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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이앤씨, 해외 SMR(소형모듈원전)에서 내수정체 해법 찾는다...600조 친환경 신시장 론칭

- '원자력 파트'→‘원자력·SMR사업팀' 키우고 해외 SMR 기업에 전략적 투자

- 30년 '대림맨' 박상신 대표 선임...주택·플랜트사업 신규수주 워밍업

  • 기사등록 2024-09-20 14: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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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박지수 서주호 기자]

DL이앤씨를 주력사로 둔 DL그룹(회장 이해욱)은 순수 건설그룹으로는 가장 사이즈가 큰 대기업집단이다(18위). 또 국토교통부가 발표하는 시공능력평가순위에서 순수건설사로 두번째로 높은 순위(5위)를 기록하고 있는 곳도 DL이앤씨이다.  


DL이앤씨가 캡티브 마켓(capive marker. 내부 시장)을 갖고 있지 않으면서 이같은 성과를 내고 있는 비결은 비즈니스 환경 변화를 발빠르게 포착해온 것에 있다. 2000년 1월 국내 최초 아파트 브랜드 'e편한 세상'을 선보이며 아파트 브랜드 시대를 연 건설사가 바로 DL이앤씨이다. 


DL이앤씨가 국내 주택 시장 침체로 도전을 맞으면서 다시 한 번 변신을 진행하고 있다. SMR(소형모듈원자로·Small Modular Reactor)로 대표되는 해외 시장이 그것으로 향후 성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순수건설그룹으로 국내 최대 대기업집단(18위)... 시공능력평가 5위, 전년비 한단계 ↑


DL그룹은 올해 초 공정위가 발표한 공시대상기업집단 18위를 기록했다. 그룹 매출액 12조 9560억원, 순이익 4800억원으로 전년비 각각 5.21%, 41.89% 감소했다. 계열사는 DL, DL이앤씨, DL건설이상 상장사), DL케미칼, DL에너지(이상 비상장사) 등 45개로 전년비 4개 증가했다. 


DL이앤씨, 해외 SMR(소형모듈원전)에서 내수정체 해법 찾는다...600조 친환경 신시장 론칭DL그룹의 지배구조와 현황. 2024. 6. 단위 %. [자료=공정거래위원회]

그룹 주력사 DL이앤씨는 올해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시공능력평가 5위를 기록했다. 전년비 한 단계 올랐다.  시공능력평가액은 9조 4921억원이었다. 순수건설사로 시공능력평가순위가 가장 높은 곳으로  대우건설(3위)이 있지만 대우건설도 애초에는 대우그룹이라는 캡티브 마켓을 기반으로 성장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DL이앤씨의 존재감은 남다르다. 


DL이앤씨, 해외 SMR(소형모듈원전)에서 내수정체 해법 찾는다...600조 친환경 신시장 론칭2024 시공능력평가순위. 단위 억원. [자료=국토교통부]

◆2022년 SMR 사업 진출, 조직 키우고 해외 SMR 기업에 전략적 투자 


DL이앤씨의 고민은 내수 시장 정체에 있다. 아파트 브랜드 'e편한 세상'으로 주택 시장을 기반으로 성장해온 DL이앤씨에게는 고민이다. 이 도전의 해결책으로 DL이앤씨는 지난 2022년 SMR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SMR은 전기출력 300㎿ 이하의 작은 원자로이며  주요 기기를 모듈화해 공장에서 제작이 가능한 차세대 원자력 발전 기술이다. 기후변화 대응과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한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SMR 기반의 글로벌 원자력발전소 시공사업의 시장규모가 오는 2035년 600조에 육박할 것으로 로 예상되고 있다. 


DL이앤씨는 지난 2022년 원자력 영업파트를 ‘원자력·SMR사업팀’으로 변경하고 조직 규모를 두 배 늘렸다. 이후 첫 투자로 미국 SMR 기업 ‘엑스에너지’에 2000만달러(약 268억원)의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같은 해 캐내다 원전기업 ‘테레스트리얼에너지’와도 파트너쉽을 체결했다. 투자 대상은 엑스에너지의 고온가스로(HTGR) ‘XE-100’과 테레스트리얼 에너지의 용융염원자로(MSR) ‘IMSR’이다. 


‘XE-100’은 80MW(메가와트)급 원자로 모듈 4기로 구성되며, 대형 트럭으로 이송할 수 있는 크기를 가지고 있어 운반에 유리하다. 반면에 총 생산 전력인 320MW는 소형 도시 하나가 쓸 수 있을 만큼의 강한 운반 능력을 보유했고, 60년동안 핵연료 교체 없이 쓸 수 있어 유지 측면에서도 장점을 가졌다.


