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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버튼 하나로 거래? 금융 속살은 여전히 수작업!” …월가 엔지니어가 말하는 '금융 인프라의 민낯과 AI의 한계'

- 염상준 팔콘엑스 수석 엔지니어 인터뷰..."표준화 시장은 자동화, 맞춤형 시장은 여전히 수작업 의존"

- 가상자산 거래도 구조는 동일… 중간 인프라가 핵심

- AI는 트레이딩이 아닌 ‘관리 도구’… 속도 경쟁에서는 한계

  • 기사등록 2026-03-23 14: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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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소성민 기자]

최근 가상자산 거래소를 둘러싼 해킹과 공시 지연, 고객확인 위반, 수익구조 불안정 논란이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시장은 빠르게 진화하지만, 금융 인프라는 그 속도를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뉴욕에서 금융 거래 인프라를 구축해온 염상준 엔지니어에게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현장의 실상을 들어봤다. 그는 현재 미국 가상자산 거래회사 팔콘엑스(FalconX)의 수석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과거 골드만삭스(Goldman Sachs)와 사이먼마켓츠(SIMON Markets)에서 구조화 상품과 파생상품 트레이딩 시스템을 구축했다.

[인터뷰] “버튼 하나로 거래? 금융 속살은 여전히 수작업!” …월가 엔지니어가 말하는 \ 금융 인프라의 민낯과 AI의 한계\ 염상준 팔콘엑스(FalconX) 수석 엔지니어가 회사에서 포즈를 취해 전송한 모습. [사진=염상준]

Q. 한국에서는 ‘미국 금융은 대부분 자동화돼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 실제는 어떤가?

주식이나 채권처럼 표준화된 상품은 맞다. 거의 자동화돼 있다. 하지만 맞춤형이고 복잡한 영역은 전혀 다르다. 구조화 상품, 파생상품, 가상자산 장외거래(OTC) 시장에서는 최근까지도 통합된 디지털 인프라가 충분히 성숙하지 않았다. 이유는 단순하다. 참여자마다 시스템이 다르고 업계 표준이 없으며 결국 사람 손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Q. 구조화 상품 시장에서는 어떤 점이 특히 수동적이었나?

구조화 상품은 만기까지 쿠폰이 발생하고 기초자산 가격에 따라 수익 구조가 달라지며 중간에 거래도 가능한 상품이다. 이 전체 과정을 사람이 직접 처리해왔다. 더 큰 문제는 회사마다 방식이 다르다는 점이다. 골드만삭스와 HSBC가 만든 상품은 쿠폰 계산 방식, 발행 절차, 데이터 형식이 모두 다르다. 미국 퇴직연금 자산 약 48조 달러 중 상당 부분이 이 상품과 연결돼 있고, 이를 10만 명 이상의 금융 자문가가 투자자에게 연결하지만 이를 통합하는 플랫폼은 없었다.


Q. 대형 투자은행에서도 상황은 비슷했나?

겉으로는 디지털화돼 보이지만 핵심 과정은 여전히 수작업이다. 상품 가격이 결정되고 거래가 기록되며 규제 보고가 이뤄지는 과정은 사람 손을 거친다. 특히 골드만삭스의 초고액 자산관리(PWM) 트레이딩은 ‘화이트글러브’ 서비스라고 불릴 정도로 사람 의존도가 높다.


◆  “가상자산 거래도 구조는 같다… 보이지 않는 중간 인프라”


Q. 현재 일하는 가상자산 장외거래 시장도 같은 구조인가?

본질적으로 같다. 구조화 상품 시장에서는 상품마다 프로세스가 달랐다면, 가상자산 장외거래 시장에서는 유동성 공급자마다 시스템이 다르다. 대부분의 공급자는 전통적인 FIX 프로토콜 기반 서버를 사용하고 팔콘엑스는 클라우드 기반으로 설계돼 있다. 이 둘을 연결하는 것이 핵심 과제다. 이는 교과서적인 문제가 아니라 폐쇄적인 금융 시스템과 현대 클라우드 구조가 충돌하는 지점에서만 나타나는 문제다. 자산 종류만 바뀌었을 뿐 인프라가 뒤따라가지 못하는 구조는 동일하다.


