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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4월 소비자물가 0.1% 올라…6개월 만에 최저치

- 사회적 거리두기로 식재료·가공식품 가격은 상승

- 한은 ”사재기 없어 상품물가 상승요인 미미”

  • 기사등록 2020-05-04 15:2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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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신현숙 기자]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0.1% 오르며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재택근무, 온라인 강의 등을 실행하면서 외식이 감소한 탓이다. 아울러 국제유가 하락, 고교 무상 교육 확대 등의 영향도 소비자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 식사∙여행 위주 물가에 영향줘

 

4일 통계청의 ‘4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4.95로 전년비 0.1% 올라 지난해 10월 0% 증가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2개월 연속 1%를 하회하다가 올해 1∼3월에는 1%대로 올랐지만 4월에 다시 0%대로 떨어진 것이다.

 

2020년 4월 소비자물가동향. [사진=더밸류뉴스(통계청 제공)]

부문별로 농·축·수산물 가격이 1.8%, 가공식품은 1.3% 올랐다. 또 수산물은 8.1%, 축산물은 3.5% 올랐다.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식재료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공업제품은 0.7% 떨어졌다. 코로나19 대책으로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시행이 물가에 영향을 끼쳐 승용차 가격이 차종별로 1~3%가량 하락했다. 특히 국제 유가 하락으로 석유류 가격이 6.7% 떨어져 전체 물가상승률을 0.28%포인트 끌어내렸다. 

 

지난달 서비스 물가 상승률은 0.2%였다. 서비스 물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외식 물가는 가격 상승 요인이 많은 시기임에도 전년비 0.8% 상승에 그쳤다. 외식 물가는 올해 1월부터 네 달 연속 0%대에 머무르고 있다. 아울러 사회적 거리두기가 보편화 되면서 여행 관련 서비스 물가도 하락해 승용차 임차료(-16.0%), 호텔 숙박비(-6.8%) 등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공공서비스가 1.6% 하락해 전체 물가상승률을 0.23%포인트 끌어내렸다. 이는 고교 무상교육이 기존 일부 고교 3학년에 적용되다 지난달부터 고교 2학년까지 확대되면서 고교 납입금이 64.0% 줄어든 영향이 컸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코로나19로 소비 패턴이 변하면서 식사, 여행 위주로 물가에 영향을 미쳤다"며 "외출을 자제하다 보니 외식 수요가 줄어서 외식 물가 상승률이 낮았고 국제 유가 하락으로 석유류 가격이 크게 하락한 것과 고교 무상교육으로 공공서비스 물가가 하락한 것이 낮은 물가 상승률의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마트 매장 계산대에서 고객들이 계산을 하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계절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따른 물가 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된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는 전년비 0.3% 올랐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9년 9월 0.3% 이후 20년 7개월 만에 최저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전년비 0.1% 증가했으나 이 또한 1999년 12월 0.1% 이후 20년 4개월 만에 최저치다.

 

통계청은 “낮은 근원물가 상승률은 고교 무상교육과 승용차 개소세 인하 등 정책 효과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출목적별로 보면 오락 및 문화 물가가 2.5% 떨어졌다. 지난달 각종 행사들이 취소되면서 생화(꽃) 가격이 전년비 4.2% 하락했다. 교육 물가도 전년비 2.4% 내렸다.

 

체감물가를 파악하기 위해 전체 460개 품목 가운데 구매빈도와 지출비중이 높아 가격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141개 품목을 토대로 작성한 '생활물가지수'는 0.3% 상승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큰 폭의 가격 상승세를 보였던 마스크 가격은 온라인에서 3천원 밑으로 떨어지며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통계청은 케이에프(KF)94 기준 지난 주말 온라인에서는 평균 2900원대로 하락했고 오프라인 가격은 1720원이라고 설명했다. 2월 6일부터 마스크 가격을 조사한 이후 2000원대까지 하락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어류, 조개, 채소, 과일 등 기상 조건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신선식품지수'는 전년비 2.9% 올랐다. 소비자물가에 소유주택을 사용하면서 드는 서비스 비용을 추가한 자가주거비포함지수도 전년비 0.1% 증가했다.

 

통계청은 향후 국내 소비자물가 전망에 대해 최근 정부의 '생활방역 전환'과 국제 유가 하락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안 심의관은 "상방·하방 압력이 다 있어서 여건을 말하기가 지난달보다 훨씬 어려운 상황"이라며 "코로나19로 인한 세계적인 공급망 봉쇄와 붕괴, 각 나라의 경기 부양과 유동성 공급, 생활방역 등이 물가 상승 요인이고 국제 유가 하락이 완전히 반영되지 않은 점은 물가가 더 하락할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행 "코로나19 확산 정도∙봉쇄 조치 차이가 물가에 영향"

 

서울 태평로 한국은행 본점. [사진=더밸류뉴스]

이날 한국은행도 참고 자료를 통해 “우리나라는 주요국에 비해 공급망 차질이 크지 않고 생필품 사재기가 나타나지 않아 상품 가격 상승요인이 미미하다”며 “코로나 확산이 먼저 완화하는 과정에서 일부 품목을 중심으로 한 판매촉진 할인도 물가상승률을 둔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한국의 경우 전면 봉쇄조치가 시행되지 않아 주요국에 비해 공급망 차질이 크지 않고 생필품 사재기가 나타나지 않아 상품가격 상승요인이 미미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고교무상교육, 개별소비세 인하 등 정부정책은 추가적인 물가 하방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봤다.

 

반면 4월 유로존(유로화 사용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4%로 3월(0.7%)보다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쳤다. 4월 유럽 주요국가의 물가 상승률은 독일 0.8%, 프랑스 0.5%, 이탈리아 0.1%, 스페인 -0.6%로 각각 전월비 0.3~0.5%포인트(p) 떨어졌다. 유로존의 경우 생필품 사재기 등으로 식료품 소비자물가가 전년비 3.6% 급등해 전체 물가 상승률을 끌어올렸다.

 

한은은 “한국과 주요국을 비교해 보면 코로나19 확산 정도와 이에 대응한 봉쇄 조치의 차이가 물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shs@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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