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어피니티, SK렌터카 품고 락앤락 시행착오 만회할 수 있을까?...민병철 대표 첫 베팅 관심↑

- 락앤락 매각·SK렌터카 인수 동시 진행...'소비재→모빌리티' 투자 전략 전환

- 민병철 대표, 지난해 취임 이후 사실상 첫 대규모 투자

  • 기사등록 2024-04-24 11:31:48
기사수정
[더밸류뉴스=박수연 기자]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한국총괄대표 민병철. 이하 '어피니티')가 최근 잇따른 '손 큰 행보'로 주목받고 있다. 


2017년 인수한 밀폐용기 업체 락앤락(대표이사 이영상)의 잔여 지분 30%에 대해 공개매수에 나서는 동시에 SK네트웍스(대표이사 이호정)로부터 SK렌터카(대표이사 이재홍) 인수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락앤락을 매각해 투자금을 회수하고 향후 성장이 기대되는 렌터카 사업에 큰 베팅을 한 모양새다. 어피니티의 이같은 새 투자 전략이 향후 어떤 성과를 낼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어피니티, "락앤락 지분 30% 추가 매수해 상장 폐지"


어피니티는 2017년 락앤락 지분 64%를 6300억원에 사들이며 경영권을 인수했다. 당시 주당 인수가는 1만8000원에 달했다. 그러나 인수 후 중국산 유사 제품이 쏟아지고 환율 급등, 원가 상승 등으로 실적과 주가가 모두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23일 현재 주가(8680원)는 인수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어피니티, SK렌터카 품고 락앤락 시행착오 만회할 수 있을까?...민병철 대표 첫 베팅 관심↑락앤락의 최근 3개월 주가 추이. [자료=네이버증권]

결국 어피니티는 공개매수를 통해 잔여 지분 30%까지 확보한 뒤 락앤락을 상장폐지할 계획이다. 다음달 14일까지 락앤락 보통주 1314만112주(30.33%)를 공개매수하기로 결정했다. 공개매수 가격은 보통주 1주당 8750원으로 전체 주식 매입 규모는 총 1149억원이다. 공개매수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다. 어피니티가 락앤락 지분을 사실상 100%를 확보하고 상장 폐지를 하면 락앤락을 매각하거나 구조조정을 하기에 용이하다.  


락앤락은 지난해 매출액 4847억원, 영업손실 210억원, 당기순손실 39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비 7.00% 감소했고 영업적자전환했다. 당기순손실은 전년비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이하 K-IFRS 연결). 


공개매수 공시 직전인 4월 17일 락앤락 주가가 별다른 호재 없이 11.6% 급등했고 거래량도 평소 대비 12배 넘게 폭증했다. 특히 JP모건과 UBS 등 외국계 증권사 창구에서는 이례적으로 대량 매수세가 유입됐다. 이에 공개매수 정보가 사전 유출되지 않았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락앤락 털고 SK렌터카 인수 나서... 투자 포인트는 '카셰어링 시장 성장'


어피니티는 이와 동시에 SK렌터카 인수에 나서고 있다. 최근 어피니티는 SK렌터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점됐고 지분 100%를 8500억원에 매각하는 본계약을 앞두고 있다. 2023년 연결기준 SK렌터카는 매출 1조4028억원, 영업이익 1220억원을 기록했다. 모회사 SK네트웍스의 영업이익 절반 이상을 버는 효자 계열사다. 어피니티는 남은 절차가 순조롭게 마무리될 경우 국내 렌터카 시장 2위 사업자의 새 주인이 된다.


어피니티, SK렌터카 품고 락앤락 시행착오 만회할 수 있을까?...민병철 대표 첫 베팅 관심↑SK렌터카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 추이. [자료=더밸류뉴스]

어피니티는 예비 입찰 당시 SK렌터카의 시장가치 평가와 고용 승계 계획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며 강한 인수 의지를 내비쳤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확대에 따른 카셰어링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국내 렌터카 등록대수는 2013년 36만대에서 2022년 106만대까지 연평균 13% 고속 성장 중이다.


