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그룹 경영권은 제3자나 기타 세력들에 의해 좌지우지돼서는 안됩니다. 늦어도 2026년 3월에는 완전한 경영권 확보가 가능합니다."
지난 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진행된 한미사이언스 기자회견.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진행된 한미사이언스 기자회견에서 경영권 강화 방안에 대해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한미사이언스(대표 임종훈)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경영권 확보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 성장 전략 핵심 키워드로 '비유기적 성장(Inorganic Growth)'과 '다각화'를 제시하며 '2028년 그룹이익 1조원대'에 나선다는 청사진도 밝혔다.
현재 한미그룹 내에서는 형제(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임종훈 대표)측과 모녀(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의 경영권 쟁탈전이 지속되고 있다. 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은 모녀 측과 '3자 연합'으로 불린다.
◆임종훈 대표, "비전문가가 회사 간섭 안돼...갈등·인재 유출 야기할 것"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는 한미 그룹의 경영권 강화에 대한 확신과 동시에 그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임 대표는 "한미 그룹은 지주사 한미 사이언스를 통해 지배되고, 그룹 전반의 경영은 특정 대주주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 아닌 전체의 신임을 받는 이사회를 통해 이뤄진다"며 "이사회의 신임을 받는 저를 중심으로 현행체계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한미사이언스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이날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왼쪽 세번째), 로이스 김(왼쪽 첫번째) 한미그룹 브랜드본부장 부사장, 박준석(왼쪽 두번째) 한미사이언스 헬스케어 사업부문 부사장, 노용갑(왼쪽 네번째) 한미사이언스 부회장, 우기석(왼쪽 다섯번째)이 참석했다. [사진=더밸류뉴스]
또 "2025년과 2026년에 걸쳐 한미약품 이사회에 변화를 주고, 2026년 3월에는 완전한 경영권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며 장기적인 경영 안정 방안을 언급했다.
구체적으로, 한미약품의 경우 현재 임종훈 대표 측 이사진이 수적으로 불리한 구조지만, △25년 3월 정기주총시 3자연합측 1명의 임기 만료 △26년 3월, 5명의 이사진이 한꺼번에 임기가 만료된다. 이에 따라 임종훈 대표측의 이사진 기용이 가능해져 한미약품의 이사회까지 주도하게 됨으로써 이사회를 통한 경영 안정화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의 이사회 임기만료 표. [이미지=한미사이언스]
이와 함께 임 대표는 가현 문화재단과 임성기 재단에 공정하고 중립적인 의결권 행사를 요청했다. 그는 "재단이 공정성을 잃는다면, 한미 그룹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재단이 본래의 취지에 맞게 운영되도록 할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임 대표는 "지금은 한미 그룹의 독립적 경영 체제를 지키고, 한국 제약 산업과 그룹의 미래 성장을 위해 외부의 부당한 간섭을 차단할 시점"이라며, 사익을 위해 비전문가가 경영에 개입하는 것이 조직 내부 갈등과 인재 유출을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미그룹, '비유기적 성장(M&A)'과 '다각화'로 미래먹거리 확보 나선다.
이어진 중장기 성장 전략 발표에는 김영호 한미사이언스 상무가 나섰다. 김 상무는 "나날이 치열해지는 외부환경을 고려했을 때, 자체연구와 역량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며 "적극적인 M&A를 통한 비유기적 성장이라는 새로운 공식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영호 한미사이언스 상무가 지난 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진행된 한미사이언스 기자회견에서 '비유기적 성장'과 '다각화'를 새로운 전략 방향의 키워드로 해 미래먹거리 확보에 나선다고 밝혔다. [사진=더밸류뉴스]
구체적으로, '정신질환계·신경계 치료약으로의 진출'을 꼽았다. 정신질환계 약품 시장 규모는 약 1조3900원 규모로, 장기 투약 필요성과 함께 기존 한미의 개량신약 개발 역량을 활용할 수 있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또 신경계 약품 시장 규모도 1조1959억원에 달하여 신규 신약 개발 기회가 존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 상무는 "현재 한미는 정신질환계 분야의 제품 이나 마케팅 채널이 없어 M&A를 통한 시장 진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연구개발(R&D)의 중요성도 빼놓지 않았다. 주요 혁신 신약 개발 영역으로 △비만/대사, △항암, △희귀질환, △신규플랫폼 등 4가지 분야를 선정했다. 한미사이언스는 해당 분야의 연구개발의 속도를 더욱 가속화하기 위해 자체 연구개발에 더하여 20~30여개의 혁신 바이오테크 기업들과의 기술 라이언스를 통해 혁신 기술·물질을 선점할 계획이다.
또 '헬스케어 벨류체인 사업 다각화' 전략도 펼친다. 국내외적으로 국내외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의료기기 분야 시장 내 수술 중 지혈 혁신, 조직봉합 및 유착방지 주력분야에서 동반 진단 및 바이오마커 수술용 로봇을 비롯해 인공지능 기반 의료기기로 확장해 나가기로 했다. 치료 중심의 제약 영역 외 컨슈머 헬스 영역으로 진출해 건간기능식품, 기능성 화장품, 퍼스널 케어 제품 등에 적극적인 M&A를 통해 사업 영역을 다각화함으로써 신성장동력을 빠르게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외에도 정밀화학,온라인팜,유럽 및 북미 신규시장 개척도 적극추진해야할 과제로 선정했다. 한미사이언스는 이러한 전략 달성을 위해 최대 8000억원의 추가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 상무는 투자 재원에 대한 기자들에 질문에 "외부 투자, 차입금 등 다양한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속세 납부 가능 질문에 "올해 분 납부 장담"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미 일가의 3회차 상속세 납부 기일은 이달 15일이다. 당초 올 3월이던 것을 연장한 바 있다.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은 각각 400억원과 190억원을 내야 하지만,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의 주식매매계약(SPA)으로 자금을 마련했기에 올해 분에 대한 걱정은 없는 상황이다.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지난 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진행된 한미사이언스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문제는 140억원을 내야 할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다. 이미 과도한 채무 부담으로 재원 마련이 불분명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우려에 대해 임 대표는 "돌아올 상속세 납입에 대해서는 늦지 않도록 준비하겠다"며 확신했다. 또 이어진 오버행(대량의 대기물량) 문제로 인해 주가가 오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며 "워낙 세금 규모가 크다보니 준비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