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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첫 영업적자 딛고 상반기 실적↑...초창기 '초저가' 전략 통할까

- 한채양 대표 "찾아올 수밖에 없는 대형마트 만들 것"...가격파격 선언 승부수

- 이마트에브리데이 통합, 공동매입·물류로 시너지 극대화

  • 기사등록 2024-08-14 08:5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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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이혜지 기자]

이마트가 지난해 창사 이래 첫 영업적자를 기록한 뒤, 과감한 도전으로 올해 상반기 실적 개선을 이뤄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말부터 50여개 인기 상품을 최저가 수준으로 제공하는 '가격파격', '더 리미티드(The limited)' 등 초저가 정책으로 매출을 확대해 왔다. 최근에는 고물가에도 수요가 증가한 자체브랜드(PB) 상시 할인 등 가격 경쟁력 제고에도 나섰다.

그러나 매출 반등에도 불구하고 인건비 및 에너지 비용 상승, 유통산업 규제와 인수합병 투자로 인한 재무 부담이 커지자 희망퇴직 실시, 이마트에브리데이와의 통합법인 출범 등 조직 구조 개편을 단행하고, 이마트24의 노브랜드 기반 신규 가맹모델 출점, CJ대한통운과의 물류 협력 등 수익구도 다변화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30년 전 상시 초저가라는 파격적인 컨셉으로 성공을 이뤘던 이마트가 후발주자들의 치열한 초저가 경쟁에서 어떤 전략을 보여줄지 그리고 환경적 구조적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해 창사 이래 첫 영업 적자 기록...공격적인 인수·합병으로 재무 상황 악화


이마트는 지난해 매출액 29조4722억원, 영업손실 469억원을 기록했다(K-IFRS 연결). 전년 대비 매출액은 0.5% 증가했으나, 창사 이래 첫 영업 적자를 경험했다.


이마트, 첫 영업적자 딛고 상반기 실적↑...초창기 \ 초저가\  전략 통할까이마트의 매출액 및 영업이익률 추이. [이미지=더밸류뉴스] 

특히 계열사들의 실적도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2021년 인수한 G마켓은 지난해 32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신세계건설은 1878억원에 달하는 영업 적자를 냈다. 편의점 운영사인 이마트24도 230억원의 영업손실을 보였고, 기업형 슈퍼마켓 이마트에브리데이의 영업이익은 19.3% 감소했다.


이마트의 실적 부진은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에 따른 규제 강화가 주요 원인 중 하나였다. 지난 2010년부터 2018년까지 계속된 규제 강화는 이마트의 영업이익에 큰 타격을 주었다. 지난 2012년부터 2013년까지 7000억원대를 기록하던 영업이익이 2014년부터 2017년까지 5000억원대로 감소했다.


또 2019년 이후 이마트는 이커머스 중심의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진행하면서 재무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 SSG닷컴, G마켓, W컨셉, 스타벅스 지분, 신세계야구단 등의 인수로 인해 이자 비용이 급증했다. 지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이자 비용은 1646억원에서 4177억원으로 증가, 영업이익도 지난 2018년 4000억원대에서 2022년 1000억원대로 급감했다. 이마트의 집중 투자가 창사 최초 적자의 주된 이유로 지목되는 이유이다.


◆실적 반등 통한 새로운 도약...조직 개편과 수익성 개선 딜레마 극복 


이마트는 지난 1분기에 실적 개선에 성공하며 지난해 부진을 만회했다.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47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45% 증가했다. 매출액은 7조2067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1% 상승했다. 2분기까지 합산한 상반기 누적 순매출은 14조 2627억원, 영업이익은 12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1% 감소하고 영업손익은 519억원 개선됐다. 2분기 일회성 비용 89억원이 반영된 점을 고려하면 뚜렷한 실적 개선 흐름을 보여준다.


