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미건설(대표이사 배영한 조성준 김영길 김성철)이 건설업계 침체기 속에서도 실적 호조와 스마트건설 기술 혁신으로 주목받고 있다. 층간소음 간이측정시스템, BIM, IoT 플랫폼, VR, 드론 등을 비롯한 현장 실용 기술을 도입해 생산성과 품질을 높이는 한편, 자체사업 중심의 고수익 구조로 타 중견사와 차별화에 성공했다. 대형사들도 벤치마킹하는 IoT 플랫폼과 AI 챗봇 '우미린 GPT'는 현장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했으며, 서울대-카이스트 출신 공학도인 이석준 부회장의 프롭테크(부동산(Property)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 선제 투자로 '건설기술 R&D의 교과서'라 불리는 우미건설의 행보는 침체된 업계에 새 활로를 제시하고 있다.
◆매출 1.6조원·영업이익 354% 급증...분양매출 5778억원 달성
우미건설은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액 1조 5962억원, 영업이익 141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각각 77.1%, 354% 증가했다. 중견건설사로는 이례적으로 매출원가율을 2023년 90.9%에서 지난해 86.4%로 4.5%포인트나 내려 수익구조를 개선했다.우미건설 매출액 및 영업이익률 추이. [이미지=더밸류뉴스]
실적 호조의 핵심은 타 중견사들이 시행을 꺼리는 자체 주택사업에서의 분양 매출 급증이었다. 지난해 우미건설 분양매출액은 5778억원으로 전년(1,662억원)의 약 3배를 기록했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의 특성을 가진 자체사업은 건설사가 시공·시행·분양 전 과정을 책임지는 방식으로, 부동산 침체기에 대부분 건설사들이 기피했으나 우미건설은 오히려 이를 공격적으로 확대해 높은 수익성을 확보했다.
경쟁사들과 차별화된 금융비용 관리 전략도 주목할 만하다. 금융비용 자본화를 통해 291억원의 이자비용을 자산 가치에 반영함으로써 당기 손익을 효과적으로 관리했고, 이는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을 81억원 추가 개선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부채비율도 54% 수준으로 업계 평균(100% 미만)보다 훨씬 양호한 재무구조를 유지하며 위기에 강한 기업 체질을 입증했다.
경영 효율화를 위한 과감한 그룹 구조조정도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지난해 8월 1일에 (주)우미종합건설을 흡수합병했고, 종속기업인 (주)우미토건은 12월 30일 (주)강한건설과 (주)상아건설을 흡수합병했다. 이러한 구조조정은 계열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사업 집중도를 높이는 효과를 가져왔다.
미래 성장 기반도 탄탄하다. 지난해말 기준 우미건설의 진행 중인 계약 잔액은 1조5652억원으로, 대전성남 재개발(2128억원), 김포북변 재개발(2497억원) 등 대형 프로젝트들이 안정적인 미래 매출을 보장하고 있다. 서울 중랑구 상봉역4구역과 5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 시공권 확보를 통해 수도권 사업 비중을 높이는 전략적 변화를 시도하고 있어 향후 수도권 중심의 성장 모멘텀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콘크리트 스마트 강도관리'부터 'AI 챗봇'까지...우미건설, 실용 중심 스마트건설 선도
우미건설은 건설사 중 혁신 기술 도입에 앞선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이 연구소와 수십명의 전담인력을 투입하는 것과 달리 불과 9명의 스마트기술팀이 현장 중심의 실용적 기술 개발로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스마트건설 챌린지상과 스마트건설기술대상 4회 연속 수상이라는 성과는 이런 실용 기술력을 입증한다.우미건설 2024년 매출액 비중. [이미지=더밸류뉴스]
'층간소음 간편측정시스템'은 우미건설만의 독보적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시공 단계에서 스마트폰과 마이크로폰을 활용해 단 2분 내외로 단위세대의 바닥충격음을 측정하고 KS기준 준수 여부를 즉시 확인할 수 있어, 층간소음에 취약한 세대를 완공 전에 걸러내 성능을 보완할 수 있다. 울산과 음성현장 시범운용에서 완공 후 검사치와 오차가 미미한 것으로 입증되어 현재 전 현장으로 확대되고 있다.
'콘크리트 스마트 강도관리시스템'과 '스마트 프리체크 솔루션'은 하자 감소와 품질 향상에 탁월한 효과를 보이고 있다. 특히 콘크리트 강도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기술은 층간소음 저감과 함께 구조적 안전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으며, 기존 현장 점검에 의존하던 하자 검사를 디지털화해 시공 오류나 시스템 에러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고 있다.
