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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박정호 기자]

언론플레이. 강준만 지음. 풀빛. 1996년 05월


- 언론의 자유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설렌다. 그래서 기자는 굉장히 고상하고 자유와 평등이니 하는 고상한 단어들이 내포하는 정신에 투철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 기자회견장에서 화려하고 비싼 칵테일을 마시고, 집에 갈때는 버스를 타고 집에 갔다. 이런 기묘한 생활을 하면서 나는 기자라는 직업을 둘러싼 환경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됐다.


-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의 조부였던 조지 5세는 왕가의 승인으로 담당 의사가 모르핀과 코카인을 주입해 안락사시켰다. 왜? 왕의 죽음이 조간신문의 톱을 장식할 수 있게끔 하기 위해서였다. 당시 신문은 세상의 중심이었다.


- 대한건설협회가 정기총회를 7일 개최했다. 매년 2월말 총회를 개최해왔던 이 협회가 서울과 지방 업체간 대립으로 금년도 총회를 열지 못하다 지난 7일로 갑자기 결정했다. 왜?
7일이 신문의 날이어서 모든 신문사들이 휴무, 다시 말해 신문을 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울과 지방 업체의 대립 등의 문제가 노출되는 것을  보도되지 않기 위한 전략이었다.  1992년의 이야기다.


- 홍보 담당 기자는 신문 첫판이 나올 때 가판 시장에 일착으로 도착해 영화속에 나오는 스파이마냥 신문을 위아래로 훑으며 기업 관련 기사를 찾아 상사에게 보고해야 한다. 홍보실에서는 순번을 정하거나 당직을 정해놓고 9시 뉴스 및 아침 방송 시간까지 언론에서 발표되는 기업 관련 보도를 일일이 체크해야 한다.


- 유나 바머는 1978년 이래 17년 동안 과학자, 사업가들에게 폭발물을 우편으로 보내 3명을 숨지게 하고, 23명을 부상케 했다. 그는 3만 5,000자 분량의 성명서를 뉴욕타임스와 워싱턴 포스트에 보내 이를 3개월 이내에 게재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이같으 요구가 받아들여질 경우 더이 상의 테러 행위를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신문은 고민 끝에 이를 수용했다. 1995년9월 유나 바머의 성명서 일부이다

 "매스미디어는 대부분 기존의 사회체제에 속해있는 대규모 기업 집단 소유이다. 가난한 사람들이 자신들의 의사를 알리려면 기껏해야 프린트물을 만들어 돌리는 방법 밖에 없다. 그러나 이들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매스 미디어가 쏟아내는 엄청난 정보의 홍수 속에 묻히기 십상이다. 그 영향력 또한 미미할 뿐이다. 만약 우리가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면 과연 워싱턴 포스트나 뉴욕 타임스가 우리가 제시한 성명서의 게재를 검토나 했겠는가. 만약 이 성명서가 아무런 문제 없이 게재됐다면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지 못했을 것이다."

유나 바머는 신문이 너무나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절대적이라는 사실을 우려했던 것이다. 유나 바머가 지금 인터넷과 스마트폰에 의한 정보의 홍수, 신문 매체의 영향력 위축을 본다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 한강 철교 위에 자살하러 올라간 청년이 경찰과 구경꾼이 몰려들자 미리 준비한 플래카드를 펼쳐 보였다. 거기엔 이렇게 쓰여 있었다.
"신문 기자를 불러 주세요"
이건 실화다. 


pjh@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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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7-07-20 12: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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