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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집단 탐구] ㉜삼성그룹, "재계 1위 향후 30년 더 간다" 전망 나오는 3가지 이유

- 22년째 부동의 재계 1위... 반도체 성장하며 향후에도 고성장 예고

- 삼성전자, 그룹 전체 매출액 70%... 과도하게 비중 높아

  • 기사등록 2023-12-01 18:4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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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의 '2023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이름을 올린 국내 대기업집단의 지배구조와 경영 현황, 비즈니스 전략 등을 분석하는 '대기업집단 탐구'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재계순위'로도 불리는 공정위의 올해 공시대상기업집단을 심층 분석해 한국 경제와 재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겠습니다.[편집자주]
[더밸류뉴스=김인식 기자]

삼성은 언제까지 재계 1위를 유지할 수 있을까? 


한국 재계에서 불변의 대기업집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삼성그룹(회장 이재용)을 지켜보면서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궁금증이다. 


최근들어 삼성그룹은 실적 기준으로 나머지 대기업집단을 그냥 앞서는 것을 넘어 '초격차'를 벌리고 있다. 삼성그룹의 재계 1위가 반영구적으로 깨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렇지만 비즈니스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영원한 것은 없다'. 


삼성그룹의 미래는 어떤 프레임에 그려 넣어야 하는걸까. 여기에 맞춰 한국의 직장인, 경영자, 주식투자자, 취업준비생은 어떤 준비를 해야하는 걸까. 


◆2001년 현대그룹 제치고 1위... 22년째 '넘버 1' 


삼성그룹은 올해 초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한기정, 이하 공정위)가 발표한 공시대상기업집단 1위를 기록했다. 2001년 현대그룹을 앞서며 1위에 오른 이후 22년째 불변의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룹 전체 매출액 418조7680억원, 순이익 37조3050억원을 기록했다(이하 K-IFRS 연결). 계열사는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이상 상장사), 삼성디스플레이, 삼성바이오에피스(이상 비상장사) 등 63개이다. 


[대기업집단 탐구] ㉜삼성그룹, \삼성그룹의 지배구조와 현황. 

숫자로만 나열돼 있어 감이 오지 않을 수 있는데 이를 풀어쓰면 느낌이 온다. 


삼성그룹의 연매출액 418조7680억원은 하루도 빠짐없이 조(兆) 단위 매출액(1조1400억원)을 거둬야 도달할 수 있는 금액이다(1년이 아니라 하루다). 대기업집단 2위 SK그룹 매출액(224조1920억원)의 약 두 배이며, 지난해 코스닥 상장사(약 1600개) 매출액 합계액(약250조원)의 1.6배이다. 다시 말해 코스닥 상장사들이 거둔 매출액을 모두 합쳐도 삼성그룹 매출액의 60% 가량에 불과하다는 의미이다. 삼성그룹이 한국 경제와 재계에서 어느 정도의 비중과 위상을 차지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대기업집단 탐구] ㉜삼성그룹, \2023 공시대상기업집단 순위. [자료=공정거래위원회] 

그런데 삼성그룹의 이같은 실적을 하나씩 분석해보면 삼성그룹이 처한 현황과 미래가 엿보인다. 


우선, 삼성그룹의 매출액 절대액은 삼성전자(대표이사 경계현 한종희)라는 단일 기업에서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매출액은 302조2314억원으로 삼성그룹 전체 매출액의 72.17%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나머지 62개 계열사의 매출액을 모두 합쳐도(116조5370억원) 삼성전자 매출액의 3분의 1가량에 불과하다. 삼성전자 매출액은 삼성그룹 계열사 가운데 매출액 2위를 기록하고 있는 삼성물산(43조1617억원)의 7배나 된다. "삼성그룹은 삼성전자(前者)와 삼성후자(後者)로 나뉜다"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결국 삼성그룹의 미래는 삼성전자의 미래 업황과 경쟁력에 달려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대기업집단 탐구] ㉜삼성그룹, \삼성그룹 7대 계열사 매출액 순위. 단위 억원. 2022년 K-IFRS 기준.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반도체, AI·챗GPT 등의 필수 산업... 향후에도 고성장 예고 


삼성전자는 무슨 사업을 하는가. 


삼성전자의 주력은 반도체이다. 삼성전자 매출액 비중을 살펴보면 크게 반도체(스토리지, 파운드리 등 포함) 40%, IM(IT&모바일) 40%, CE(Consumer Electronics) 20%로 이뤄져 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반도체는 성장산업이다. '반도체 석학' 김정호 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과 교수에 따르면 반도체는 지금도 성장산업이지만 AI(인공지능), 챗GPT, 가상현실(VR), 빅데이터 등으로 대표되는 미래 유망산업에서는 필요성이 더 커지고 있는 필수 소재이다. 김정호 교수의 저서 '공학의 미래'(쌤앤파커스 펴냄)를 보면 AI, 챗PT 등의 신기술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등장하면서 반도체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심지어 반도체는 요즘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가 주도하면서 새롭게 뜨고 있는 뇌 과학에서도 꼭 필요하다. 인간 뇌를 분석하기위해서는 뇌 속에 반도체 센서를 심어야 하기 때문이다. 반도체가 들어가지 않는 곳이 사실상 없다는 의미이다. 삼성전자가 향후에도 고성장이 예고되고 있는 배경이다. 