우미건설의 스마트 건설 전략 핵심은 프리콘(Pre-Construction)이다. 착공 전 설계정보공유회를 개최해 협력업체와 한 팀을 구성하고 가상 시공으로 설계 오류와 시공 간섭을 사전에 제거하는 이 방식은 BIM, VR, 드론 등 다양한 기술을 융합해 공기 지연과 원가 상승 요소를 선제적으로 차단한다. 대형사들이 뒤늦게 도입하기 시작한 이 기술을 우미건설은 이미 주요 현장에 표준화해 적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현장 AI 기술 도입에도 앞장서고 있다. '우미린 GPT'는 현장 문제 해결 자문, 음성 회의록 작성, 외국인 근로자 다국어 지원 기능을 갖춘 AI 챗봇으로 법규·시방 기준 자동 검색과 회의록 자동 작성 등을 통해 현장 의사결정 속도와 정확도를 높이고 있다. 또한 'IoT 기반 스마트 린 앱'으로 세대 내 조명, 냉난방, 환기 등을 스마트폰으로 제어할 수 있으며, 국내 전자기업과 협력해 가전기기 제어까지 기능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석준 부회장, 공학도에서 부동산 혁신가로...건설-IT 융합 선도
서울대 전자공학과와 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 석사 출신의 이석준 부회장은 건설업계에서 보기 드문 공학도 CEO로서 우미건설을 디지털 시대에 맞는 첨단 기업으로 변모시키고 있다. LG산전(현 LS일렉트릭) 연구원 출신인 이 부회장은 원래 미국 유학과 창업을 꿈꿨던 IT 전문가로, 건설업에 뛰어든 후에도 기술 중심 사고를 바탕으로 한 혁신을 추구해왔다. 건설업계 특유의 수직적 문화와 달리 수평적 소통을 중시하는 리더십으로 직원들의 장기근속률을 높였고, 업계 평균을 크게 웃도는 잡플래닛 평점 3.5를 기록할 정도로 직원 만족도가 높은 기업문화를 조성했다.이석준 우미건설 부회장. [자료=우미건설]
이 부회장의 경영 전략 핵심은 '선택과 집중'이다. 무분별한 도급 확장보다 자체사업 중심의 내실 성장을 추구하면서도, 기술과 신사업에는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는 양면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특히 프롭테크 분야에 대한 투자는 업계에서 단연 돋보인다. 직방, 어반베이스, 카사코리아, 큐빅스 등 핵심 프롭테크 기업들이 이 부회장의 지원 아래 성장했으며, 직방 안성우 대표와 함께 100억원씩 출자해 설립한 브리즈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유망 스타트업 발굴에도 앞장서고 있다.
대형 부동산 투자를 통한 자산 확대에도 적극적이다. 2020년 퍼시픽자산운용 펀드에 앵커 출자자로 참여해 강남구 도곡동 'SEI타워'와 삼성역 '글라스타워' 지분을 총 4000억원 규모로 인수했으며, 본사를 'SEI타워'로 이전하며 지방건설사에서 서울 강남 기반의 전국구 기업으로 도약했다.
실버케어 분야와 오피스·물류센터·지식산업센터 등 비주거용 부동산 개발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서울아산컨소시엄의 일원으로 사업비 2조원 규모 청라의료복합타운 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LH 경기도 구리갈매 역세권 실버스테이 시범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등 고령화 사회에 대비한 신성장 동력 확보에도 앞장서고 있다. 또한 2020년 이후 미국 아마존 물류창고 개발 리츠 투자 등 해외 부동산 시장으로도 진출하며 글로벌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 부회장의 궁극적 비전은 우미건설을 부동산과 IT를 결합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것이다. 2022년 40주년 기념식에서 '종합부동산회사'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으며, 부동산의 기획·개발·투자·운영·관리 등 생애주기 전 과정을 아우르는 종합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린(Lynn)' 브랜드를 18년 만에 리뉴얼해 '순수함'을 강조하는 새로운 정체성으로 재정의하고 디자인을 간결화하며 MZ세대까지 아우르는 브랜드로 재탄생시켰다. 이러한 이석준 부회장의 혁신적 경영 전략은 우미건설을 중견 건설사에서 디지털 시대의 종합 부동산 기업으로 도약시키는 핵심 동력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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