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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놀자, 영업이익 900배 ‘데카콘’(10조) 인정받은 비결은?

- 시장 규모, CEO, 비즈니스 모델 높게 평가받아

- 슈퍼앱 플랫폼, 글로벌 숙박 시장 진출

  • 기사등록 2021-08-02 18:4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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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문성준 기자]

국내 여행 플랫폼 기업 ‘야놀자’(총괄대표 이수진)가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으로부터 2조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며 글로벌 여행 플랫폼의 발걸음을 본격화했다. 야놀자는 이번 투자 과정에서 기업가치 10조원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을 의미하는 ‘데카콘 기업’으로 평가받았다. 


지난 2016년 야놀자의 기업가치는 4000억원이었는데 불과 5년만에 25배나 뛴 것이다. 야놀자는 지난해 매출액 2888억원, 영업이익 109억원, 당기순손실 633억원을 기록했다. 야놀자는 어떤 기준으로 데카콘으로 인정받은 걸까?  


서울 강남구 야놀자 사옥 전경. [사진=야놀자]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2조원 유치… 데카콘 인정받아


지난 15일 야놀자는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Ⅱ에서 2조원 규모를 투자 유치했다고 밝혔다. 야놀자는 투자유치금을 글로벌 호스피탈리티(hospitality) 비즈니스에 관련된 기술개발과 디지털 전환에 사용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인공지능(AI) 기술 기반의 자동화, 빅데이터를 통한 개인화 서비스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야놀자는 국내에서 쿠팡에 이어 두번째 대규모로 비전펀드의 투자를 받았다. 야놀자는 더밸류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비전펀드 투자금을 통해 △글로벌 사업 확대 △기술력 증진(테크) △인재육성 세 가지를 중점적으로 회사의 역량을 키워나갈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데카콘(Decacom)은 기업 가치가 100억 달러(약 10조원)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을 지칭한다. 본래 데카콘은 머리에 10개의 뿔을 가진 상상속의 동물을 의미한다. 기업 가치가 10억 달러(1조원) 이상인 기업을 머리에 뿔이 1개 달린 상상속의 동물 유니콘(Unicorn)에 비유했듯이 기업 가치가 100억 달러 이상인 기업은 뿔이 10개인 동물인 데카콘에 비유한 것이다.


야놀자를 비롯한 스타트업의 가치평가는 어떻게 매겨지는 걸까? 


결론부터 말하면 비상장기업의 가치평가는 시장 규모(marekt size), CEO, 비즈니스 모델(Business Model)의 3가지 위주로 이뤄진다. 


◆국내 여행∙숙박 플랫폼 1위…글로벌 숙박 시장에도 진출


먼저 야놀자가 속해있는 시장을 살펴보자. 야놀자는 초기에는 숙박업소 플랫폼으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숙박업소에 국한되지 않고 여가, 여행, 항공, 레저, 교통 등 여가 생활과 관련된 대부분의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다. 현재 코로나19로 여행 수요가 자제되고 있지만 여가, 숙박 시장의 규모는 오히려 커지고 있다. 와이즈앱이 제공한 국내 온라인 여행, 숙박 플랫폼의 결제금액을 보면 올해 1~5월 합계금액이 1조921억원으로 전년비 55.17% 증가했다. 이 가운데 야놀자는 거래액 4746억원(43%)을 기록했다. 이 기간 여행, 숙박 플랫폼 점유율 역시 야놀자가 35.40%로 1위를 차지했고 그 뒤를 이어 여기어때(29.00%), 아고다(11.20%), 에어비앤비(10.80%) 순이었다. 야놀자는 국내 이용자는 1500만명을 확보했다. 


야놀자는 해외로도 눈길을 돌렸다. 2019년에는 호텔 자산관리시스템을 만드는 ‘이지테크노시스’ 회사를 인수해 동남아시장에 집중했고, 지난해에는 미국과 아프리카 지역에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달 19일에는 베트남 1위 여행기업인 ‘브이엔트레블’(VN Travel)과 전략적인 협약을 체결했다. 야놀자는 아프리카 지역 내 5000개 호텔과 계약했으며 한 달에 400건 이상의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단순한 숙박앱이 아니라 숙박 시설에 적합한 운영 시스템을 제공하는 클라우드 기업의 모습을 갖춘 것이다. 


야놀자의 호텔자동화 솔루션 와이플럭스의 구동 모습. [사진=야놀자]

야놀자는 현재 오라클에 이어 세계 2위의 호텔자산관리시스템(PMS)을 제공하는 업체다. 야놀자는 강점인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 여행, 숙박 시장의 규모는 5000조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라 불리는 코로나19 종식이 오면 그간 억눌렸던 여행, 숙박 수요가 폭발할 수 있다는 전망인만큼 야놀자의 슈퍼앱 플랫폼과 PMS의 시장성장률이 기대되는 부분이다. 


◆이수진 총괄대표, 순발력으로 성장 이끌어


지난 2016년 4000억원 규모로 평가받던 야놀자가 5년만에 기업가치가 25배나 오른 이유로는 자수성가 기업인으로 뽑히는 이수진(43) 총괄대표를 빼놓기 어렵다. 이수진 대표는 20세에  모텔 청소부로 시작해 2005년에 5000만원을 들고 야놀자를 창업했다.  


이수진 야놀자 총괄대표. [사진=야놀자]

그는 빠르고 유연한 의사결정이 중요한 스타트업에 맞게 발 빠른 체제 전환을 보여줬으며 그로 인해 야놀자는 ‘여가 슈퍼앱’과 ‘솔루션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부문에서 성장해 나갈 수 있었다. 


