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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 '설립 60년' 퀀텀점프 전략은 신약 개발·글로벌 진출

- 보톨리눔 톡신 나보타 매출액↑…글로벌 진출 본격화

- 메디톡스와의 '균주 소송' 리스크 잠정 해소

- 펙수프라잔 임상3상 완료, 이나보글리플로진 임상 3상 승인

  • 기사등록 2021-09-17 11:3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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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문성준 기자]

올해로 설립 60년을 맞는 대웅제약(대표이사 전승호)이 신약 개발과 글로벌 시장 진출로 '매출액 1조'를 넘어 퀀텀 점프에 성공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웅제약은 유한양행, 녹십자, 한미약품, 종근당과 더불어 '제약 빅5'로 불린다. 1961년 윤영환(87) 창업 명예회장이 설립한 대한비타민산업이 시작이다. 1973년 기업을 공개했고 2002년 지주사 대웅과 사업회사 대웅제약으로 인적분할했다. 피로회복·간기능 개선제 '우루사'로 잘 알려져 있다. 우루사는 코로나19에도 매출액이 증가하고 있다. 


◆2018년 '매출액 1조 클럽'... 제약 '빅5'


대웅제약은 2018년 매출액 1조314억원으로 처음으로 '매출액 1조 클럽'에 도달했으나 이후 정체 상태를 보이고 있다(이하 K-IFRS 연결 기준). 지난해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액 1조554억원, 영업이익 170억원, 당기순이익 241억원으로 전년비 각각 5.20%, 61.96%, 16.60% 감소했다.  


대웅제약이 '매출액 1조'에서 퀀텀 점프를 실현하지 못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제약 산업의 특성에 기인한다. 제약 업계에서 '매출액 1조'는 ‘마(魔)의 구간’으로 불린다. 제약 산업은 내수 의존도가 높고, 규제 산업이다 보니 다각화가 제한돼 매출액 1조원을 넘기가 대단히 어렵다. '제약 1위' 유한양행의 지난해 매출액이 1조6199원이었다. 


여기에다 대웅제약은 2016년부터 진행된 보톨리눔 톡신 균주를 둘러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소송 비용과 알비스 판매금지 조치로 타격을 받았다.


경기 용인 대웅바이오센터. [사진=대웅제약]

보톨리눔 톡신 균주 소송이란 2016년 11월 코스닥 기업 메디톡스가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균주를 도용했다”고 주장하고 이듬해 대웅제약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한 것을 말한다. 미국에서도 소송을 벌인데 이어 2019년 1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에 대웅제약을 제소했다. 이 과정에서 2012년부터 2015년까지 메디톡스의 불법 사실이 밝혀졌고, 지난해 식약처는 메디톡스의 보툴리놈톡신 3개 제품을 허가취소했다. 대웅제약이 이 과정에서 소송 등으로 지출한 금액은 수백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상반기 영업익 412억, 전년비 15배↑... '균주 소송' 잠정 해소


그렇지만 대웅제약은 이같은 시행착오가 정리되면서 올해 '퀀텀 점프' 시그널을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대웅제약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593억원, 412억원으로 매출액은 전년비 9.3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5배(1691.30%) 급증했다. 이같은 영업이익 증가에는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프라잔의 계약금 수익 41억원과 아피셀테라퓨틱스 기술이전비 70억원이 반영된 것이 기여했다. 2분기 기준 ITC 소송 관련 비용은 41억원으로 전년 98억원 대비 절반 이상 감소했다. 다만 위장약 ‘알비스’의 폐기비용과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비용 등이 반영돼 당기순손실은 119억원으로 손실폭이 전년비 늘었다.


여기에다 메디톡스와의 균주 소송이 잠정 정리되면서 대웅제약의 보톨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의 수익성 개선도 기대되고 있다. 


