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대표이사 김준) 자회사 SK온의 상장 시점이 2025년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IPO(기업공개)를 서두르기 보다는 수익성 개선 등을 통해 기업가치를 충분히 인정받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SK이노베이션 입장이다.
SK이노베이션은 31일 서울 종로구 서린동 소재 SK서린빌딩 수펙스홀에서 제15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재무제표 승인, 이사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의 안건이 통과됐다.
이날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SK이노베이션은 신규 포트폴리오 발굴에 주력하고 사업개발 및 R&D(연구개발) 기능을 대폭 강화해 기술에 기반한 그린 포트폴리오(Green Portfolio)를 본격 확보할 것”이라며, “향후 SK이노베이션은 다양한 미래 에너지 및 순환경제 관련 새로운 기술 확보 및 사업화를 통해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추가함으로써 기업가치를 크게 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매출액 46조8429억원, 영업이익 1조7541억원, 당기순이익 501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비 매출액은 35% 증가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흑자전환했다.
◆"SK온, 2025년 이후 상장 계획"
SK온의 IPO(기업공개) 시점과 관련, 이날 주주총회에서 SK이노베이션은 "가까운 시일내에 계획하고 있지 않으며, 배터리 사업이 시장에서 제대로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시점에 IPO를 하는 것이 SKI 기업가치에 도움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작년 말 기준 설비 CAPA가 40GWh, 올해말 77GWh, 2025년 220Gwh넘어갈 것으로 예상한다"며 "수주물량이 설비가 지어지고 판매될때까지 최소한 3-5년텀을 갖게 되며 매출, 설비의 안정적 운영, 수익성 개선 등의 실적을 보여줄 시점은 2025년 이후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포드 등 대규모 투자에 대한 자금 조달 방안과 관련해서는 "가장 좋은 자금조달방법은 영업을 통한 캐시플로우(현금흐름)을 확보하고 여기에 기반한 설비투자를 하는 것"이라면서도 "여기에는 시차가 있기 때문에 프리 IPO를 예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협상 조건에 따라 변동 가능성이 있고, 아직 협의 중이기 때문에 금액을 언급하긴 타당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렇지만 일부 언론에서 보도되고 있는 '프리 IPO를 통한 3조-4조원의 자금조달은 우리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밝혔다. 딜 클로징 시점은 '올해 상반기'라고 언급했다.
북미 조지아 공장 외 독자 공장 투자계획과 포드 합작공장을 포함한 추가적인 M&A(인수합병), JV(조인트벤처) 계획과 관련, SK이노베이션은 "조지아 SKBA 산하 2개 공장은 독자공장이며, 1공장은 이미 상업생산을 시작했고 2공장은 내년 1분기 본격적으로 상업가동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북미시장은 바이든 정부가 들어서면서 EV확대. 미국에 OEM업체가 포드만 있는 것은 아니고, 미국 국적 업체 말고 유럽 국적의 업체들도 미국 내 현지화를 추진 중"이라며 "단독 공장, 합작공장 등은 어떻게 수주를 하느냐에 따라 탄력적으로 계획하고 있음녀 독자 공장에 대한 옵션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SK온, 올해 4분기 흑자전환 목표"
SK온의 영업흑자전환 시점과 관련해서는 "4분기에 영업이익흑자 전환이 목표이며, 지난해 IR에서는 올해 흑자전환을 밝히기도 했지만 최근 자동차용 반도체 이슈, 원소재 가격 상승 등의 이슈가 있었다"고 밝혔다.
CAPA확장 계획과 관련, "거의 매년 40GWh, 77GWh, 2025년에는 220GWh를 준비해야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향후 R&D역량 등을 선제적으로 할 필요가 있어서 예상보다 많은 인력 충원을 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또, "이런 부분들은 단기적으로 SK온 영업이익에 부정적이며, 이를 고려하면 올해 4분기 영업흑자전환 가이던스는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고유가, 정제마진 상승세에 따른 SK이노베이션 실적 영향과 관련해서는 "올해 유가가 급등하면서, 석유사업 순익이 대규모로 개선되고 있고, 정제마진도 좋은 상황으로 가고 있다"면서도 "지금의 고유가 상황이 과연 안정적인 상황이냐 이상적으로 오른 상황이냐를 판단해야하는데, 유가가 급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실적과 주가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과 관련, "SKIET 실적은 자동차 배터리 수요와 직접적으로 연동되며, 배터리 수요자체가 반도체 수급이슈에 의해 흔들림. 배터리 수요가 예상보다 출하량에 있어서 흔들리는 영향을 SKIET가 받고 있다"고 밝혔다. 또, "1분기 실적은 기대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하며, 이러 부분들이 주가에 선반영되고 있다고 본다"는 입장이다. 그렇지만 "SKIET가 폴란드, 중국 등에 설비투자를 하고 있고 새로운 수요처 개발도 하고 있다"며 "이런 부분들을 고려하면, 올해 중에도 지속적으로 실적은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태원 회장의 '에너지+환경' 비즈니스 브레인스토밍중"
최근 최태원 SK회장이 "에너지와 환경을 결합한 비즈니스를 구상하고 있다"는 언급과 관련, 김준 부회장은 "저와 회장님이 같이 고민을 하면서 구체화하고 있다"며 "에너지 믹스의 전환은 전기화와 떼어 생각할 수 없으며, 무탄소 전환, 저탄소 전환과 관련된 쪽으로 사업이 연결이 돼야 한다는 게 큰 그림"이라고 밝혔다.
이날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는 각 사 파이낸셜 스토리를 기반으로 가시적인 성과 창출에 매진해 ‘친환경 에너지 소재 회사’(Green Energy & Materials Company)로서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그린 앵커링(Green Anchoring)을 대표하는 배터리사업은 제조 기술력과 안전성으로 차별적 경쟁력을 강화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소재사업은 획기적 원가절감 방안을 마련해 시장 지배력(Market Leadership)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정유∙화학∙윤활유 사업은 지속적으로 재무성과를 만들어내면서 다양한 친환경 전환 방안(Green Transformation Option)을 실행해 넷제로(Net Zero)를 달성함으로써, 각 사업의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또 성장사업 폐배터리 재활용(Battery Metal Recycle) 사업은 올해 초 데모 플랜트를 성공적으로 가동했으며, 상업공장까지 착공함으로써 계획대로 사업화 단계에 들어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