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대표이사 김준)과 SK E&S(대표이사 추형욱) 합병 처리안 확정이 이틀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이번 합병이 성사될 경우 100조 원이 넘는 초대형 에너지 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SK는 양사 합병을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 중 하나인 배터리 사업을 살릴 기회로 보고 있다.
SK그룹이 지난달 28~29일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SKMS연구소에서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했다. [사진= SK그룹]
지난 14일 재계는 SK이노베이션과 SK E&S이 오는 17일 이사회를 열고 합병 안건을 처리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에 대응하고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재계의 사업 재편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계열사 간 분할과 합병이 기업의 존패를 결정하는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번 합병은 SK 사업 전반에 걸쳐 포트폴리오를 최적화하는 리밸런싱 작업을 추진하는데 있어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 추진 배경에는 SK E&S의 현금 창출 능력이 주된 요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SK㈜가 SK E&S 지분의 90%를 보유 중이며, 도시가스 자회사 등으로부터 안정적인 현금을 받아 SK㈜에 꾸준히 배당금을 지급하는 '캐시카우' 역할을 해왔다.
합병이 성사되면 SK E&S의 안정적인 수익 사업이 'SK온 살리기'에도 보탬이 된다. SK온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투자와 기술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SK E&S가 비상장사인 만큼 합병비율 산정 방식에 따라 주주 등 이해관계자들의 반발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두 회사의 합병비율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들린다.
주요 기업들이 고물가와 대내외적 악재로 인한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사업 재편에 나서고 있는 이때, SK의 이번 합병이 미래 기업 가치 제고 및 경쟁력 향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