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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신현숙 기자]

CJ제일제당(대표이사 최은석)이 바이오 기업 ‘천랩’을 인수했다. 그러나 천랩은 최근 5년간 지속적인 영업손실을 이어오고 있어 이 회사를 인수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1일 천랩은 최대주주 천종석 천랩 대표이사와 상하이 ZJ바이오테크가 보유한 보통주 62만5233주(지분 15.99%)를 CJ제일제당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CJ제일제당은 기존 주식과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되는 신주를 합쳐 총 43.9%(258만주)를 확보해 천랩 최대주주가 된다. 인수 금액은 약 983억원이다.


서울시 중구 동호로 CJ제일제당 본사. [사진=더밸류뉴스]

◆천랩, 5년 적자에도 재무상태 양호


천랩의 지난해 매출액, 영업손실, 당기순손실은 각각 53억원, 85억원, 88억원으로 매출액은 10.42% 증가하고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지속됐다. 천랩의 매출액은 매년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지만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 폭이 커지고 있다. 올해 1분기 매출액, 영업손실, 당기순손실은 각각 12억원, 21억원, 35억원으로 전년비 매출액은 20% 개선됐으나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지속됐다. 


천랩의 올해 1분기 기준 현금(및 현금성 자산)은 158억원이며 당장 갚아야 하는 단기 차입금은 없다. 부채비율 역시 126.36%로 재무 상태는 양호한 편이다. 아울러 CJ제일제당의 2분기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각각 6조3074억원, 4129억원, 2083억원으로 예상돼 천랩 실적이 CJ제일제당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전망이다.

 

천랩 연간 실적 추이. [이미지=더밸류뉴스]

천랩은 2009년 천종식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가 설립했으며 마이크로바이옴 빅데이터 플랫폼을 통해 미생물 생명정보 분석서비스 등을 영위하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은 미생물(Microbe)과 생태계(Biome)를 합친 용어로 사람의 몸 속에 존재하는 수십조개의 미생물과 그 유전자를 일컫는다.


천랩은 마이크로바이옴 정밀 분류 기술 및 플랫폼을 확보하고 있으며, 병원 및 연구기관과 다수의 코호트(Cohort, 비교대조군 방식 질병연구)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보유중인 마이크로바이옴 실물균주는 5600여개로 국내 최대 규모다. 


일반적으로 성인 한명(70kg 기준)이 약 38조개의 마이크로바이옴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중 건강에 도움이 되는 종류를 선별해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등 분야에서 활용이 늘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신약은 아직 시장 초기 단계이다. 현재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되는 미국 제약사 세레스(Seres)사는 FDA(미국 식품의약국) 임상 3상 중이다. 


◆마이크로바이옴 시장 성장세…CJ제일제당 신사업 확대


코로나19 이후 건강, 바이오 등이 미래 성장 먹거리로 주목 받고 있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는 글로벌 바이오 시장이 2019년 4502억달러(약 519조원)에서 연평균 7.4%씩 성장해 2024년에는 6433억달러(약 741조원)로 증가할 것으로 봤다. 아울러 글로벌 마이크로바이옴 시장은 2019년 811억달러(약 93조)에서 2023년까지 5년간 7.6% 성장해 1087억달러(약 125조원)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CJ제일제당 역시 발빠르게 신사업 확대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천종식(오른쪽) 천랩 대표이사와 황윤일 CJ제일제당 바이오 사업부문장이 올해 1월 25일 서울 중구 CJ제일제당 본사에서 진행된 '연구협력 양해각서 체결식'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은 이번 인수에 앞서 올해 1월 천랩과 기초 공동 연구를 추진한 바 있다. 이후 양사는 마이크로바이옴 신종 균주 발굴, 생물정보(BI) 기술을 활용한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후보물질 발굴 등 신약 개발에 관한 공동 연구를 함께 해왔다.


이번 인수로 CJ제일제당은 그린∙화이트바이오에 이어 레드바이오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게 됐다. CJ제일제당의 미생물∙균주∙발효 기술과 천랩의 마이크로바이옴 정밀 분석∙물질발굴 역량, 빅데이터를 접목해 차세대 신약 기술을 개발하는 데 주력,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을 계획이다. 아울러 유용한 마이크로바이옴은 향후 진단∙맞춤형 건강기능식품 등의 분야로 확장 적용할 예정이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CJ제일제당 그린바이오 부문은 Cash Cow(현금창출원)로서의 역할을 하고 고부가가치 화이트∙레드바이오 사업이 미래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며 “회사는 오랜 기간 사료용 아미노산, 식품 조미소재 등 그린바이오 산업을 영위하며 미생물 균주 및 발효 기술 축적했는데 천랩 인수를 통해 레드바이오까지 사업 범위를 확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CJ제일제당은 “마이크로바이옴은 전세계적으로 차세대 기술로 여겨지고 있어 천랩 인수는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필요한 전략적 투자”라며 “그린바이오, 화이트바이오에 이어 레드바이오 분야에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shs@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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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1-07-23 17:2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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