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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건설, '레고렌드 사태' 2년만에 회사채 1500억 완판...'母 롯데케미칼' 없이 무보증이네

- 무보증으로 회사채 1500억 발행→KB·신한·NH투자증권 인수..."시장 신뢰 확인"

- 박현철 부회장, '소방수'로 긴급 투입돼 2년여만의 성과

  • 기사등록 2024-08-21 23:3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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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이민주 박지수 서주호 기자]

롯데건설(대표이사 박현철)은 한국 자본시장에서 롯데그룹 신용도를 미리 보여주는 바로미터로 불린다. 


롯데건설이 왜 이런 역할을 맡게 됐는지는 롯데그룹 지분구조를 체크하면 곧바로 확인할 수 있다. 롯데건설 1대 주주는 롯데케미칼(44.0%)인데 여기서부터 지배구조 상단을 거슬러 올라가면 롯데지주(25.6%)에 이어 최종적으로 신동빈 회장(13.0%)에 도달한다. 2대주주는 호텔롯데(43.3%)인데 마찬가지로 여기에서 거슬러 올라가면 롯데지주(11.1%)를 거쳐 다시 한번 신동빈 회장(13.0%)이 나온다.  신동빈 회장은 롯데건설의 개인 주주(0.59%)이기도 하다. 호텔롯데는 일본 롯데홀딩스와도 지분 관계를 맺고 있다.


이처럼 롯데건설 지분을 거슬러 올라가면 롯데지주와 신동빈 회장이 등장하다 보니 '롯데건설=롯데그룹 신용도 바로미터'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것이다. 


롯데건설, \ 레고렌드 사태\  2년만에 회사채 1500억 완판...\ 母 롯데케미칼\  없이 무보증이네롯데건설 지분 현황. 2024. 6. 단위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2022년 말 한국 자본시장을 뒤흔든 레고랜드 사태로 롯데건설이 유동성 리스크를 맞자 롯데그룹 전체가 지원에 나선 것도 이런 배경을 갖고 있다. 롯데그룹의 리스크 전문가로 손꼽히는 박현철 당시 롯데지주 경영개선실장(사장)이 롯데건설 CEO에 긴급 투입된 것도 이 무렵이다. 


이런 상징성을 갖고 있는 롯데건설이 1000억원대 무보증 회사채를 3년여만에 발행 완료해 시장에 긍정 시그널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 첫 회사채 발행이며 모기업 롯데케미칼 보증 없이 '나홀로 발행'에 성공했다.


◆1000억대 무보증 회사채, 레고랜드 사태 이후 첫 발행


롯데건설은 무보증 일반공모 회사채 1500억원을 발행했다고 지난달 26일 공시했다. 148-1회차(1200억원)를 인수한 곳을 살펴보면 KB증권 13.2%, NH투자증권 13.2%, 키움증권 13.2%, 신한투자증권 6.5%, 대신증권 6.5%, 기관투자자 47.5%이다. 1.5년물이며 상환기일은 2026년 01월 26일이다. 148-2회차(300억원)를 인수한 곳을 살펴보면 한국투자증권 13.3%, 기관투자자 86.7%이다. 이번에 확보된 자금은 채무상환에 사용된다. 2년물이며 상환기일은 2026년 07월 24일이다. 


이번 회사채 발행은 지난 2021년 9월 이후 약 3년만이다. 당시 롯데건설은 무보증 일반공모 회사채 1710억원을 NH투자증권, KB증권, 대신증권 등을 상대로 발행해 채무상환에 사용했다. 그렇지만 이후 레고랜드 사태로 재무 불안정을 겪으며 회사채를 발행하지 못했다. 회사채 발행은 기업입장에서 저렴한 자금조달 수단이지만 신용평가사로부터 양호한 신용등급을 받야아 하는 등 조건이 까다롭다.  


눈여겨볼 부분은 롯데케미칼 보증 없이 롯데건설이 회사채 발행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무보증'이어서 수요 예측에서 미매각이 발생하기는 했지만 최종적으로 리테일 창구를 통해 완판한 것이다. 발행금리는 공모 희망금리밴드 최상단인 2년물 5.6%, 3년물 5.8%로 확정됐다.  

이후 진행된 수요예측에서는 1년물 570억원, 2년물 200억원이 모집됐다. 추가청약에서도 2년물 60억원을 추가해 총 670억원의 미매각 물량을 남겼다. 종 미매각 회사채 670억원 규모는 주관사인 키움증권·KB증권·NH투자증권이 각각 158억원을 인수했고, 한국투자증권은 40억원을 인수했다. 인수단으로 참여한 대신·신한투자증권이 각각 78억원씩 인수했다.


