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대표이사 회장 신창재)이 국내 보험사 가운데 지난 한해 직장인들이 노후를 대비해 적립하는 퇴직연금을 운용해 가장 높은 수익을 거둔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분석전문 버핏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교보생명의 지난 1년(2020년 1월 1일 ~ 2021년 12월 31일) 퇴직연금 평균 운용수익률은 2.57%으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미래에셋생명(085620)(2.44%), 삼성생명(032830)(2.11%), 한화손해(000370)(2.01%), 롯데손해(000400)(1.95%) 순이다.
퇴직연금제도는 근로자의 노후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회사가 근로자에게 지급해야 할 퇴직급여(퇴직금)를 증권사, 보험사, 은행 등의 금융사(퇴직연금사업자)가 운용하는 제도이다. 퇴직연금 시장이 커지면서 금융사들이 고객사 붙잡기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퇴직연금의 유형으로는 근로자가 퇴직할 때 받을 퇴직급여가 근무 기간과 평균 임금에 따라 사전에 확정되는 확정급여형(DB·Defined Benefit), 사용자가 해마다 근로자 연간 임금의 12분의 1 이상을 부담금으로 납부하고 근로자가 적립금 운용방법을 정하는 확정기여형(DC·Defined Contribution), 근로자가 퇴직할 때 받은 퇴직금을 자기 명의의 퇴직 계좌에 적립해 연금 등 노후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개인형퇴직연금(IRP·Individual Retirement Pension)의 3가지로 나뉜다. 2020년 12월 기준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255조5000억원) 중 DB형(60.2%)이 압도적이고, 이어 DC형(26.3%), IRP형(13.5%) 순이다.
◆1위 교보생명, IPS 통해 안정적 투자
1위 교보생명의 평균 운용수익률은 2.57%이다. DC형(3.32%)의 운용수익률이 퇴직연금 수익률을 견인했다. DB형 및 IRP형의 운용수익률은 각각 1.88%, 2.52%를 기록했다. '빅3 생명보험사'(삼성∙한화∙교보)에 속하는 삼성생명(2.11%), 한화생명(1.79%)과의 격차가 각각 0.46%p, 1.15%p를 나타나 퇴직연금 부문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교보생명은 적립금운용계획서(IPS)에 따라 퇴직연금을 운용하고 있기 때문에 증시 변동성에 따른 수익률 하락을 방어할 수 있었다. 특히 DC형 원리금 비보장형의 경우 교보생명만 8% 수익률을 유지했다.
IRP형의 경우 KDB생명(2.96%)이 1위를 기록했으나 교보생명에 비해 퇴직연금 운용 및 판매가 적은 것을 고려해보면 교보생명이 IRP형(2.52%)에서도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2위 미래에셋생명...삼성생명 3위 한화손해보험 4위
2위 미래에셋생명(대표이사 변재상)의 평균 운용수익률은 2.44%를 기록했다. DC형(3.12%)도 교보생명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IRP형(2.36%)의 경우 KDB생명, 교보생명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미래에셋생명의 대표적인 퇴직연금 상품 '글로벌 MVP' 시리즈가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록한 것이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래에셋생명은 DC형의 원리금 비보장형도 차별화된 성과를 냈는데 타사와 달리 실적배당형 퇴직연금 비중을 30%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수익률을 개선하고 있다.
3위 삼성생명(대표이사 전영묵)의 평균 운용수익률은 2.11%를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DB형, DC형, IRP형의 운용수익률은 각각 1.75, 2.71%, 1.86%였다.
4위 한화손해(대표이사 강성수)의 운용수익률은 DB형 1.87%, DC형 2.18%, IRP형 1.98%로 평균 운용수익률은 2.01%를 기록했다. '빅4 손해보험사'(삼성∙현대∙DB∙한화) 속하는 삼성화재(1.63%), 현대해상(1.84%), DB손해(1.73%) 중 가장 높았다.
삼성화재(대표이사 홍원학)의 평균 운용수익률은 1.63%로 17위를 기록했다. 삼성화재의 경우 퇴직연금 적립금 중 원리금 비보장형이 차지하는 비중이 1~2% 미만으로 운용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손해보험 '빅4'의 평균 운용수익률 성과를 살펴보면 한화손해(2.01%), 현대해상(1.84%), DB손해(1.73%), 삼성화재(1.63%) 순이었다. 생명보험 '빅3'의 평균 운용수익률 성과를 살펴보면 교보생명(2.57%), 삼성생명(2.11%), 한화생명(1.79%) 순이었다.
퇴직연금사업자 중 국내 보험사의 평균 운용수익률은 1.91%이고 부문별 운용수익률을 살펴보면 DB형 1.63%, DC형 2.20%, IRP형 1.89%이다.
지난해 상반기에 대규모 유동성으로 증시 호조가 이어져왔으나 하반기부터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기준금리 인상 시그널링이 포착되면서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이 커졌다. 이 같은 이유로 퇴직연금 사업자의 운용수익률이 전분기 대비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