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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디야, 지난해 영업익 전년대비 18%↓…'커피시장 포화' 대응 전략은

- 지난해 영업이익 82억원…11년만에 영업이익 100억원 밑돌아

- 김상수 신임 대표이사 선임…문창기 회장과 공동 경영

  • 기사등록 2024-04-29 16: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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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이승윤 기자]

이디야커피(회장 문창기)는 가성비 측면에서 호평받으며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지난해 영업이익이 감소하며 실적 부진의 늪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이디야커피는 현재 성장 정체, 마케팅 비용과 폐점 증가 등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20년 넘게 운영하며 성숙기에 접어든 브랜드는 3000개가 넘는 가맹점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며 영업이익이 많이 축소됐다. 여기에 최근 문을 닫는 점포도 늘어나면서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현재 커피 시장은 레드오션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3년 가맹사업현황 통계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커피 업종 브랜드 수는 전년대비 4% 증가한 886개다. 수많은 국내 저가 카페 브랜드들이 치고 올라오고 있고 국내에 입점하는 해외 브랜드들도 늘어나고 있다. 


이디야커피가 이같은 도전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맹점 지원정책으로 194억원 투자…폐점 증가, 저가 브랜드와 경쟁↑


이디야커피는 지난해 매출 2756억원, 영업이익 8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각각 0.83%, 18% 감소했다. 영입이익이 100억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13년 이후 처음이다. 그동안 영업이익은 100~200억원 사이로 유지됐고 2017년에는 202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디야, 지난해 영업익 전년대비 18%↓…\ 커피시장 포화\  대응 전략은이디야커피 매출액, 영업이익률 추이. [자료=더밸류뉴스]

실적이 감소한 이유는 브랜드가 성숙기에 돌입했다는 점, 가맹점 지원정책으로 인한 막대한 비용 투자가 있다. 올해 창립한지 23년 째인 이디야커피는 성장기를 지나 매출이 유지되는 시기에 접어들었다. 그리고 코로나19 이후 가맹점주들을 위한 상생 지원정책을 시행하며 194억원을 투자한 것이 영업이익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크기를 놓고 보면, 가맹점 지원정책의 영향이 가장 크다. 이디야커피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가맹점을 보유한 카페 브랜드다. 2021년 3500호점까지 개점했고 실제로 운영되는 매장 수는 2022년 말 기준 가맹점은 3005개 직영점은 14개, 총 3019개다. 직영점만 있는 스타벅스가 지난해 말 기준 1893개, 가맹점 비율이 90%인 투썸플레이스가 지난해 말 기준 총 1640개의 매장을 운영하는 것에 비하면 압도적으로 높다. 그동안 이디야커피 본사가 3005개의 가맹점을 위해 원두가격 8% 인하(30억원), 우윳값 및 원자재 가격상승분 본사 흡수(20억원), 가맹점당 원두 무상지원(24억원), 멤버스 앱 할인쿠폰 비용 및 홍보물 등 판매촉진비(120억원)를 모두 부담하고 있었기에 실적에 악영향이 갈 수밖에 없었다.


이런 지원에도 불구하고 점포들의 매출이 눈에 띄게 좋은 것도 아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2022년 계약을 해지한 이디야커피 매장은 196곳으로 같은 해 신규 개점 매장수와 같은 수치다. 2021년 계약해지 매장은 88곳으로 1년 사이 두 배 넘게 늘었다. 여기에 현재 메가커피, 컴포즈커피, 빽다방 등 저가 카페 브랜드가 점포를 늘리며 이디야커피를 추격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디야커피가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와 같은 고가 브랜드들보다는 가격이 저렴하지만, 저가 브랜드들보다는 비싼 편이어서 현 시장 내 포지션이 애매한 상태라고 분석했다.


◆브랜드 특화 제품으로 소비자 공략…리뉴얼 버전 ‘플레인 베이글’ 판매량 30%↑


부진한 실적을 개선하고 타 브랜드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이디야커피는 경영 효율성 제고, 고객 중심 브랜드 리뉴얼, 가맹점 매출 개선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이미 많은 매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점포를 여는 것보다 이미 운영 중인 점포를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고 판단했다.


