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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홈쇼핑, TV에서 나와 '벨리곰'으로 승부 거는 3가지 이유

- TV홈쇼핑 바탕으로 '영상 콘텐츠' 개척...유튜브, NFT 성과

- 이완신 대표, 사내 방송 '완신 라이브' 인기

  • 기사등록 2022-10-20 12:2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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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박상혁 기자]

"유튜브 영상에서 앙증맞은 '벨리곰'의 깜찍한 이벤트를 흥미롭게 감상했는데, 이를 운영하는 곳이 롯데홈쇼핑이네요. 글자 그대로 본업이 '홈쇼핑'인데 영상 콘텐츠를 잘 만들어내는 게 신기합니다."   


구독자 60만명을 앞두고 있는 인기 유튜브 채널 ‘벨리곰TV(Bellygom TV)’ 영상을 감상한 어느 구독자 소감이다.


벨리곰은 신장 2미터 20㎝가량의 깜찍한 곰(bear) 인형 마스코트로 내부에 사람이 들어있다(그 혹은 그녀의 정체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어느 네티즌 수사대는 영화배우 남규리라고 주장하고 있다). 


벨리곰의 주 특기는 길거리에서 마치 인형처럼 꼼짝하지 않고 있다가 여성이나 어린이가 지나가면 깜짝 움직여 놀라게 하는 것이다. 몰래 카메라 형식으로 촬영된 영상을 보면 '놀래킴'을 당하는 여성이 "꺄악!"하고 비명을 지르면서도 즐거워 어쩔 줄 몰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벨리곰이 길거리에서 '깜짝 놀래키기'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이미지=벨리곰TV]

◆2018년 벨리곰 개발, 깜짝 이벤트로 인기몰이 성공


2018년 8월 처음 등장해 올해 만 4세. 


벨리곰 인기가 만만치 않다. 벨리곰이 길거리에서 '놀래킴 이벤트'를 벌이면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어 인증샷 경쟁이 벌어진다. 특유의 '귀여움'에 한번 빠진 사람들은 헤어 나올 수 없다고 털어놓고 있다. 색상이 핑크색이어서인지 여성 팬덤의 인기가 특히 두텁다. 지난 4월에는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광장에서 신장 15미터의 대형 벨리곰으로 등장해 이벤트를 벌이자 350만명 가량이 방문했다. 


벨리곰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곳은 어디일까? 


주인공은 '롯데홈쇼핑'(대표이사 이완신)이다. TV 영상 채널을 통해 이런 저런 물건을 판매하는 바로 그 롯데홈쇼핑이다. 


롯데홈쇼핑이 영상 콘텐츠에 나선 가장 큰 이유는 이 회사가 영위하고 있는 홈쇼핑이 사양산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홈쇼핑은 올해 올해 2분기 매출액 2720억원, 영업이익 280억원,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36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동기대비 각각 0.2%, 9.68%, 5.26% 소폭 감소했다(이하 K-IFRS 연결기준). 


롯데홈쇼핑의 실적 추이. [자료=더밸류뉴스] 

실적 부진의 가장 이유는 이커머스(전자상거래)의 중심이 TV에서 모바일로 이동하고 있는 것과 관련있다. 


최근 통계청이 공개한 ‘2022년 8월 온라인쇼핑동향’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총 17조 7181억원으로 전년동월대비 16.0%(2조 4425억원) 늘었다. 그런데 이 가운데 모바일쇼핑 거래액은 전체의 74.7%로 전년 동월(73.5%)보다 1.2%포인트 증가했지만 TV 홈쇼핑 거래액은 오히려 감소했다. 홈쇼핑업체가 쿠팡 등 모바일쇼핑에 밀리고 있는 것이다. TDI 분석 플랫폼 데이터드래곤에 따르면 안드로이드 사용자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홈쇼핑 앱 5개의 설치 수는 전년과 비교해 모두 줄었다. 5개 홈쇼핑 앱 중 가장 감소율 폭이 큰 곳은 홈앤쇼핑 앱(-7.4%)이었고 두 번째가 롯데홈쇼핑(-6.3%)이었다. 이어 현대Hmall(-4.7%) △CJ온스타일(-2.6%), GS SHOP(-1.9%)등 순이었다.