◆민병철 대표, 취임 후 사실상 첫 베팅... "순이익 35배 고가 매입" 지적도


락앤락을 털어내고 SK렌터카 인수에 나선 어피니티의 새 투자 전략에 대해 시장 참여자들의 시선은 엇갈리고 있다. 


우선 락앤락 인수 6년 만에 곧바로 상장폐지를 추진하는 모습은 시행착오를 인정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락앤락은 어피니티 인수 시점인 2017년 영업이익 516억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영업손실 210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어피니티는 SK렌터카에 의욕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피니티가 제시한 인수가 8500억원은 SK네트웍스의 예상을 넘는 금액이었다. 어피티니가 그만큼 SK렌터카의 성장성에 방점을 두고 있다는 지적이다.


SK렌터카는 지난해 매출액 1조4208억원, 영업이익 1219억원, 당기순이익 24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비 각각 12.52%, 28.31%, 17.39% 증가했다. 어피니티의 SK렌터카 인수금액 8500억원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의 34.97배로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해도 높은 수준이다.

금리 인하 시 렌터카 업체 수익성 개선이 기대되고, 자율주행 기술 발전으로 카셰어링 시장이 한층 성장할 수 있다는 점 등이 호재로 꼽힌다. SK네트웍스가 AI(인공지능)를 주력 사업으로 내세우면서 렌터카 사업을 정리하기로 한 것도 어피니티로선 기회가 됐다. 


다만 렌터카 사업의 대규모 자금조달 특성상 차입 비용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 카셰어링 시장의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저하될 리스크도 있다.


어피니티, SK렌터카 품고 락앤락 시행착오 만회할 수 있을까?...민병철 대표 첫 베팅 관심↑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홈페이지. [이미지=어피니티에쿼파트너]

어피니티는 2016년 오비맥주, 로엔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해 각각 3조원대, 1조원대 차익을 실현했고 이중 오비맥주는 60%가 넘는 시장점유율을 보이며 기업 가치를 끌어올렸다. 1998년 설립 이후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점차 투자 범위를 넓히고 있으며 국내 한국버거킹, 카카오, 교보생명, 현대카드, 요기요 등에 투자를 성사시키며 아시아 최대 사모펀드로 성장했다. 


이번 투자를 주도하고 있는 민병철 한국총괄대표는 지난해 CEO에 취임했다. 민 대표는 2007년 어피너티에 합류했고 2018년 파트너로 승진한 2세대이다. 


어피니티, SK렌터카 품고 락앤락 시행착오 만회할 수 있을까?...민병철 대표 첫 베팅 관심↑민병철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한국총괄대표. [사진=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어피니티 이전에는 골드만삭스 글로벌투자리서치팀에서 4년간 국내 자동차와 철강, 조선산업을 분석했다. 그 이전에는 미국 딜로이트 컨설팅에 근무했다. 캐나다 국적으로 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교 경제학과와 토론토대 MBA(경영학석사)를 졸업했다. 민 대표가 취임하면서 어피니티 1세대로 불리는 박영택 회장과 원년 멤버인 이철주 회장, 이상훈 대표는 퇴진했다. 


ynsooyn@thevaluenews.co.kr

[저작권 ⓒ 더밸류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TAG
0
기사수정
  • 기사등록 2024-04-24 11:31:48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 박수연 기자 박수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젊은 자본미디어 '더밸류뉴스' 박수연 기자입니다. 경제와 산업 분야의 심층 분석 기사를 통해 독자들에게 새로운 시각과 통찰을 전달하고자 합니다. 기업의 가치 창출과 혁신, 지속가능한 성장에 주목하며 객관적이고 공정한 보도를 추구합니다. 급변하는 경제 환경 속 믿을 수 있는 정보의 나침반이 되겠습니다.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버핏연구소 텔레그램
기획·시리즈더보기
재무분석더보기
제약·바이오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