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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지난해 매출 31조↑...알리·테무 '초저가 공습' 안 통하네

- 영업익 526% 성장으로 흑자전환...올해 2분기 결제금액도 '역대 최고'

- 'PB 상품 우대' 논란... '로켓배송' vs '공정경쟁' 딜레마

  • 기사등록 2024-07-17 16:4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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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이승윤 기자]

쿠팡이 중국 이커머스의 선전에도 자리를 지켰다. 올해 2분기 결제금액은 역대 최고치, 4~6월 신용·체크카드 추정 결제금액은 전년동기대비 15.07% 증가했다. 월별 결제액, 이용자수도 늘었다. 특히 이용자수는 알리, 테무와 2000명 이상 차이를 보이며 충성고객의 힘을 보여줬다. 국내 이커머스 업계의 희망퇴직이 이어지는 가운데, 쿠팡의 직원수도 2년 연속 증가하고 있어 그 비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알리·테무 공습에도 끄떡없어…쿠팡 충성고객 '굳건' 


올해 상반기 이마트를 제치며 새로운 키플레이어로 주목받은 쿠팡이 알리와 테무의 국내 진출로 새로운 경쟁자를 만났다. 그러나 중국 이커머스 공습으로 주춤함도 잠시, 올해 2분기 결제금액이 역대 최고치를 달성하며 실적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쿠팡 지난해 매출 31조↑...알리·테무 \ 초저가 공습\  안 통하네쿠팡 월간 활성 이용자 수. [자료=더밸류뉴스]

지난 4일 데이터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4~6월 쿠팡 신용·체크카드 추정 결제금액은 8조592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5.07% 증가했다. 월별 결제액도 4월 2조8296원에서 6월 2조875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용자 수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쿠팡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지난 4월 3090만명, 5월 3111만명, 6월 3129만명이다. 알리는 837만명, 테무는 823만명으로 전월 대비 각각 0.8%, 3.3% 늘었지만 여전히 쿠팡과 격차가 크다.


이는 쿠팡 충성고객이 이탈하지 않은 덕분이다. 알리와 테무는 초저가를 내세워 국내 이용자를 끌어들였지만, 발암물질, 퀄리티 문제 등으로 이용자들이 빠르게 이탈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쿠팡을 포함한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이 가격 혜택을 내세운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어 두 업체의 이용자수가 감소했다. 실제로 SSG닷컴, 이마트몰은 올해 3월, 11번가는 4월부터 각각 증가세로 전환했고 G마켓, 옥션은 5월 최대 쇼핑 축제 '빅스마일데이' 진행으로 이용자 수가 증가했다. 역으로 같은 시기 알리와 테무의 이용자수는 감소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는 최근 쿠팡의 유료회원 멤버십 월회비 58% 인상이 이용자수 감소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이번 인상에 대해 쿠팡 고객들은 58% 인상폭이 과하다 vs. 쿠팡 중독성으로 회원 탈퇴가 어렵다는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로켓배송'이 끌고 '마켓플레이스'가 밀고...이커머스 '희망퇴직' 속 2년 연속 직원수도 증가


쿠팡은 일자리 창출, 소상공인 지원 등 사회 공헌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최근 국내 이커머스 업계는 중국 이커머스 상륙에 따른 성장 둔화로 희망퇴직을 받는 중이다. 롯데온은 지난달 근속 3년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했고 SSG닷컴도 지난 10일 법인 설립 이래 처음 근속 2년 이상의 본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는다고 밝혔다.


쿠팡 지난해 매출 31조↑...알리·테무 \ 초저가 공습\  안 통하네쿠팡 전체 직원 수. [자료=더밸류뉴스]

이와 대조적으로 쿠팡의 물류와 배송을 담당하는 풀필먼트서비스(CFS)와 로지스틱스서비스(CLS)는 2년 연속 직원 수가 증가해 올해 국내 대기업 고용 인원 증가수 1위를 달성했다. 지난달 말 쿠팡 본사, CFS, CLS, 8개 물류센터(안성, 고양, 대구, 동탄, 목천, 용인, 인천, 부천) 직원 수는 7만4220명으로, 지난해 12월 말 대비 9.18% 증가했고 지난해 12월 말 직원수도 전년동기대비 16.89% 증가했다. 특히 CFS와 CLS 직원 수 증가가 눈에 띈다. CFS, CLS, 8개 물류센터만 놓고 보면 지난해 12월 말 직원수는 전년동기대비 30.84% 증가했다.