송출 수수료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홈쇼핑 방송채널사업자(PP)의 송출수수료는 전년비 11.2% 증가한 2조2508억원으로 집계됐다.


롯데홈쇼핑이 '탈(脫) 홈쇼핑'을 진행하게 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벨리곰은 홈쇼핑에서 벗어나 모바일 중심의 새로운 수익 모델을 마련하자는 전략의 결과물인 셈이다. 


◆미국 뉴욕에도 글로벌 진출... NFT 발행도 


벨리곰의 성과는 앞서 언급한대로 양호하다. 벨리곰은 국내 인기를 바탕으로 해외로까지 보폭을 넓히고 있다. 지난달 20~21일 이틀 동안 미국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관광명소 ‘피어17’에서 진행한 ‘어메이징 벨리곰’ 공공 전시에 행인들이 구름처럼 몰려 들었다. 브루클린 브릿지를 배경으로 설치한 ‘벨리곰’ 조형물 앞에서는 현지 관람객들이 줄을 서서 인증 사진을 촬영했다. 유튜브채널 ‘벨리곰TV(Bellygom TV)’ 댓글을 살펴보면 외국인 댓글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미국 뉴욕 멘해튼 '피어17' 야외 광장에 조성된 벨리곰 인형 주변을 뉴요커들이 오가고 있다. [사진=롯데홈쇼핑]

롯데홈쇼핑은 벨리곰을 활용해 NFT(대체불가능토큰)를 민팅(Minting)하기도 했다. 지난 8월 발행한 벨리곰 NFT는 순식간에 완판됐다. 롯데홈쇼핑은 벨리곰 NFT 보유자에게 시그니엘 서울 숙박권, 롯데시네마 영화관람권 등을 제공했다. 최근에는 벨리곰 NFT가 오픈씨(Opensea) 마켓에서 약 80만원에 거래됐다.


오픈씨(Opensea) 마켓에서 거래되고 있는 벨리곰 NFT. [이미지=Opensea]

◆모모홈쇼핑 투자해 '대박' 


롯데홈쇼핑이 과거 투자한 모모홈쇼핑도 성과로 꼽히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해 무려 약 7000억원의 기타포괄손익(other comprehensive income)을 공시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2004년 대만 최대 금융지주회사인 푸본그룹과 모모홈쇼핑(momo.com Inc)을 설립했다. 롯데홈쇼핑은 지금은 대만의 1위 홈쇼핑 업체가 된 모모홈쇼핑의 프리 IPO(상장 전 지분 투자) 형식으로 투자에 나섰다. 모모홈쇼핑은 현재 대만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다.

 

momo.com Inc의 주가 추이. [자료=야후 파이낸스] 

공시보고서에 따르면 모모홈쇼핑을 처음 취득할 당시 취득원가는 12억원이었는데 지난해말 기준 장부가치는 1조58억원으로 급증했다. 락업(보호예수기간)은 2015년 12월말까지로 지난해 380만주를 매각했다. 엑시트(exit)가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롯데맨’ 이완신 대표… 러버덕 성공 마케팅 


벨리곰과 신사업이 성과를 내면서 롯데홈쇼핑을 이끌고 있는 이완신 대표도 주목받고 있다. 이완신 대표는 지난 2017년 롯데홈쇼핑 경영을 맡기 전까지 백화점사업본부 여성의류팀장, 강남점장, 마케팅부문장 등을 거친 '롯데맨'이다. 실무에 정통하고 큰 그림(big picture)을 그릴 줄 아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백화점 마케팅부문장으로 근무하던 2014년 커다란 오리 인형 마스코트인 ‘러버덕’을 활용해 마케팅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완신 롯데홈쇼핑 대표이사. [사진=롯데홈쇼핑]

이완신 대표 취임 전 700억원대였던 영업이익은 그의 취임 직후 매년 1000억원대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완신 대표이사는 그의 이름을 딴 사내방송 ‘완신 라이브’를 진행하는 등 사내 소통에도 적극적이다. 기존 대면 방식의 소통을 벗어나고 달라진 변화에 맞춰 새로운 방식을 통해 소통하고 있다. 


orca@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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