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국내 ETF 시장은 3월과 정반대 흐름을 보였다. 3월이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와 유가 급등, 증시 급락으로 원유·인버스 ETF가 주도한 달이었다면, 4월은 반도체와 AI 전력, 지수 레버리지 상품이 강세를 보인 반등장이었다.
더밸류뉴스 월간 ETF. [이미지=더밸류뉴스ㅣAI 생성]
◆ 수익률 TOP10, 반도체·전력·레버리지 강세...수익률 1위는 TIGER 200IT레버리지
수익률 상위권은 '반도체 레버리지 상품'이 장악했다. 지난 3월 급락장에서 하락에 베팅한 인버스 상품이 수익률 상위권을 차지했다면, 4월에는 반등 폭을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가 전면에 섰다. 시장 방향이 바뀌자 ETF 성과도 방어에서 공격으로 빠르게 이동한 셈이다.
4월 국내 ETF 수익률 TOP 10. [이미지=더밸류뉴스]
지난 4월 수익률 상위 10개 ETF에는 TIGER 200IT레버리지, KODEX 반도체레버리지, TIGER 반도체TOP10레버리지,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레버리지(합성), TIGER 2차전지TOP10레버리지, KODEX AI전력핵심설비, HANARO 전력설비투자, TIGER 200에너지화학레버리지, PLUS 200선물레버리지, TIGER 200선물레버리지가 이름을 올렸다.
단순히 지수 반등만 반영된 것은 아니다. 레버리지 상품을 제외하고 봐도 AI 전력과 반도체 테마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KODEX AI전력핵심설비는 79.66%, HANARO 전력설비투자는 78.79% 상승했다. TIGER 코리아AI전력기기TOP3플러스도 72.16% 올랐고, SOL AI반도체TOP2플러스는 61.24% 상승했다.
이는 AI 투자 사이클이 반도체에서 전력 인프라와 네트워크 인프라로 확산되고 있다는 기대가 ETF 시장에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글로벌 빅테크의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되며 전력설비, 반도체 장비, 네트워크 인프라 관련 ETF가 수익률 상위권에 고르게 포진했다.
지난 4월 월간 수익률 1위인 'TIGER 200IT레버리지'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운용하는 국내 주식형 레버리지 ETF로, 한국거래소의 KOSPI200정보기술지수를 추종한다. 1좌당 순자산가치의 일간 변동률이 기초지수 일간 변동률의 양의 2배수로 연동되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TIGER IT200레버리지 구성종목. [이미지=더밸류뉴스]
기초지수는 KOSPI200 구성 종목 중 정보기술 섹터에 속하는 종목으로 이뤄지며, 유동주식수를 반영한 시가총액 가중 방식으로 산출된다. 반도체와 전기전자 등 국내 IT 대형주 강세가 나타날 때 수익률이 확대되는 구조다.
◆ 거래는 지수형·레버리지 집중...인버스도 여전히 활발
수익률 상위권이 반도체·AI전력으로 재편됐지만, 실제 거래는 지수형과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에 집중됐다. 거래량 기준 1위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였다. 지난 4월 한 달간 거래량은 836억9088만주다. KODEX 인버스도 67억6262만주가 거래되며 2위에 올랐다.
4월 국내 ETF 거래량 TOP10. [이미지=더밸류뉴스]
거래량 상위에는 KODEX 2차전지산업레버리지,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 TIGER 200선물인버스2X,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 KODEX 코스닥150, KODEX 레버리지, TIGER 반도체TOP10, KODEX 200 등이 포함됐다.
즉 4월 ETF 시장은 수익률 측면에서는 반도체와 AI전력이 주도했고, 거래 측면에서는 코스피200과 코스닥150을 활용한 방향성 매매가 활발했던 한 달이었다. 반등장에서도 인버스 거래가 높은 수준을 유지한 점은 투자자들이 상승 흐름을 따라가면서도 단기 변동성에 대비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 수급은 개인·외국인 매수, 기관 매도
투자자별 수급은 뚜렷하게 갈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은 4월 ETF 시장에서 3조6660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도 1조1198억원 순매수했다. 반면 기관합계는 4조9134억원 순매도했다.
4월 국내 ETF 수급. [이미지=더밸류뉴스]
기관 내부에서는 금융투자의 매도 규모가 가장 컸다. 금융투자는 3조6966억원 순매도했고, 은행도 6201억원 순매도했다. 투신은 4441억원, 보험은 2456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반면 연기금 등은 1303억원 순매수했다.
수익률 상위권이 레버리지와 테마형 ETF에 집중되고 개인이 순매수로 대응했다는 점은 4월 반등장 참여 주체가 개인 중심으로도 확산됐음을 보여준다. 외국인 역시 ETF 시장에서 매수 우위를 보이며 위험자산 선호 회복에 힘을 보탰다. 기관은 금융투자를 중심으로 차익 실현 또는 포지션 조정에 나선 흐름으로 해석된다.
◆ 5월 변수는 과열과 확산...혼합형 ETF 주목
지난 4월 국내 ETF 시장은 3월 급락 충격에서 벗어나 빠르게 고수익자산 선호로 이동했다. 키움증권은 4월 국내 ETF 순자산총액이 421조1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약 38조9000억원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300조원 돌파 이후 3개월 만에 400조원대에 올라선 만큼, ETF 시장의 양적 성장도 이어지고 있다.
다만 반도체 테마의 단기 급등 부담은 남아 있다. 키움증권은 SOX 지수가 단기 과열 영역에 진입한 점을 부담 요인으로 짚고, 금리 변동 가능성 등이 차익실현의 빌미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AI 투자 사이클이 반도체에만 머물지 않고 전력, 광통신, 로봇, 우주항공 등 인프라와 하드웨어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은 ETF 시장의 테마 순환을 이어갈 요인으로 꼽힌다.
중장기 자금 측면에서는 퇴직연금 계좌에서 활용 가능한 반도체 채권혼합 ETF도 관전 포인트다. 현행 규정상 DC와 IRP 계좌는 보유 자산의 30% 이상을 안전자산에 투자해야 한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채권혼합 ETF를 통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표 반도체주 비중을 높이는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KODEX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 RISE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 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 투자하는 혼합형 ETF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4월 국내 ETF 시장 총결산. [이미지=더밸류뉴스 | AI 생성]
결국 4월 ETF 시장은 ‘수익률은 반도체·AI전력, 거래는 지수형·레버리지, 수급은 개인·외국인 매수’로 요약된다. 지난 3월의 방어적 장세가 4월 공격적 반등장으로 바뀌면서 ETF 시장도 빠르게 방향을 틀었다. 이번 5월에는 반도체 급등 이후의 속도 조절과 AI 인프라 테마의 확산 여부가 ETF 시장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