Q. 일반 투자자가 앱에서 비트코인을 사면 실제로는 어떤 과정을 거치나?

많은 사람들은 ‘구매’ 버튼을 누르면 거래소에서 바로 체결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리테일 플랫폼이 주문을 모아 기관 장외시장에 헤징한다. 팔콘엑스 같은 회사가 그 역할을 한다. 미국에서 약 5500만 명이 가상자산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들의 거래 상당수가 이런 구조 위에서 이뤄진다. 이 중간 단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플랫폼이 멈추거나 투자자가 불리한 가격에 거래될 수 있다.

[인터뷰] “버튼 하나로 거래? 금융 속살은 여전히 수작업!” …월가 엔지니어가 말하는 \ 금융 인프라의 민낯과 AI의 한계\ 염상준 엔지니어는, 금융시장에서 새로운 자산이나 규제가 등장할 때마다 인프라가 따라가지 못하는 공백을 메우는 일을 해왔다고 밝혔다. [사진=염상준]

◆  “AI는 트레이딩을 대체하지 않는다… 인프라를 보조할 뿐”


Q. AI가 금융 인프라를 어떻게 바꿀 것으로 보는가?

과거 규제 준수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몇 달이 걸렸지만 지금은 AI 도구를 활용하면 며칠 안에 가능하다. 특히 내부 전용 언어까지 AI가 이해하는 수준까지 왔다. 다만 대부분의 금융사는 이런 시스템을 직접 구축할 여력이 없기 때문에 현실적으로는 API 기반 자동화가 더 빠르게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Q. AI가 트레이딩 자체를 대체할 수 있나?

전략에 따라 다르다. 매크로 전략에서는 이미 의미 있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초저지연 알고리즘 트레이딩은 완전히 다른 영역이다. 수십 밀리초 안에 거래가 이뤄지는 환경에서 AI의 추론 속도는 아직 경쟁력이 없다.


Q. AI가 시장 평균 수익률을 넘어설 수 있다고 보는가?

회의적이다. 알고리즘 트레이딩은 극도로 빠른 계산의 세계다. 0.05%의 가격 차이를 10밀리초 안에 포착해야 하는데 AI는 이 속도를 따라가기 어렵다. AI가 강점을 가지는 영역은 과거 데이터 분석, 이상 탐지, 리스크 관리 자동화다. 즉 트레이딩 자체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프라의 효율을 높이는 도구다.


Q. AI 도입이 확대되면 보안 문제는 어떻게 예상하나?

이미 2009년 골드만삭스 개발자가 고빈도매매 코드를 유출하려다 체포된 사례가 있다. AI가 시스템 깊숙이 들어갈수록 이런 문제는 더 복잡해진다. 그래서 오히려 AI를 내부 시스템에 연결하는 절차는 더욱 엄격해지고 있다.


Q. 여러 회사를 거치며 공통적으로 느낀 점은 무엇인가?

금융시장은 겉으로는 첨단처럼 보이지만 새로운 자산이나 규제가 등장할 때마다 인프라가 따라가지 못하는 구간이 반드시 생긴다. 그 공백을 메우는 것이 내가 해온 일이다. 기술 자체보다 더 어려운 것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움직이는 플레이어들 사이에서 표준을 만들고 합의를 이끌어내는 일이다. 골드만삭스, 사이먼마켓츠, 팔콘엑스 모두에서 이 점은 동일했다. 앞으로 한국에서도 이 문제에 대한 고민이 반드시 필요하다.


◆  인터뷰이 소개: 염상준

- 팔콘엑스(FalconX) 현물거래팀 수석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 전 골드만삭스(Goldman Sachs) 초고액자산관리(PWM) 구조화상품 트레이딩 엔지니어

- 전 사이먼마켓츠(SIMON Markets) 초기 개발 엔지니어

◆  회사 소개: 팔콘엑스(FalconX)
팔콘엑스(FalconX)는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가상자산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 기반의 금융 기술 회사다. 장외거래(OTC)를 중심으로 유동성 공급, 거래 중개, 리스크 관리 서비스를 통합 제공하며, 헤지펀드·자산운용사·핀테크 기업 등을 주요 고객으로 두고 있다. 클라우드 기반 인프라를 활용해 다양한 거래소와 유동성 공급자를 연결하는 것이 특징이다.


smso21@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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