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밸류뉴스 월간 ETF. [이미지=더밸류뉴스ㅣAI 생성]
지난 3월 국내 ETF 시장은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와 유가 급등, 증시 급락이 한꺼번에 겹치며 원유·인버스 ETF가 수익률 상위권을 휩쓴 한 달이었다. 2월이 코스피200 중심의 지수형 랠리와 레버리지 상품 강세 국면이었다면, 3월은 급락장 속에서 하락에 베팅한 인버스와 에너지 가격 급등 수혜를 입은 원유 ETF가 두각을 드러낸 시기였다.
3월 한 달간 코스피는 전월 말 6244.13에서 5052.46으로 19.08% 급락했다. 이는 금융위기 국면이던 2008년 10월 이후 가장 큰 월간 낙폭 중 하나다.
NH투자증권은 중동 전쟁 장기화로 에너지 운송 리스크 프리미엄이 높아졌고, 종전이 이뤄지더라도 국제유가가 전쟁 이전보다 높은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유진투자증권도 3월 들어 WTI 최근월물과 5년물 가격 차이가 -35달러 수준까지 벌어지며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가장 심한 *백워데이션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백워데이션 : 선물 가격이 현물 가격보다 낮거나, 결제월이 멀수록 선물 가격이 낮아지는 현상.
◆ 수익률 TOP10, 원유와 인버스가 독식...급락장 수혜 뚜렷
3월 국내 ETF 수익률 TOP10. [자료=더밸류뉴스]
3월 월간 수익률 상위 10개 ETF는 원유와 인버스 상품 중심으로 재편됐다. KODEX WTI원유선물(H)이 61.54%로 1위를 기록했고, TIGER 원유선물Enhanced(H)도 57.71% 올라 뒤를 이었다. 이어 RISE 200선물인버스2X, PLUS 200선물인버스2X, KODEX 200선물인버스2X, TIGER 200선물인버스2X, KIWOOM 200선물인버스2X 등이 줄줄이 상위권에 올랐다.
이는 특정 성장 테마의 부각이라기보다, 전쟁발 유가 급등과 국내 증시 급락이라는 3월 시장 충격을 가장 직접적으로 압축한 결과에 가깝다. 키움증권도 3월 국내 ETF 시장 리뷰에서 수익률 상위권을 원유, 반도체, 원자력이 차지했다고 짚으면서, 특히 미·이란 전쟁 격화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산유국 시설 타격으로 국제유가 상승세가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특히 2월에 시장 상승을 2배로 추종한 레버리지 ETF가 수익률 상위를 독식했다면, 3월에는 반대로 지수 하락을 추종하는 곱버스 상품이 대거 올라섰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다. 즉 2월이 상승장의 확신을 반영한 한 달이었다면, 3월은 하락장의 충격과 방어 심리가 그대로 ETF 성과에 반영된 한 달로 볼 수 있다.
◆ 거래량 TOP10, 지수 레버리지 중심...하락장에도 트레이딩 수요 집중
3월 국내 ETF 거래량 TOP10. [자료=더밸류뉴스]
반면 거래량 상위 10개 ETF를 보면 수익률 순위와는 또 다른 흐름이 나타났다. 3월 거래대금 상위권에는 KODEX 200, KODEX 레버리지, KODEX 200선물인버스2X,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 KODEX 코스닥150, TIGER 반도체TOP10, KODEX 인버스, TIGER 200, KODEX 반도체, KODEX 반도체레버리지 등이 이름을 올렸다.
즉 수익률은 원유·인버스가 가져갔지만, 실제 거래는 여전히 유동성이 풍부한 지수형 ETF와 레버리지 상품에 집중됐다는 의미다. 급락장 속에서도 투자자들은 단순히 방어에만 머물지 않고,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등 대표지수를 활용한 단기 매매를 활발히 이어갔다. 인버스 ETF가 거래 상위권에 포함된 것은 헤지 수요 확대를 보여주지만, 동시에 레버리지 ETF도 높은 거래대금을 기록한 점은 급락 이후 반등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양방향 대응이 병행됐음을 시사한다.
결과적으로 3월 ETF 시장은 ‘수익은 원유·인버스, 거래는 레버리지’라는 구조로 요약된다. 실제 수익을 낸 상품군과 투자자들이 가장 활발히 사고판 상품군이 다르게 나타난 셈이다.
◆ 2月과의 차이...지수 상승 추종에서 리스크 헤지로
2월이 반도체·코스피200 중심의 상승 흐름 속에서 레버리지 ETF가 강세를 보였던 ‘지수 집중’의 달이었다면, 3월은 전쟁과 유가, 환율, 외국인 매도 충격이 한꺼번에 반영된 ‘리스크 헤지’의 달이었다. 2월에는 코스피 대형주 전반의 실적 기대가 지수형 ETF 수익률을 끌어올렸지만, 3월에는 상승보다 방어와 회피가 성과를 좌우했다.
이 과정에서 시장의 시선도 달라졌다. 키움증권은 4월 투자 아이디어로 반도체, 광통신, 우주, 로봇, 신재생, 에너지 인프라, 금 ETF 등을 제시하며 지수 레벨보다 유망 업종과 테마의 선별적 접근이 중요해졌다고 평가했다. 즉 2월까지는 지수 상승 자체를 따라가는 전략이 유효했다면, 3월을 지나며 업종과 자산군을 더 세밀하게 고르는 국면으로 이동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 4月...변수는 여전히 변동성
[이미지=더밸류뉴스 I AI생성]
다만 4월에도 시장의 핵심 변수는 여전히 변동성이다. NH투자증권은 중동 리스크 장기화가 금융시장 고변동성 국면을 이어가게 만들고, 유가 상승은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도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현재는 2022년 스태그플레이션처럼 수요 측 물가 폭등이 동반된 상황은 아니어서, 전쟁이 자산시장에 미칠 추가 충격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진투자증권은 현재처럼 원유 선물 백워데이션이 심화된 국면에서는 향후 1년 기준 유가가 오르기보다 내릴 가능성이 더 높다고 평가했고, 동시에 3월 급락으로 코스피 12개월 선행 P/E가 8.8배 수준까지 낮아진 만큼 적립식 투자를 시작하기 좋은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커버드콜 ETF 일부는 주가 하락으로 배당수익률이 높아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봤다.
결국 4월 장세는 전쟁과 유가 흐름, 그리고 급락 이후 밸류에이션 매력이 얼마나 저가 매수세를 자극할지가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3월 ETF 시장은 급락장의 충격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줬지만, 동시에 그 안에서 방어와 대응, 그리고 반등 대비 전략이 함께 움직인 한 달이었다. 화려한 수익률 뒤에 자리한 높은 변동성을 감안하면, 4월 역시 공격과 방어를 병행하는 접근이 필요한 시장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