 추이. [이미지=더밸류뉴스]

실적 개선을 이끈 것은 이석기 대표가 총괄하는 S&T 부문이다. 채권 금리 하락과 파생상품 운용 성과에 힘입어 자기매매와 장내외파생상품업에서 982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특히 교보증권은 위험 관리를 강화하면서도 시장 상황에 맞는 적절한 투자 전략으로 전년동기대비 26.1%의 수익 증가를 이뤄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자기자본의 성장세다. 9월 말 기준 1조9729억원을 기록하며 지난 2021년 1분기 대비 52%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적립한 후 IB 부문이 흑자전환에 성공하고 운용부문 실적이 개선된 결과로 풀이된다. 


교보증권은 이러한 성장세를 바탕으로 오는 2029년까지 자기자본 3조원 달성을 목표로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이하, 종투사) 인가에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DT전략부를 신설하고 토큰증권, 마이데이터 등 디지털 혁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상위 증권사들에 비해 누적 실적이 낮아 10위권 내에는 들지 못했다.


◆종투사 목표에 '제동'...리더십 불안에 성장통 커진다


교보증권이 종투사를 넘어 초대형 IB 진입을 장기 목표로 제시했다. 그러나 실현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아 보인다. 9월 말 기준 자기자본 1조9729억원으로, 종투사 인가 기준인 3조원에 크게 못 미치는 상황이다. 교보증권은 오는 2029년까지 추가 순이익을 통한 잉여금 적립과 유상증자로 자본을 확충한다는 계획이지만, 현재 직면한 리더십 불확실성이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교보증권, 역대 최대 실적 속 리더십 \ 변수\ ...이석기 대표 연임 불확실성↑교보증권 품목별 매출액 및 국내 지점 지역 비중. [이미지=더밸류뉴스]

특히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이석기 대표의 연임 여부가 불투명해지면서 종투사 전환 등 장기 전략 수립에 차질이 우려된다. 지난 5월 실시한 랩·신탁 판매 실태 점검에서 부당 행위가 드러나 이 대표는 문책경고를, 교보증권은 3~6개월 영업정지를 사전통보 받았다. 금감원은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이 대표에 '주의적 경고'로 수위를 한 단계 낮췄으나 최종 제재 수위는 오는 26일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문책경고로 결정될 경우 향후 3~5년간 금융권 취업이 제한돼 연임이 불가능해진다.


이 대표는 지난 1993년 교보생명에 입사한 재무 전문가로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아왔다. 2021년 교보증권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자기자본을 52% 늘리고 S&T 부문 실적을 크게 개선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왔다. 오는 2025년 하반기로 예정된 교보생명의 지주사 전환 작업에서도 그의 역할이 중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보증권, 역대 최대 실적 속 리더십 \ 변수\ ...이석기 대표 연임 불확실성↑이석기(왼쪽) 교보증권 대표이사가 지난 4월 29일 만젤디예프 다니야르(가운데) 키르기스스탄 경제통상부 장관과 국가 키르기스스탄 환경문제 해결에 대한 협력방안을 논의 후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 교보증권]노사 갈등도 리더십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지난 5월 교보증권 노동조합은 임금 체불 문제를 제기하며 이 대표의 퇴진을 요구했다. 이후 지점 통폐합 및 구조조정을 둘러싼 갈등이 계속되면서 노사 관계가 악화일로를 걸었다. 노조는 이 대표를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로 지목하기도 했으나, 회사 측은 이를 일방적 주장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교보증권의 현 경영진이 교체될 경우 종투사 도전과 디지털 혁신 등 주요 전략의 연속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IB 부문 영업이익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상황에서 리더십 공백은 수익 다각화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당국의 최종 제재 결정과 노사 갈등 해결 여부가 교보증권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최고(最古)에서 최高로, '디지털 전환' 가속...AI·토큰증권으로 새 성장동력 모색


지난 1949년 11월 대한증권이라는 이름으로 한국 최초의 증권사로 출발한 교보증권은 1994년 교보생명에 인수된 후 30년간 중견 증권사로서 입지를 다져왔다. "From the First, Be the Best"라는 슬로건 아래 고객중심, 정직과 성실, 도전과 창의를 핵심 가치로 내세우며 신성장동력을 모색하고 있다.

교보증권, 역대 최대 실적 속 리더십 \ 변수\ ...이석기 대표 연임 불확실성↑최근 10년 교보증권 매출액 및 영업이익률 추이

최근에는 디지털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DT전략부를 신설해 토큰증권과 마이데이터 사업을 강화하고 'AI 퇴직연금 서비스'를 개발해 테스트베드를 통과하는 등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벤처캐피탈 사업부와 디지털자산비즈파트를 신설해 신사업 발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ESG 경영 강화도 눈에 띈다. 소비자중심경영(CCM) 인증을 획득했고, 3년 연속 지속가능경영보고서가 KRCA 우수 보고서로 선정되는 등 사회적 책임 이행에도 힘쓰고 있다. 리스크심사본부를 신설해 투자심사 업무 관리 감독을 강화하고, 부동산금융 익스포져 관리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교보증권은 지난 1997년 외환위기와 지난해 부동산 PF 리스크, 올해 CFD 거래 리스크 등 크고 작은 위기를 극복해왔다. 최근에는 랩·신탁 불건전 운용 문제와 지점 통폐합을 둘러싼 노사 갈등 속에서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에 업계는 "디지털 혁신과 신사업 발굴, 리스크 관리 강화 등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내부 결속력을 다지는 것이 교보증권의 당면 과제"로 보고 있다. 그리고 "이 과제들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가 향후 도약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jjk072811@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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