‘IMSR’은 냉각제와 핵연료를 구분해 사용하는 기존 원자로와 다르게 액체 소금을 섞여있는 상태에서 사용한다. 또 원자로 사고에 있어서 핵연료가 달아올라 노심 일부가 녹아버리는 멜트 다운(노심 용융 사고) 관리가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인데, 용융원료는 이미 끓는점이 1000℃를 넘는 온도이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사고 위험성이 제로(0)에 가까운 것이 특징이다.


DL이앤씨, 해외 SMR(소형모듈원전)에서 내수정체 해법 찾는다...600조 친환경 신시장 론칭용융염로와 고온가스로 주요 기술 특성. [이미지=더밸류뉴스]이어 지난 8월에는 노르웨이 원전기업 ‘노르스크원자력’과 몽스타드 지역에 위치한 정규공장 내에 소형모듈원전(SMR)을 개발하는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노르웨이를 비롯한 유럽 시장이 소형모듈원전(SMR) 최대 시장으로 주목받는 만큼 선점자의 이점을 차지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더해 탄소중립 변화에 발맞춰 CCUS((탄소포집·활용·저장), 수소 등 신사업을 발굴해 나갈 예정이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소형모듈원전(SMR) 플랜트의 EPC(설계·조달·시공)에 더해 유지, 운영까지 전 주기의 기술 경쟁력 확보에 나설 계획"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SMR과 연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30년 '대림맨' 박상신 대표, 신사업 SMR·기존 주택사업 성과 관심↑


DL이앤씨의 새 CEO로 취임한 박상신 대표의 최우선 과제도 SMR 사업과 신규 수주에서 성과를 내는 것이다. 박상신 대표는 지난 8월 주택사업본부장에서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1962년생으로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85년 DL건설의 전신인 삼호에 입사하며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2008년 주택분양 담당 업무를 맡으며 상무로 승진했다. 이후 주택사업, 경영기획, 인사총무, 마케팅 등을 두루 거쳤다. 


박 대표 취임을 전후로 신규 수주가 이뤄지면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DL이앤씨는 최근 아산탕정 HUG(주택도시보증공사)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사업 신축 사업을 수주했다. 이는 충남 아산시 탕정면 매곡리 70-4번지 일대에 지하 3층~지상 29층·15개 동 규모 민간임대주택을 짓는 사업이다. 공사비는 4142억원이다.


또, DL이앤씨는 한국수력원자력과의 500MW(메가와트) 규모 양수발전소 1·2호기 토건공사를 계약 했다. DL이앤씨는 상·하부 댐과 지하 발전소, 수로터널 등 토목·건축공사를 총괄한다. 계약금액은 5034억원이다.


DL이앤씨, 해외 SMR(소형모듈원전)에서 내수정체 해법 찾는다...600조 친환경 신시장 론칭박상신(왼쪽) DL이앤씨 대표가 지난 8월 20일 영동양수발전소 건설공사 계약 체결식에서 황주호(가운데) 한국수력원자력 사장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DL이앤씨]

여기에다 DL이앤씨는 최근 서울 강남권 재건축 ‘대어’인 동 사업 시공사에도 선정됐다. 도곡개포한신 재건축은 아파트 816가구와 부대복리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공사비는 약 4385억원이다.  


그는 브랜딩 능력도 탁월한 것으로 알려졌다. DL이앤씨 주택사업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기기 전인 DL건설 대표이사 시절 아파트 브랜드 ‘아크로(ACRO)’ 런칭을 통해 성공적으로 고급 브랜드를 안착시켰다. 


DL이앤씨의 재무 건전성은 양호하다. 지난 2분기 K-IFRS 연결 기준 DL이앤씨의 부채비율은 103.32%로 상당수 건설사들이 차입금이 많아 부채비율 200%가 넘는 것을 감안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DL이앤씨, 해외 SMR(소형모듈원전)에서 내수정체 해법 찾는다...600조 친환경 신시장 론칭DL이앤씨의 최근 부채비율 변동 추이. 단위: %. [이미지=더밸류뉴스]

신영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우수한 재무능력과 DL건설 완전자회사 편입 후 건설사업에서의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5만3000원'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DL이앤씨의 20일 현재 주가는 3만 750원이다. 


tvn@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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