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상대로 이혼 맞소송을 낸 지 4개월만에 첫 재판이 7일 열렸다. 법정엔 노 관장만 출석했을 뿐 최 회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번 이혼 소송이 1조원 규모의 재산 분할 다툼으로 번지면서 ‘특유재산’이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간단히 말해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을 부친인 고(故) 최종현 전 회장에게 간접적으로 물려받은 것인지 여부다.
최 회장은 보유한 SK 지분이 최종현 전 회장으로부터 상속받은 현금으로 취득한 것이므로 특유재산으로 봐야한다는 주장이며, 반면 노 관장 측은 일반적으로 결혼 기간이 오래된 부부의 경우 결혼 전 상속재산도 공동재산으로 봐야한다는 논리로 대립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태원 SK 회장, 노소영 전 아트센터 나비 관장. [사진출처=네이버 인물정보]
양쪽의 의견 대립은 최 회장이 보유한 SK 지분이 SK가 이동통신사업을 준비하기 위해 세웠던 대한텔레콤 지분에서 비롯했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1994년 대한텔레콤 지분 70%를 2억8000만원에 SK로부터 매입했는데, 이 때 주식매입에 쓴 자금이 바로 최종현 전 회장으로부터 상속받은 것이라는 게 최 회장 측의 주장이다. 매입 대금 마련 및 절차에서 최종현 전 회장이 모든 결정권을 쥐고 있었고, 따라서 최 회장이 해당 주식 취득에 별다른 기여를 한 바가 없다는 것이다.
특유재산이 핵심쟁점이 되는 이유는 최 회장이 보유한 SK그룹 지주사 SK㈜의 지분이 18.29%(1297만5472주)에 달하며 그의 핵심재산이기 때문이다. 노 관장은 이 가운데 42.3%를 달라는 맞소송을 냈으며, 이는 최근 SK 주가 기준으로 약 9000억원 정도이다.
만약 법원이 최 회장이 물려받은 지분을 특유재산으로 인정하면 재산 분할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노 관장도 요구한 지분 9000억원어치 보다 훨씬 적은 재산을 지급받게 된다.
법조계에서는 일반 가정의 경우 부부가 혼인 후 함께 일군 재산은 공동재산으로 분류되어 재산 분할 대상이지만, 이번 건과 같이 기업 경영 및 대주주 지분 상속이 얽혀있는 경우 일반 가정과는 평가 방법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법원이 최태원 회장의 옛 대한텔레콤 지분을 특유재산으로 판단하지 않을 경우 재산 형성에 있어 노 관장의 기여도를 어느 정도로 볼지도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