[대기업집단 탐구] ㉜삼성그룹, \삼성전자의 최근 10년 매출액, 영업이익률 추이. 단위 억원, %. [자료=삼성전자 사업보고서] 

삼성전자가 향후에도 상당기간 국내는 물론이고 글로벌 반도체 1위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또 다른 이유는 반도체가 상위 1, 2위만이 살아 남는 승자독식(winner takes all)산업이라는 특성 때문이다. 


반도체 사업의 성패는 가격(price)에 의해 결정되는 데, 반도체 기업이 가격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조(兆) 단위 투자로 대량생산(mass production)을 해서 가격을 낮춰야 한다. 대량생산→규모의 경제(economy of scale)→가격 인하의 구조다.  


그런데 조 단위 투자를 할 수 있는 곳은 이익을 내고 있는 상위 기업만이 가능하다. 나머지 기업은 이익을 내지 못하기 때문에 대규모 투자를 할 수 없고, 그렇기 때문에 가격을 낮출 수 없고, 결국 도태된다. 지난 30여년 동안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벌어진 구조조정의 역사가 이를 보여준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3개가 과점하며 막대한 이익을 내고 있지만 신규 진입자가 등장하지 않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기업집단 탐구] ㉜삼성그룹, \반도체 산업 구조조정의 역사. 

이렇게 생각하면 삼성그룹이 향후 적어도 한 세대 정도는 현재의 1위를 유지할 것이라는 추론에 힘이 실린다. 한국 경제가 삼성그룹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본다면 한국 경제의 미래도 긍정론으로 기운다. 


물론 마냥 긍정적이지는 않다. 현재도 삼성그룹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인데(약 70%) 향후에는 더 기형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 그렇게 되면 한국경제도 반도체라는 단일 산업의 영향을 크게 받을 것이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이 지난달 발표한 기업순위에서 삼성전자는 25위를 차지했다. 국내기업으로는 유일하게 30위권에 있다. 

 

2001년 삼성그룹이 재계 1위로 올라선 배경에는 경쟁사들이 흔들리거나 몰락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삼성그룹을 앞서며 재계 1위이던 현대그룹은 2000년 이른바 '왕자의 난'을 겪었고 이듬해 현대전자와 현대건설이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사세가 급격히 위축됐다. 삼성그룹은 이때 재계 1위로 올라섰다. 또, 한때 삼성그룹보다 재계 순위가 앞섰던 대우그룹은 과도한 부채와 분식회계로 1997년 외환위기(IMF) 직후 공중분해됐다. 박정희 정권의 경제개발을 계기로 한국 재계를 주도하던 '삼성, 현대, 대우' 가운데 삼성이 유일하게 온전하게 남아있는 셈이다.  

 

◆'이재용 회장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화재' 지배구조

 

삼성그룹은 올해로 업력(業力) 75년을 맞았다. 고(故) 이병철(1910~1987) 창업 회장이 일제강점기이던 1938년 29세에 대구 부수동(현 대구시 중구 인교동)에 삼성상회(三星商會)'를 개업하면서 모습을 드러냈다. 이병철 회장은 당시 경남 김해에서 농지 사업에 실패했고 심기일전의 각오로 자본금 3만원(현시가 약 4억원)으로 세웠다. 


처음에는 농산물과 별표국수 등을 판매했다. 이병철 회장 장남 고 이맹희(1931~2015) 회고에 따르면 매출은 늘었지만 수익금을 공장설비에 쏟아 붓느라 이병철 회장 가족은 공장 귀퉁이에서 새우잠을 잤다고 한다. 1953년 제일제당(현 CJ제일제당)을 설립해 국내 최초로 설탕을 국산화하며 사세를 크게 키웠다. 이병철 회장의 '호암자전'을 보면 "제일제당으로 큰 수익을 내면서 나는 조선에서 손꼽히는 부자가 됐다"고 밝히고 있다. 


삼성그룹 주력사 삼성전자는 지난 1969년 설립됐다. 이병철 회장이 한국비료의 사카린 밀수로 사회 물의를 빚었던 ‘한비사건’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가 1968년 경영복귀와 함께 전자산업 참여를 밝히면서 태동했다. 


이재용 회장은 고 이병철 회장, 고 이건희(1942~2020) 회장의 뒤를 이어 지난해 10월 삼성그룹 총수에 취임했다. 삼성그룹의 지주사에 해당하는 삼성물산(18.10%)을 비롯해 삼성생명(10.44%), 삼성전자(1.63%), 삼성SDS(9.20%) 지분을 갖고 있다. 


[대기업집단 탐구] ㉜삼성그룹, \삼성그룹 오너 가계도와 지분현황. 

이재용 회장 여동생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는 삼성물산 6.23%, 삼성생명 6.92%, 삼성전자 0.93%, 삼성SDS 1.95% 지분을 갖고 있다. 이건희 회장의 차녀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삼성물산 6.23%, 삼성생명 1.73%, 삼성전자 0.02%의 지분을 갖고 있다.


kis7042@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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