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그룹이 허영인 회장에 대한 구속 영장 청구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SPC그룹은 4일 입장문을 통해 "지난 3일 검찰이 허영인 SPC 회장에 구속영장을 청구한 데 대해 강한 유감의 뜻을 표한다"며 "병원에 입원 중인 고령의 환자에 대해 무리하게 체포영장을 집행하고 피의자에게 충분한 진술 기회와 방어권도 보장하지 않은 채 구속영장까지 청구할 정도로 이 사건에서 허 회장의 혐의가 명백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허영인 회장의 잇따른 기소...과거 무죄 판결 이후 반복되는 상황
SPC그룹은 지난 3일에 이어 강경한 어조로 검찰의 영장 청구에 반발했다. 허 회장이 검찰의 출석 요구에 중요한 사업상 일정을 이유로 일주일 연기를 요청했으나 검찰이 이를 거절했다며 "조사를 회피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또 SPC그룹은 검찰이 허 회장의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반복적으로 출석을 요구하고, 불출석 상황을 마치 출석에 불응하는 것처럼 언론에 여과 없이 공개한 점을 지적하며 유감을 표명했다. 이는 검찰에 대한 이례적인 수준의 반발로 해석된다.
SPC그룹은 "허영인 회장은 얼마 전에도 검찰의 부당한 기소로 법원에서 전부 무죄를 선고받은 바 있다"며 "SPC그룹의 글로벌 사업 확장을 위해 중요한 시기에 유사한 상황이 반복돼 매우 유감"이라고 토로했다.
앞서 허 회장은 2021년 11월 SPC 계열사 간 부당 내부거래 및 일감 몰아주기 등 혐의로 검찰에 의해 불구속기소 된 바 있다. 당시 검찰은 SPC그룹이 계열사인 SPC삼립과 파리크라상, PB파트너즈 등과 부당한 내부거래를 통해 440억원대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보고 수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2023년 1월 대부분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제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들에게 현저히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한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거래 정황과 과정, 규모 등을 종합해 볼 때 경제적 합리성이 있는 범위 내의 거래로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1년반도 채 지나지 않아 허 회장은 노조 와해 공작과 관련한 새로운 의혹에 휩싸이게 됐다. SPC 관계자는 "과거 무죄 판결을 받았음에도 유사한 상황이 반복돼 안타깝다"며 "이번에도 허 회장의 결백이 가려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전했다.
◆민노총 탈퇴 강요 의혹으로 시작된 수사...엇갈린 주장에 대한 결과 주목
SPC 허영인 회장은 2019년 7월부터 2022년 8월까지 자회사 PB파트너즈를 통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소속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들에게 노조 탈퇴를 종용하고 승진 인사에서 불이익을 준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관련 혐의로 황재복 SPC 대표를 구속한 데 이어 허 회장에 대해서도 소환을 시도했으나 불응하자 결국 구속 영장을 청구하기에 이르렀다. 검찰은 황 대표가 "허 회장의 지시에 따라 노조 탈퇴 강요가 이뤄졌다"는 취지로 진술한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SPC 측은 혐의에 대해 부인하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수사 내용은 검찰 외엔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수사나 재판 과정에서 소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은 이르면 4일 허영인 회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할 예정이다. 법원이 구속 영장을 발부할지, 허 회장의 방어권 보장 차원에서 기각할지 주목된다. SPC그룹의 경영 공백과 향후 검찰 수사 향방에도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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