이마트, 첫 영업적자 딛고 상반기 실적↑...초창기 \ 초저가\  전략 통할까이마트의 매출액 및 영업이익률 추이. [이미지=더밸류뉴스] 

이커머스의 지속적 확장에도 이마트 방문 고객수는 올해 1분기 전년동기대비 83만 명(2.7%) 늘어나는 등 오프라인 유통 점유율을 다졌다. 특히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의 경우 전년동기대비 매출액을 11.9% 끌어올렸고 방문 고객수도 7.5% 증가했다. 영업이익 역시 313.5% 증가라는 기록적인 신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업황의 부진과 위기의식은 여전한 상황이다. 이마트는 지난 3월, 창사 최초로 15년 근속자 대상 희망퇴직 신청을 받으며 유통업계에 충격을 안겼다. 이어 6월 초에는 G마켓의 익일보장 서비스와 SSG닷컴의 물류 일부를 CJ대한통운에 넘기겠다고 선언했다.


이마트는 당시 발표에서 SSG닷컴 물류 시스템 고도화를 이유로 들었다. 이를 위해 쓱배송과 새벽배송, 물류센터 등을 CJ대한통운에 위탁해 배송비를 절감하고 쓱배송클럽을 확대할 방침이다. 또 김포 NEO센터 두 곳과 오포 첨단 물류센터의 단계적 이관도 준비 중이다.


지난달부터는 이마트에브리데이와 통합법인을 공식 출범시키며 공동 매입 및 물류를 통한 수익성 개선 의지를 밝혔다. 70여개 점포에 이마트후레쉬센터와 미트센터 신선상품이 공급되고 이마트를 방문하지 않아도 이마트 기획 상품 등을 구매할 수 있다. 이마트 측은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수익성 개선 조치라며, 대량구매를 통한 비용 절감과 개선된 수익을 사업에 재투자하는 자원 재배치를 통해 고객 혜택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마트24는 노브랜드 기반 신규 가맹모델 출점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해당 사업모델을 채택한 신규 점포는 50여 일 만에 100호점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한채양 대표, "초심으로 돌아가본업 경쟁력 확보할 것"...상시 초저가 전략 통했다


지난해 9월 취임한 한채양 대표는 영업적자를 만회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한 대표는 기본으로 돌아가 본업 경쟁력을 확보하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초창기의 상시 초저가 전략을 내세워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이마트, 첫 영업적자 딛고 상반기 실적↑...초창기 \ 초저가\  전략 통할까한채양 이마트 대표이사가 지난해 11월9일 창립 30주년 기념식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이마트]◇한채양 대표는... 


△1965년 출생(59) △마포고등학교(1986) △연세대 경영학과 △신세계그룹 경영지원실 과장 입사(2001~2006) △신세계그룹 경영지원실 경영관리팀 수석 부장(2006~2009 △신세계그룹 경영지원실 기획관리담당 상무보(2009~2011) △신세계그룹 전략실 관리팀 상무(2011~2015) △이마트 경영지원본부장 겸 관리담당 부사장보(2015~2016) △신세계그룹 전략실 관리총괄 부사장보(2016~2018) △신세계그룹 전략실 관리총괄 부사장(2018~2019) △조선호텔리조트 대표이사 부사장(2019~2023) △이마트 대표이사·이마트에브리데이 대표이사·이마트24 대표이사(2023.09~현재)


소위 '가격 파격 선언'은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지난 1월부터 진행된 초저가 정책은 고객들이 가장 즐겨 찾는 인기 식료품과 생필품을 초저가에 공급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특히 물량 수급에 신경 써 소비자가 할인 상품을 충분히 누릴 수 있게 한 점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한 대표의 가격 경쟁력 강화 전략은 올해 초 '가격파격 선언' 프로젝트로 시작됐다. 직소싱, 대량 매입, 제조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50여개 상품을 최저가 수준으로 제공하는 '가격 역주행' 정책이 고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이러한 전략은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이어 통합 시너지 창출에도 주력하고 있다. 지난달 1일 이마트와 이마트에브리데이를 합병한 '통합 이마트'를 출범시켰다. 이를 통해 통합 매입과 물류로 수익성을 개선하고 고객 혜택을 증대하는 것이 목표로 분석된다.


한 대표는 "고물가 시대에 가격을 낮춰서 판매하는 것이 고객들에게 더 큰 이익이 될 것"이라며 "찾아올 수밖에 없는 대형마트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신규 점포 출점 재개와 기존 점포 리뉴얼 확대 계획도 세우고 있다.


다만 가격 인하 전략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상품을 싸게 팔수록 수익성이 후퇴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한 대표가 재무·전략전문가 출신인 만큼 실적 개선에 성과를 낼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hyejipolicy@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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