나보타의 2분기 국내 매출액은 전년비 77% 증가했다. 나보타의 미국 제품명 ‘주보’는 2019년 미국에 공식 출시된 이후 출시 4개월만에 시장 점유율 3위를 차지하는 등 해외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대웅제약의 보톨리눔 톡신 ‘나보타’. [사진=대웅제약]나보타의 이같은 성과는 지난 6월 대웅제약의 톡신 파트너사인 ‘이온바이오파마’가 메디톡스와 합의 계약을 맺으면서 보톨리눔 리스크가 상당 부분 해소된 것에 기인한다. 법적 문제가 해결된 만큼 나보타의 글로벌 수출에 전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지난 7월에는 중국에서 임상 3상에 성공해 중국 진출 가시권에 진입했다. 유럽에서도 내년 상반기 출시 계획이다. 


◆펙수프라잔, 해외 기술수출 1조370억…내년 미국 임상 3상


대웅제약의 강점은 연구개발(R&D)에 있다. 기업분석전문 버핏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대웅제약은 30대 상장사 가운데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4위(15.50%)를 기록했다. 투자액은 867억원으로 제약 '빅5'가운데 가장 많다. 30대 기업의 평균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는 9.10%이다. 


국내 30대 제약 바이오주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단위 억원. %. [자료=버핏연구소]

이같은 강점의 결과물이 신약 펙수프라잔과 이나보글리플로진이다.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인 펙수프라잔은 현재 미란성 식도염 증상에 대해 국내 임상 3상까지 완료됐고 올해 안에 허가 획득을 받을 계획이다. 대웅제약의 임상 결과에 따르면 펙수프라잔은 점막 결손 치료에 99%의 높은 치료율을 나타내면서도 불편함이나 부작용은 적다.


대웅제약은 미국, 중국을 포함한 콜롬비아∙에콰도르∙페루까지 기술 수출 계약을 맺으며 해외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까지 펙수프라잔의 기술수출 계약 금액의 합은 1조370억원에 이른다. 지난 7일에는 펙수프라잔의 미국 파트너사인 ‘뉴로가스트릭스’가 약 7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해당 투자를 기반으로 내년부터 미국 임상 3상에 돌입할 계획이다.


경구용 당뇨병 치료제인 ‘이나보글리플로진’은 현재 국내 3상 임상 계획을 승인받아 진행중이다. 대웅제약은 “글로벌 당뇨병 조절 목표에 도달한 환자 비율이 비교군은 평균 30%인 반면, 이나보글리플로진은 최대 61%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PRS 단백질을 저해하는 섬유증 치료제로 개발중인 ‘DWN12088’은 호주에서 임상 1상을 마친 상태로 우리나라와 미국에서도 임상 2상이 진행 예정이다.


◆오너 윤재승 전 회장, 제약 '빅5'로 키워내


대웅제약은 가족 친화적 기업이기도 하다. 2011년 ‘리틀베어’라는 사내 어린이집을 개원해 직원들의 육아 걱정을 줄였다. 여성 인력을 중요시 여겨 남성과 여성의 평균 근속 연수가 별다른 차이가 나지 않는다.


2017년 리틀베어 성장캠프에서 임직원 가족들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대웅제약]

대웅제약의 오너인 윤재승 전 회장은 대웅제약을 제약 '빅5'로 키워낸 주인공이다. 윤영환 창업주의 삼남이자 대웅제약의 지주사 대웅의 최대주주(11.61%)이다.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사법고시에 합격, 검사생활을 하다가 경영인으로 변신했다. 경영진에 합류한 지 2년만인 1997년 대표이사에 취임해 12년 동안 경영을 이끌었고 2014년 회장에 취임했다


윤재승 전 대웅제약 회장. [사진=대웅제약]

대웅제약 관계자는 “올해 미국 ITC 소송의 최종결정이 무효화에 진입하면서 미국 시장의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된 상태”라며 “보톨리눔 톡신인 나보타는 미국∙유럽에 이어 중국 진출도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펙수프라잔과 이나보글플로진 등 다수의 글로벌 제약사와 혁신 신약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는만큼 R&D 개발이 성과를 내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a854123@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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