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의 인수합병(M&A) 소식 이후 각종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경영권 분쟁을 이어오고 있는 3자연합 등에서 재벌 특혜라는 지적이 나오자 KDB산업은행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럼에도 행동주의 사모펀드(PEF) KCGI의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소송이 인용돼 한진칼(180640)에 대한 제3자 유상증자가 실패하면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간 통합이 무산될 전망이다. 산은은 이 경우 양대 항공사 체제로 경영정상화 방안을 마련하는 등 차선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19일 이동걸 산은 회장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인수 관련 온라인 브리핑을 열고 앞선 인수 공식 발표 이후 지속되는 논란에 입장을 밝혔다.
이 회장은 “글로벌 항공운송사업은 대호황 이후 찾아온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로 붕괴 위기”라며 “이 문제는 대한민국의 앞으로 항공산업의 명운이 달린 문제”라고 언급했다.
그는 “국내 빅2가 경쟁하며 나가는 것이 유리하다는 이야기가 있었으나 변화환경에서는 유효하지 않은 명제”라며 “이제는 합쳐서 경쟁을 높이고 최대한 국제 경쟁력을 키우는게 국적항공사와 우리 국제항공운송업이 살아남는 유일한 길”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항공업이 직격탄을 맞아 시간이 없다고 부연 설명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비용이 늘고 정상화가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실제 전세계 각국에서 항공업에 대한 정부 지원이 이뤄지고 있음에도 파산하는 항공사가 속속 나오고 있다. 이 회장은 국내 역시 이대로 가면 공멸이라고 판단해, 조속한 양사 통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에 논란이 된 국민 혈세로 재벌에 특혜를 준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재벌 특혜가 아닌 항공운수업과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특혜라는 것이다. 아울러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만난 적이 없다고도 했다. 한진칼 협상을 했기 때문에 대표로 참여한 것이지 주주로서 접촉한 건 아니라는 것이다.
이 회장은 “조원태 회장이 경영권 가진 사람이기 때문에 책임을 쥐게 하려고 그의 지분을 담보로 인수를 진행하는 것”이라며 “반대로 3자 연합이 경영권 가지고 있다면 강성부 대표(KCGI)와 협상을 해서 이 딜을 추진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강 대표는 사모펀드의 대표이기에 자기 돈은 0원이다. 남의 돈 가지고 한다”며 “지분 6% 가진 조 회장이 문제라면 0원 가진 강성부 펀드는 문제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조 회장이 비난 받는 것을 알고 있으며 대한민국 산업에 재벌이 지배를 안 하는 산업이 있느냐고도 입장을 밝혔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회장의 땅콩 회항도, 조현민 한진칼 전무의 문제도 다 알지만 현실적으로는 경영권 가진 조 회장과 관련 논의를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산은은 이 같은 논란에 건전 경영 감시 등 많은 것을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3자연합이 생산적인 제안을 하면 협의할 용의가 있다는 입장이다. 강 대표 등 3자연합은 협상 주체가 될 수 없는 사인이라 협상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3자연합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KCGI, 반도건설로 구성돼 있으며 현재 한진칼의 최대 주주다.
현재 KCGI는 지난 18일 서울중앙지법에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냈다. 당시 KCGI는 △국민 혈세를 이용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권 방어 반대 △한진칼과 대한항공의 심각한 주주권 훼손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제3자 유상증자는 불법 등 3가지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KCGI는 “경영권 분쟁이 현실화한 상황에서 경영진의 경영권이나 지배권 방어를 위해 제3자에게 신주를 배정하는 것은 주주들의 신주 인수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신주 발행이 무효라는 것은 우리 대법원의 확립된 태도”라고 비판했다.
앞서 산은은 한진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수 있게 제3자 배정 유상증자(5000억원) 방식과 교환사채(3000억원) 인수 등의 방식을 통해 한진칼에 총 8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향후 법원이 KCGI의 손을 들어주면 이번 인수는 잠정 중단될 전망이다.
이에 최대현 산은 부행장은 “법원의 가처분 인용시 본건 거래는 무산될 수밖에 없다”며 “이 경우 차선의 방안을 신속히 마련해 양대 항공사의 경영정상화 작업을 계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외부 컨설팅을 받고 있는데 매각이 무산된다면 기존 계획대로 채권단 관리로 들어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