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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보∙뉴트로∙레트로...유통계, ‘나는 달라’ 이색 마케팅 경쟁

- 시멘트 표지 팝콘∙아이스크림 맛 빵 등 타 기업과 협업 메뉴 출시

- 레트로 감성 살린 오프라인 매장 인기

  • 기사등록 2020-12-04 18: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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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신현숙 기자]

올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타격을 받은 유통업계가 이색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유통 기업이 타 기업과 콜라보레이션을 해 독특한 굿즈를 내놓기도 하고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에 주력한 뉴트로와 레트로 마케팅도 이어가고 있다. 


2일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귀뚜라미와의 협업을 통해 ‘귀뚜라미보일러 핫팩’을 선보였다. 핫팩 수요가 본격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하는 겨울 시즌을 앞두고 제작한 첫번째 브랜드 콜라보 프로젝트 상품이다.


실제 예년 보다 이르게 시작된 추위에 편의점 핫팩 수요도 늘고 있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최저기온(서울 기준)이 0도 수준을 기록하기 시작했던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1일까지 핫팩 매출은 전년비 20.2% 증가했다.


세븐일레븐은 “‘귀뚜라미보일러 핫팩’은 패키지에 귀뚜라미보일러의 귀뚜라미 캐릭터를 활용해 ‘보일러처럼 따뜻한 핫팩’이라는 콘셉트의 이색 상품”이라며 “부모님 세대의 향수와 젊은 세대의 호기심을 자극하도록 디자인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정 세븐일레븐 담당MD는 “최근 레트로 감성 트렌드가 주목 받으면서 일상생활에서 익숙한 브랜드와의 콜라보 상품들이 소비자에게 색다른 재미와 추억을 선사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븐일레븐의 이색 콜라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달 유동골뱅이와 손잡고 골뱅이맥주를 출시한 데 이어 천마표 시멘트 포대 디자인을 상품 패키지에 활용한 ‘천마표시멘트팝콘'도 출시한 바 있다.


세븐일레븐의 ‘골뱅이맥주’(왼쪽부터), ‘천마표시멘트팝콘', ‘귀뚜라미보일러 핫팩’. [사진=더밸류뉴스(세븐일레븐 제공)]

CU 역시 밀가루 회사 대한제분의 브랜드 곰표를 활용한 이색 제품을 선보였다. CU는 곰표 맥주와 곰표 팝콘을 출시했는데 곰표 맥주는 출시한지 3일만에 초도 생산물량 10만개를 완판하기도 했다. 곰표 시리즈의 흥행에 최근에는 세 번째 협업 상품으로 곰표 나초까지 출시했다.


이승택 BGF리테일 음용식품팀 MD는 “일반적으로 콜라보 상품은 재미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10~20대 젊은층을 겨냥해 출시되지만 곰표 밀맥주는 중장년층에게도 공감을 얻으며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유통기업과 타 기업의 콜라보에 이어 식품기업 간의 협업 제품도 돋보인다. 빙그레(005180)와 베이커리 브랜드 뚜레쥬르가 ‘메로나’ 아이스크림을 모티브로 케이크, 빵 등을 선보이기도 했다. 올 여름 출시된 이 제품은 당시 30만개 이상 판매됐다. 최근 소비계의 큰 손으로 떠오르는 MZ세대에게 호응을 얻으며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마니커(027740)의 경우 패션브랜드 4XR과 손잡고 굿즈를 판매하고 있다. 굿즈는 판매용 가방에 마니커 통닭 포장 이미지를 삽입하는 등의 디자인으로 구성돼 있다. 식품 기업이 의류 회사와 손잡고 의류 제품을 내놓은 것이다. 이번 제품들은 맨투맨, 가방, 넥타이, 속옷 등이다.


기존 메뉴와 캐릭터를 더한 제품들도 속속 나오고 있는데 매일유업(267980)은 최근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게임 캐릭터를 적용한 제품을 선보였다. 매일유업의 '우유속에' 제품 앞에 카트라이더 캐릭터들을 넣은 '우유속에 초코라이더', '우유속에 딸기라이더'를 출시했다. 


동아오츠카 역시 블리자드와 협업을 진행했는데, 오로나민C와 최근 출시된 블리자드 하스스톤의 신규 확장팩 '광기의 다크문 축제'를 함께 콜라보한 '오로나민C X 하스스톤 다크문 축제 드링크'를 선보였다.


◆이색 제품을 직접 만나는 매장도 인기


이 같은 콜라보 제품을 선보이는 기업도 있으나 아예 ‘이색 매장’을 열고 마케팅을 진행하는 곳도 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로 온라인 시장이 커지고 있으나 물건을 직접 보고 만질 수 있는 오프라인 매장만의 특징을 살려 새롭게 다가간다는 방침이다. 이색 매장의 경우 최근 2030세대에게 관심을 받고 있는 을지로, 성수동 등에 주로 자리잡았다. 


하이트진로가 서울 성수동에 문을 연 팝업 스토어 '두껍상회'. [사진=더밸류뉴스(하이트진로 제공)]

최근 하이트진로(000080)가 서울 성수동에 오픈했던 어른이 문방구 ‘두껍상회’가 70일간(8월 17일~10월 25일)의 영업을 마무리했다. 두껍상회는 진로의 캐릭터 두꺼비 굿즈를 비롯 하이트진로의 굿즈와 판촉물을 판매한 팝업스토어다. 국내 주류업계에서 생소했던 캐릭터와 굿즈 마케팅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와 함께 영업기간 동안 약 1만명의 방문 기록을 남겼다.


지난달 29일에는 코오롱스포츠가 낙원악기상가가 위치한 낙원빌딩 1층에 콘셉트 스토어 '솟솟상회'를 열었다. ‘솟솟상회'는 코오롱스포츠의 상록수 로고를 한글로 표현한 ‘솟솟’을 활용해 뉴트로 분위기를 연출한 코오롱스포츠의 두번째 콘셉트 스토어이다. 솟솟상회에서는 코오롱스포츠의 헤리티지 상품을 리셀(re-sell)한다. 예전 상품이지만 지금 당장 입어도 느낌을 살릴 수 있도록 이번 시즌 상품과 함께 매치해 디스플레이했다.


이와 함께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레트로 즐길거리’도 준비했다. 옛날 학교 앞 문구점에서 볼 수 있었던 아케이드 오락기는 물론, 추억의 뽑기 오락기도 비치했다. 밀레니얼 고객들에게는 새로운 놀이 문화를 보여주는 한편, 기존 고객들에게도 옛 추억을 소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처럼 유통업계가 타 기업과 콜라보를 하거나 레트로 등 이색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이유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다.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가잼비’, ‘펀슈머’ 등 재미를 추구하는 소비 경향이 확대되며 이러한 협업 상품들이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로드 아이템으로도 인기가 좋아 홍보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색 상품을 내놓음으로써 판매량이 늘고 있는 추세”라며 “앞으로도 고객 니즈와 트렌드를 반영해 기업별로 새로운 제품이 많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shs@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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