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대표이사 박종문)이 기업공개(IPO) 주관 실적 개선과 자산관리(WM) 부문 강화로 상반기 ‘깜짝 실적’을 거두며 주목받고 있다. 초고액자산가 고객 수도 업계 최초 4000명을 돌파해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 상반기 영업익 6708억, 전년동기比 23%↑
삼성증권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6708억원, 당기순이익 5110억원을 기록했다(이하 K-IFRS 연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7%, 26.4% 증가했다. 수익성 기준으로 한국투자증권에 이어 업계 2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특히 삼성증권의 IPO 주관 실적이 개선됐다. 기업분석전문 버핏연구소의 올 상반기 리그테이블 집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IPO 부문 3위를 기록했다. 공모금액 8571억원, 인수건수 4건이었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연간 IPO 집계에서 9위를 기록했었다. 삼성증권의 IPO 경쟁력이 개선됐음을 보여준다.
삼성증권은 올해 상반기 HD현대마린솔루션, 그리드위즈, 이닉스, 노브랜드 등의 IPO를 성공적으로 주관했다. 'IPO 대어'로 불린 HD현대마린솔루션의 경우, 삼성증권은 KB증권, 하나증권과 함께 공동 주관사로 참여해 7422억원의 대규모 공모를 이끌어냈다. 이는 삼성증권의 IPO 실적 개선에 큰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된다.
하반기에도 대어급 IPO 주관을 예고하고 있다.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메가존클라우드, 서울로보틱스, 파워오토로보틱스, DN솔루션즈, 리벨리온, 세미파이브 등 기업가치가 조 단위에 이르는 대형 기업들의 상장을 앞두고 있어, IPO 시장에서의 입지를 굳건히 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산관리 부문 경쟁력 ↑... 30억 이상 자산가 고객 4000명 돌파
뿐만 아니다. 삼성증권의 자산관리(WM) 부문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30억원 이상 자산을 보유한 초고액자산가 고객 수는 업계 최초로 4000명을 돌파하는 등 WM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IPO 주관 실적의 비약적인 성장과 WM 부문의 안정적인 성과는 삼성증권의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여주며, 향후 견고한 성장의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2023년 기준으로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한국 부자'는 45만6000명으로, 전년 대비 7.5% 증가했다. 이는 전체 인구의 0.89%에 해당하는 수치로, 자산관리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시장 변화에 발맞춰 삼성증권은 초고액자산가를 위한 'SNI(Success & Investment)' 서비스를 펼치고 있다. 이를 통해 고객당 평균 예탁자산이 254억3000만원에 달하는 등 고액자산가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30억원 이상 자산을 보유한 초고액자산는 지난해 말 대비 500명가량 증가했다.
또 삼성증권은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맞춰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고액자산가를 위한 전담 조직인 '영앤글로벌영업팀'을 신설했다. 이는 젊은 자산가들의 니즈에 맞춘 디지털 자산관리 플랫폼과 디지털 프라이빗뱅크(PB) 서비스 등을 통해 새로운 고객층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박종문 대표, 실적 개선하며 '30년 보험맨'→'증권맨' 변신
삼성증권의 실적 개선을 주도하고 있는 박종문 대표는 1990년 삼성생명에 입사해 30여년 동안 '보험맨'으로 근무하다 지난해 12월 삼성증권 CEO에 취임해 새 도전에 나섰다. '증권맨' 안착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 대표는 삼성생명 자산운용 부문 사장을 역임했고 자산관리 분야에서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삼성증권의 WM 부문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초고액자산가 대상 서비스 확대와 MZ세대를 위한 새로운 전략 수립 등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주목할 만한 점은 박 대표의 IB부문, 특히 IPO 주관 경쟁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다. 최근 메가존클라우드의 IPO 주관사 선정 과정에서 박 대표가 직접 프레젠테이션(PT)에 참석해 영업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취임 후 처음으로 IPO PT에 참여한 사례로 박 대표의 IB부문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고 있다.
박 대표는 임직원들과의 소통을 강화하며 조직 문화 개선에도 힘쓰고 있다. 허물없는 대화를 통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수렴하고, 이를 경영에 반영하는 등 소통 경영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고 평가 받고 있다. 최근에는 디지털 고도화에 나서면서 박 대표가 어느 정도의 성과를 낼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