이를 위해 먼저 자사 제품을 내세운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실제로 많은 카페 브랜드에서 브랜드 특화 제품을 선보이며 매출 호조를 이끌어 냈다. 케이크로 유명한 투썸플레이스는 지난해 말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스초생'을 출시해 12월에 60만개, 지난해 총 180만개 이상을 판매했다. 스타벅스는 887ml의 '트렌타' 사이즈를 새로 출시하고 푸드 라인업을 강화해 지난해 매출 2조9295억원, 영업이익 1398억원을 기록, 전년대비 각각 12.9%, 14.2% 높은 실적을 달성했다.


이디야, 지난해 영업익 전년대비 18%↓…\ 커피시장 포화\  대응 전략은이디야커피 플레인 베이글 리뉴얼 버전 제품 이미지. [사진=네이버]

이디야커피도 지난 5일 베이커리 신제품 '바닐라 크림폭포 데니쉬'를 출시했다. 지난달 7일에는 '버터 프렌치토스트', 19일에 '샐러드빵' 2종을 선보였고 지난 2월에는 기존 베이글 제품인 '플레인 베이글' 중량을 10% 늘린 리뉴얼 버전을 출시했다. 그 결과 '플레인 베이글' 판매량은 전년동기대비 30% 성장했으며, 지난 1~14일 이디야커피의 베이글 판매량은 전년대비 70%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해외 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지난해 12월 이디야커피는 미국 본토 진출을 위해 괌에 1호점인 ‘괌 마이크로네시아몰점’을 열고 국내에서 판매되는 메뉴와 함께 현지 특성을 반영한 음료 7종, 베이커리 12종을 추가로 선보였다. 올해 내에 괌 2호점을 오픈하고 이후 동남아시아로도 진출할 예정이다. 매장 진출 외에도 대만, 호주, 뉴질랜드, 몽골 등 19개국에 스틱커피, 커피믹스 등 인스턴트 커피를 수출하고 앞으로 수출 국가는 계속해서 늘려갈 계획이다.


◆김상수 신임 대표이사 선임… 이디야커피의 구원투수 될 수 있을까


이디야커피는 신제품 출시 외에도 근본적인 변화를 위해 지난 1일 열린 창립 23주년 기념식에서 김상수 전 롯데마트 신규사업본부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디야, 지난해 영업익 전년대비 18%↓…\ 커피시장 포화\  대응 전략은김상수 이디야커피 신임 대표. [사진=네이버]

김상수 대표는 롯데백화점 입사 후 롯데그룹 유통군HQ 본부장, 롯데마트 신규사업본부장 등을 역임하며, 29년간 경험을 쌓은 전문 경영인이다. 현재 문창기 이디야커피 회장과 함께 공동 경영을 맡게 됐다.


이디야커피는 이전에도 공동 대표 체제를 운영한 적이 있다. 2022년 6월 딜로이트컨설팅 부사장 출신 이석장 대표와 GS리테일 출신의 전 파르나스호텔 권익범 대표를 연속으로 영입해 문창기 회장과 함께 3인 공동 체제로 경영했다. 그러나 1년 뒤인 지난해 5월 이 대표가 사임하고 12월 권 대표도 자리에서 물러나며 문창기 단독 경영 체제로 바뀌었다.


김 대표의 운영 목표는 '가맹사업의 성장과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다. 김 대표는 책임 경영을 통해 이디야커피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제고하고 기업조직을 쇄신해 추진력을 얻을 계획이다. 이를 위해 운영혁신팀과 CSR실도 신설했다. 운영혁신팀은 가맹점 매뉴얼 고도화, 매출 활성화 프로모션 전개 등을 진행하고 혁신사례를 적용하며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데 기여한다. CSR실은 경영지원본부 산하로 배치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상생협력을 강화한다.


김 대표는 창립 23주년 기념식에서 "우선적으로 가맹사업의 성장과 발전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며 "가맹점, 협력사 및 임직원과의 상호협력과 상생을 기반으로 국내외 고객이 다시 찾는 브랜드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lsy@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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