이수진 대표는 2016년 기존의 숙박업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지우기 위해서 국내 2만5000개의 숙박업소와 제휴를 체결해 경쟁 플랫폼인 여기어때를 앞섰다. 이후 SL인베스트먼트와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250억원을 투자유치했다. 


이후 야놀자는 가람정보시스템, 씨리얼 등 객실관리 시스템을 제공하는 IT기업을 잇달아 인수하며 숙박업소 예약을 넘어 여가 산업 전반을 다루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2017년만 해도 500억원대 비슷한 매출액을 보여주며 경쟁하던 여기어때는 영국PEF(사모투자펀드) 운용사 CVC캐피털에 경영권을 매각하면서 보수적인 경영전략이 반영되어 야놀자의 속도전에 밀리고 있다. 


◆지난해 영업흑자 전환… 글로벌 시장 진출


야놀자는 B2C의 숙박 예약 플랫폼을 넘어서 교통, 레저, 식당 등 여가와 관련된 슈퍼앱 플랫폼을구축하고 B2B로는 클라우드 기반의 호텔관리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코로나19로 호텔업계에도 디지털 전환 열풍이 불고 있는 만큼 클라우드 솔루션을 통해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야놀자는 중개앱을 넘어 테크놀리지 기업으로 나아가고 있다. [사진=야놀자]

한국에서는 통하지 않는 이야기일수도 있지만, 호텔업은 디지털 서비스 측면에서 낙후된 산업군 중 하나이다. 전 세계적으로 아직도 전화로 룸서비스를 받고 종이 입장권을 받는 것도 많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서비스가 강조되면서 이러한 분위기도 바뀌고 있다. 클라우드 방식 PMS를 사용하면 호텔 시스템의 즉각적인 연동이 가능해 고객은 비대면으로 자신의 정보를 전송해 체크인이 가능하다. 야놀자는 전 세계 2만2000개 숙박시설에 해당 소프트웨어를 공급하고 있으며, 고객사가 한달에 1000개씩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야놀자 담당자는 "향후 야놀자의 주요 사업은 여행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집에 돌아오는 순간까지 모든 것을 모바일로 가능하게 하는 슈퍼앱 플랫폼과 글로벌 시장을 중점으로 전개하는 호스피탈리티 솔루션(호텔 자동화 서비스)을 중심으로 전개될 예정"이라며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모바일 비대면이 폭발적으로 성장함에 따라 모바일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B2B 사업을 영위하는 호스피탈리피 솔루션 역시 현재 세계 170여국에 3만개의 고객사를 대상으로 60개 언어로 서비스하고 있다"며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비용은 절감하면서도 고효율적인 방식으로 데이터(Data)를 활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야놀자의 매출액은 코로나19의 영향에도 2888억원으로 전년비 16.7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09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코로나19로 숙박, 여가 업계가 침체기라는 점을 고려하면 주목할 만한 성과다. 야놀자는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로 슈퍼앱 플랫폼을 강화했다. 숙박 외에도 레저, 맛집, 교통 등을 서비스하며 고객들을 끌어모았다. 지난해 비대면 여행이 트렌드가 되며 캠핑지와 펜션 숙박이 증가한 것도 보탬이 됐다. 글로벌 시장에서 클라우드 솔루션 사업을 확장한 것도 실적 호조의 배경으로 언급된다.


야놀자를 알리는 브랜드 모델도 '대박'을 쳤다. 이전에 모텔, 중소형 숙박업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고 야놀자라는 하나의 놀이, 휴가문화를 만들어냈다. 휴가와 여행의 트렌드가 스테이케이션(STAY+VACATION)이 되면서 사람들은 바쁘게 돌아다니는 것보다 머무르면서 휴식을 취하는 것을 선호하게 됐고 야놀자는 ‘초특가’를 강조하며 고객들에게 자신들을 알렸다. 


야놀자는 직원들부터 재밌게 놀아야 고객들도 재밌게 놀 수 있다는 일념으로 자유로운 업무 분위기를 추구한다. 사옥 내에도 마치 펜션을 연상케 하는 라운지 공간을 배치해 자유롭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도록 했다. 


◆해외 IPO 가능성…아직은 매출액 2000억원대


야놀자가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그룹으로부터 투자를 받으면서 국내 증시가 아닌 해외 IPO(기업공개)를 진행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업계에서는 대규모 투자를 감행한 소프트뱅크그룹이 쿠팡 케이스처럼 야놀자가 규모가 큰 미국 증시에 상장하기를 원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또한 야놀자가 글로벌 테크 기업을 목표로 신규 설립한 ‘야놀자 클라우드’법인의 본사가 싱가포르에 위치하기로 결정되며 해외 IPO로 분위기가 쏠리는 모습이다. 야놀자측은 아직 구체적인 IPO방향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상태다.  ‘


잠재력은 풍부하지만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제일 지적되는 점은 2000억원대의 매출액으로 대표되는 야놀자의 ‘작은’ 체급이다. 


야놀자는 향후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사업’을 통해 호텔사업자 전문 클라우드 기업이 되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 ‘테크올인’ 비전을 선포하고 R&D, IT 인력을 증원한다는 방침이다. 야놀자는 현재 전체 인력의 40% 정도인 R&D 인력을 향후 7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덩치를 키우기 위한 인수합병(M&A)에도 적극적으로 나올 것으로 분석된다. 야놀자는 최근 공연, 티켓 등을 담당하는 인터파크의 인수전에서도 이름이 거론됐다. 결국 야놀자가 추진중인 클라우드 사업과 M&A가 얼마나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것인지가 ‘데카콘 기업’으로서의 야놀자에 중요하게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야놀자 관계자는 "IPO(기업상장) 관련해서는 현재 결정된 것이 없는 상태"라며 "인터파크 인수 역시 논의된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a854123@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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