이는 핵심 사업인 로켓배송 강화에 따른 본사 배송인력을 CLS로 이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늘어난 로켓배송·로켓그로스의 충성고객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해당 사업을 담당하는 곳으로 직원들을 보낸 것이다. 로켓배송과 그로스의 호조로 쿠팡의 실적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31조8298억원, 영업이익은 617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각각 19.7%, 526.68%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흑자전환했다.


쿠팡 지난해 매출 31조↑...알리·테무 \ 초저가 공습\  안 통하네이성용(왼쪽) 태리제화 대표와 허정우 허브앤티 대표가 자사 제품을 배경으로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쿠팡]

쿠팡의 오픈마켓 서비스 ‘마켓플레이스’는 소상공인의 온라인 진출에 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마켓플레이스에 입점한 소상공인들은 매출이 크게 느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부산 수제화 업체 '태리제화'는 처음 온라인에 진출했을 때 국내외 유명 브랜드에 밀려 어려움을 겪었다. 연 매출이 1000만원을 밑돌았던 태리제화는 마켓플레이스 입점 후 1년 뒤인 지난해 연 매출 6억원을 달성했다. 경남 함양군 농업회사 '허브앤티'도 마켓플레이스 입점 후 자사 브랜드 '다하다'를 론칭하며 3년 뒤 월 매출이 75배 성장해 3억원을 달성했다.


태리제화와 허브앤티의 성공에는 쿠팡의 탄탄한 고객층이 주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장사가 잘 되려면 교통이 편리하거나 사람이 많이 다니는 곳에 가게를 차려야 하는데 온라인에서는 쿠팡이 그런 역할을 하는 것이다. 또 편리한 판매 관리 시스템을 갖춰 판매자 혼자 상품 등록, 판매, 관리를 담당할 수 있어 인건비와 판매가를 낮출 수 있다. 이 외에 판매자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별도 비용 없는 골드박스, 무료 상품 노출 프로모션, 무료 온라인 세미나를 제공한다.


◆쿠팡 '알고리즘 논란'...'상품 진열 권한' vs '공정 경쟁' 


그러나 좋은 일만 있는 건 아니다. 쿠팡은 최근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1400억원을 부과받았다. 공정위는 알고리즘을 조작해 상품을 진열했다고 주장하고, 쿠팡은 상품 진열이 유통업체의 고유 권한이라고 주장하며 대립하고 있다.


쿠팡 지난해 매출 31조↑...알리·테무 \ 초저가 공습\  안 통하네쿠팡 PC에서 '생수'를 검색했을 시 뜨는 쿠팡 랭킹순 제품. [사진=쿠팡]

공정위는 지난달 13일 쿠팡의 알고리즘 조작을 통한 상품 진열에 대해 과징금 1400억원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공정위가 지적한 것은 상품 검색순위인 '쿠팡랭킹'이다. 판매량, 구매후기 수, 평균 별점 등을 반영해 산정하는 것으로 검색순위가 높을 수록 우수한 제품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공정위는 실제 검색 랭킹을 보면 쿠팡 자체브랜드(PB)가 많이 뜬다고 강조한다. 


이에 대해 쿠팡은 입장문을 통해 상품 진열은 자사의 권한이라고 반박했다. 쿠팡은 PB 상품을 직매입해 창고에 쌓아 두고 주문이 들어오면 즉시 로켓배송을 통해 배송한다. 이미 사들인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노출이 많이 돼야 하기 때문에 검색 상단에 해당 제품을 배치하는 것이 맞고 이를 못하게 되면 로켓배송을 못하게 된다는 것이 쿠팡의 주장이다. 소비자들도 출처를 알 수 없는 오픈마켓 상품보다 로켓배송 상품을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는 평이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쿠팡이 논점을 흐리고 있다고 재반박했다. 공정위가 알고리즘 조작을 의심한 이유는 임직원들이 작성한 구매후기와 높은 별점이 발견됐기 때문이지 로켓배송과 일반적 상품 추천을 비판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쿠팡은 현재 공정위 제재에 대한 반박문을 계속 발표하고 있다. 쿠팡의 모기업 쿠팡Inc.도 이러한 내용을 난달 14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공시하며 반박에 나서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lsy@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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