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백신 수급이 불확실한 가운데, 설상가상 국내산 백신의 상황마저 좋지 않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산 백신 개발이 빠르면 내년 말, 늦으면 내후년 초 완료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등록된 백신 임상은 총 5건으로, 모두 1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돼 실망감을 더하는 상황이다.
18일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수급 현황 및 계획을 발표해 관심이 집중된다. 이날 보건복지부는 '코로나19 백신 확보 현황 및 예방접종 계획안'을 통해 "화이자 및 얀센은 12월 안으로, 모더나는 내년 1월 계약 체결을 목표로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백신의 완벽한 확보는 아스트라제네카 제품만 완료된 상황이다.
계약이 이뤄진다고 해도 수급 및 접종은 내년 3월 혹은 그 이후로 예상된다. 최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백신 접종을 3월 이전에 시작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으나, 이날 보건복지부는 "백신 예방접종은 내년 2~3월 국내 도입 후 신속하게 진행해 인플루엔자(독감) 유행 시기인 11월 이전에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제시했다.
이에 일각에선 국내산 백신에 대해 기대감을 밝히고 있지만, 이 역시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임인택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은 "희망컨대 우리나라에서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이 내년 말이나, 늦어도 내후년 초에는 개발이 완료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사실상 국내산 백신이 해외 제품보다 앞서 개발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뜻을 드러냈다.
현재 식약처가 승인한 코로나19 백신 관련 임상시험은 5건이다. △국제백신연구소 INO-4800 △제넥신(095700) GX-19 △에스케이바이오사이언스 NBP2001 △셀리드(29966)0 AdCLD-CoV19 △진원생명과학(011000) GLS-5310이다.
올해 6월 국제백신연구소와 제넥신이 5건 중 가장 빠르게 임상 1상에 돌입했으나, 현재 5건 모두 임상 초기 단계인 임상 1상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일반적으로 임상 1상은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안전성 테스트로, 코로나19 중증 환자에게 투여하진 않음을 의미한다.
국내 백신 개발 선두주자로 볼 수 있는 제넥신이 그나마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한때 판단됐으나, 제넥신은 백신후보물질 ‘GX-19’를 최근 ‘GX-19N’으로 변경해 임상1상부터 다시 진행한다고 밝혔다. GX-19는 이번 달 안에 임상 2상에 진입할 계획이었으나, 새로운 후보물질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만큼 개발은 더욱 늦춰질 전망이다.
이에 대해 제넥신 관계자는 "코로나19 백신 개발 후발 주자로서 GX-19의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판단, 최근 새로이 출현하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변이체 발생 및 회복 후 재감염에 대비할 수 있는 GX-19N의 개발 전략을 발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GX-19의 코로나19 백신 효능이 현재 유통되는 백신에 비해 두드러지지 못해 코로나19 변이체를 타깃으로 재개발하겠다는 움직임이다. 다만 이 역시 빠른 시일 내에 개발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면서, 꽤나 긴 시간을 해외 제품에 의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들은 "코로나19 의심환자 및 노약자들은 내년 3월부터 접종이 가능하겠으나, 건강한 성인들은 내년 중순이나 말을 기대해야 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