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인터넷 등 일부 섹터는 주가와 실적 모두 가파르게 오르지만, 나머지 업종은 회복세가 꺾이면서 K자 그래프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이른바 ‘K자 반등론’이 힘을 얻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지수는 코스피와 코스닥의 대표 종목으로 구성된 업종지수다. KRX헬스케어는 지난 21일을 기준으로 올해 상승률이 63.8%에 달한다. KRX미디어&엔터테인먼트도 67.7% 올랐다. 이들 지수에는 네이버, 카카오, 엔씨소프트 등의 종목이 편입돼 있다. 2차 전지업체가 포함된 KRX에너지화학도 34.8% 올랐다.
반면 KRX은행은 -22.8%, KRX보험은 -13.6%를 기록했다. 지수가 전고점을 넘어선 상황에도 마이너스를 못벗어난 것이다. 한국전력이 편입된 KRX유틸리티는 -29.6%였다. 기계장비(-11.5%), 반도체(-1.1%) 등도 아직 마이너스권이다. 자동차도 1.4% 오르는데 그쳤다.
K자반등을 만들어낸 것은 업종별 주가 차별화다. 지난 3월 19일 코스피가 올해 최저점(1457.64)을 찍은 이후 모든 업종이 반등했다. 하지만 5월들어 업종간 차별화가 나타났다. 바이오, 인터넷, 배터리 등 새로운 성장업종인 BBIG 등은 계속 상승했지만 일부 제조업 금융업 등 전통산업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5월을 기점으로 위아래로 선이 나뉘는 K자반등이 만들어진 배경이다.
주가가 벌어진 이유는 실적에서 찾을 수 있다. BBIG등 성장주는 올해 2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2분기 실적발표 이후 주춤하던 주가가 다시 상승세로 전환한 이유다.
코스피 상장사의 2분기 업종별 순이익 증감을 보면 의약품(122.09%), 의료정밀(28.63%), 통신(10.63%) 등의 흑자 폭이 증가했다. 반면 화학(-97.03%), 섬유의복(-88.86%), 운수장비(-70.98%), 철강금속(-65.15%), 서비스(-58.63%), 유통(-30.40%) 등의 업종은 흑자폭이 줄었다.
종목별로는 카카오 2분기 영업이익이 961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37.6% 늘었다. 같은기간 네이버 영업이익도 2738억원으로 35.5% 증가했다. 엔씨소프트는 2390억원으로 84.7% 증가했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811억원을 기록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미국도 상황은 비슷하다. 아마존은 2분기 순이익이 52억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두배 가까이 급증했다. 애플은 순이익이 113억달러로 13% 늘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K자반등은 가진자(haves)와 못가진자(have-nots)의 간극을 분명하게 보여준다”며 “V자 반등으로 주목받는 기업은 전체 기업의 일부일뿐”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으로는 K자 반등이 해소될 수 있지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비대면주가 계속 조명을 받으면 올해까지는 양극화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