롯데건설, \ 레고렌드 사태\  2년만에 회사채 1500억 완판...\ 母 롯데케미칼\  없이 무보증이네롯데건설 무보증 회사채 1500억원 발행 결과.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IB 업계에서는 이번 롯데건설 회사채 발행 성공이 향후 롯데그룹 재무 건전성 회복의 시그널로 보고 있다. IB업계의 한 전문가는 "청약 단계에서 롯데건설 신용등급 하향 우려와 우발부채 리스크가 상당했다"며 "그렇지만 미매각 물량을 개인이 사들이면서 우려를 종식시켰다. 최근 회사채 물량이 많지 않았고 5% 후반 고금리가 시장 참여자들이 매력적으로 평가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인도네시아 라인 프로젝트(2.9조), 2025년까지 매출 인식 


이번 회사채 발행 성공은 롯데건설 실적과 재무 건전성이 개선되고 있는 것도 배경으로 작용했다. 


롯데건설은 최근 계열사로부터 안정적인 수주 물량을 확보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 6조8111억원 중 35.7%가 롯데케미칼을 비롯한 계열사에서 나왔다. 지난 2022년 착공된 롯데케미칼 인도네시아 라인(LINE) 프로젝트(도급액 2조994억원)가 오는 2025년까지 매출로 인식될 예정이다. 또, 베트남 투티엠 에코스마트시티(도급액 1조315억원) 등 추가 수주물량도 실적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건설, \ 레고렌드 사태\  2년만에 회사채 1500억 완판...\ 母 롯데케미칼\  없이 무보증이네롯데건설 매출액 및 영업이익률. K-IFRS 연결. [자료=롯데건설 사업보고서]

롯데건설은 지난 2분기 매출액 2조1055억원, 영업이익 71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각각 27.9%, 7.6% 증가했다. 주택부문 매출액이 전년동기대비 7000억원 가량 증가한 2조5270억원을 기록했다. 공사 원가 부담에도 판관비 절감으로 수익성도 개선했다. 롯데건설의 2분기 판매관리비는 432억원으로, 전년동기(866억원)대비 50% 감소했다. 


건설업황이 여전히 녹록치 않은데도 성과를 낸 것이다. 롯데건설의 2분기 매출원가율은 94.74%로, 지난해 90%를 웃돌던 수준에서 지난 1분기 94%로 증가했다. 매출원가율이란 매출액에서 매출원가(재료비+노무비+경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말하며 높을 수록 건설사에 부담이 된다. 3년째 이어지고 있는 건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업계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롯데건설의 올해 상반기(1~6월)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액 4조8억원, 영업이익 1112억원, 순이익 19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0.44%%, 0.05%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69.40% 감소했다. 그렇지만 순이익 감소는 관계기업 및 공동지배기업 투자손실이 전년동기대비 680.13% 급증한 1139억원을 기록한 것에 기인하고 있다. 


◆박현철 부회장, 리스크 전문성으로 '소방수' 긴급 투입


롯데건설의 실적과 재무 개선을 주도하고 있는 박현철 대표는 롯데그룹에서 손꼽히는 리스크 관리 전문가이다. 그는 롯데건설 경영개선실장 사장으로 근무하던 2022년 12월 롯데건설 CEO에 긴급 투입됐다. 전임은 하석주 대표로 2018년 취임해 4년째 장수하며 롯데건설 실적을 개선해오다 레고랜드 사태로 아쉽게 퇴임했다.  


롯데건설, \ 레고렌드 사태\  2년만에 회사채 1500억 완판...\ 母 롯데케미칼\  없이 무보증이네박현철(앞줄 오른쪽 다섯번째) 롯데건설 부회장이 지난 14일 '든든간식 복날이닭' 캠페인에서 임직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롯데건설]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은... 


△1960년 경북 경주 출생(63)  △대구 영남고(1978)·경북대 통계학과(1985) 졸업 △롯데건설 입사(1985) △롯데 정책본부 운영실 상무(2011)·전무(2014) △롯데물산 사업총괄본부장 전무·대표이사(2017) △롯데지주 경영개선실장(2019) △롯데건설 대표이사(2022. 12~ 현재) 


그가 롯데건설에 투입된 것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박 부회장의 위기관리 능력을 신임했기 때문으로 알려지고 있다. 1985년 25세에 롯데와 인연을 맺어 '40년 롯데맨'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경력의 절반가량을 그룹 컨트롤타워인 롯데 정책본부와 롯데지주에서 근무했다. 현장을 중요시하고 매사에 꼼꼼한 스타일로 위기관리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달 한국표준협회 주관 '2024 한국서비스 대상' 최고경영자상을 수상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안정적인 유동성 흐름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며 "사업성 개선, 이미 수주하고 출자한 사업장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해 재무구조를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tvn@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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