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그레(대표이사 전창원)가 올해 상반기 빙과류 소매점 매출 기준 시장 점유율 41.7%를 기록하며 롯데웰푸드(39.9%)를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지난 2020년 인수한 해태아이스크림과의 시너지 효과와 해외 매출 증가가 본격화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메로나를 앞세운 해외 수출이 호조를 보이며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그러나 마케팅비와 해상운임비 증가로 인한 영업이익 감소는 빙그레의 당면 과제로 떠올랐다. 저출산과 건강 중시 트렌드로 국내 빙과시장이 축소되는 가운데, 빙그레가 시장 1위 수성과 함께 수익성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국내 빙과 시장 점유율. [자료=식품산업통계정보]
◆3분기 매출 4605억 '호조' 전망… 해외법인 마케팅비 확대로 영업이익 감소
긴 여름과 역대급 폭염은 빙과 시장에 호조로 작용했다. 빙그레의 지난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407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8% 증가했고 3분기도 매출액 460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06% 증가할 에정이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2분기 449억원으로 2.9%, 3분기 643억원으로 1.68% 감소할 예정이다.
빙그레 매출액, 영업이익률 추이. [자료=더밸류뉴스]
수익성 하락의 주요 원인은 매출원가 2705억원과 판매관리비 920억원이다. 특히 판매관리비는 전년동기대비 19.3% 급증했는데, 이는 빙그레 '바나나맛우유'와 '투게더' 50주년으로 인한 광고선전비, 지급수수료, 판매수수료, 수출 해상운임비 증가 등의 비용이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 재고자산 부담까지 더해지며 수익성 악화를 부추겼다.
다만 냉장 부문은 내수에서 흰우유가 부진했으나 가공유와 발효유 판매에서 고르게 호조세가 나타났고 수출은 중국향 바나나맛 우유가 회복하며 성장을 이어갈 전망이다. 냉동 및 기타 부문은 더운 날씨에 수요가 증가하며 내수 매출이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 하반기는 해외법인 마케팅비 확대 등 전년동기대비 감소 추세가 예상되지만 감소폭을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빙그레 매출액 비중. [자료=전자공시]빙그레가 올해 상반기 빙과류 소매점 매출에서 41.8%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롯데웰푸드(39.9%)를 제치고 시장 1위에 올랐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국내는 단백질, 해외는 메로나로 공략… 미국·중국·베트남의 3국 3색 성적표
빙그레는 해외시장 확대와 국내시장 수성이라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먼저 해외시장에서는 '메로나'를 앞세운 공략이 눈에 띈다. 미국 시장에서 메로나 매출은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현재 코스트코 8개 권역에 입점해있다. 특히 미국 내 빙과 수출 물량의 3분의 2를 메로나가 차지할 만큼 현지화에 성공했다.
유럽시장 진출도 가속화하고 있다. 유럽의 높은 비관세를 극복하기 위해 개발한 '식물성 메로나'는 네덜란드, 독일, 영국, 프랑스 등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네덜란드 주요 유통채널 '알버트 하인' 입점 이후 유럽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빙그레 국내외 매출액 비중. [자료=전자공시]빙그레의 미국, 중국, 베트남 법인은 지난해 각각 597억원, 380억원, 10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미국과 중국 법인은 전년동기대비 각각 3.29% 59% 증가했고 베트남 법인은 1.94% 감소했다.
국내시장에서는 건강 트렌드에 발맞춘 단백질과 제로 칼로리 제품 라인업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단백질로는 지난달 17일 출시한 건강치즈 신제품 ‘프로틴 고단백 치즈’와 ‘프로틴 구워먹는 치즈’가 있다. 프로틴 치즈 2종은 25% 이상의 단백질과 100kcal 이하의 칼로리로 단백질 함량이 닭가슴살보다 높다는 장점이 있다.
‘프로틴 고단백 치즈’(왼쪽)와 ‘프로틴 구워먹는 치즈’. [사진=빙그레]제로 칼로리는 '파워캡 블루아이스 제로', '더위사냥 제로', '생귤탱귤 제로' 등을 연이어 출시하며 소비자 니즈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또한 해태아이스크림과의 협업을 통해 '쌍쌍바 메로나', '비비빅 바밤바' 등 시너지 제품을 선보이며 시장 점유율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빙과 업계에서는 제로 칼로리 제품이 시장 매출을 가를 거라고 전망한다.
◆김호연 회장이 그리는 미래...건기식·글로벌·ESG에 승부수
김호연 회장은 국내 빙과시장의 구조적 변화에 대응해 신성장 동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것이 건강기능식품 사업 강화다. 단백질 음료 '더:단백'이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한 데 이어, 최근에는 'GLC 케어', '골든 라이프 케어 더 케어' 등의 상표를 등록하며 건기식 브랜드 확장을 예고했다. 특히 건강 지향 브랜드 '빙그레 건강 tft'의 신규 모델로 중장년층에게 인기 있는 박서진을, '더단백' 모델로는 배우 김무열을 발탁하며 세대별 맞춤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김호연 빙그레 회장. [사진=빙그레]
글로벌 전략도 한층 고도화되고 있다. '식물성 메로나'를 앞세워 유럽 시장 진출을 확대하는 한편, 미국·중국·베트남을 3대 핵심 시장으로 선정하고 집중 공략에 나섰다.
ESG 경영 강화도 주목할 만하다. 상반기 서스틴베스트 ESG 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AA를 획득했으며, 환경 경영 조직 운영과 포장재 탄소 배출량 감축에도 힘쓰고 있다. "건강과 행복을 함께 나누는 밝은 미소의 메신저"라는 비전 아래 지속가능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빙그레는 4분기 미국, 중국, 베트남 등 주요 수출국에서의 시장 확대와 함께, 단백질 제품군 확장, 제로칼로리 라인업 강화 등을 통한 제품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특히 최근 출시한 '프로틴 고단백 치즈'와 '프로틴 구워먹는 치즈' 등 단백질 특화 제품의 성과가 하반기 실적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