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관련주로 주목받던 서진시스템(178320)의 주가가 연일 하락하고 있다. 한때 5G(5세대 이동통신) 시대에 도달했다는 기대감이 있었으나, 상용화는 아직 이르다는 정부 방침에 5G 관련주의 기세가 꺾이는 추세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서진시스템은 전일비 1.81%(750원) 하락한 4만800원을 기록했다. 8일(4만6350원) 이후 시작된 하락세가 현재까지 유지돼 11.97% 떨어진 것이다. 이번 주가하락은 최근 발표된 정부의 5G 상용 방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앞서 9월 7일 삼성전자(005930)가 미국 정보통신회사 ‘버라이즌’과 7조9000억원 규모의 5G 통신장비 공급계약을 공시했다. 이에 서진시스템이 삼성전자의 5G 통신장비 라인업 모든 케이스를 단독 생산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5G 관련주로 급부상해 같은 날 52주 신고가를 찍은 바 있다.
서진시스템의 2분기 매출액은 전년비 28.7%(308억원) 감소한 764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1억원, 100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이 같은 부진한 실적에도 5G와 관련해 수혜를 받아 7일 고점을 기록한 것이다.
당시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서진시스템에 대해 “삼성전자의 버라이즌 수주로 인해 5G 투자 본격화 수혜가 기대된다”며 “5G 통신장비 부품 매출이 9월부터 일부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부 “올해 개인용 초고속 5G 불가”...5G 관련주 휘청
삼성의 계약 공시 한달 뒤인 이달 7일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 장관이 초고속 5G(28GHz 주파수) 전국망 서비스 계획이 없음을 발표하면서 5G 관련주들이 일제히 흔들리고 있다.
통신부품 제조기업 RFHIC(218410)의 주가 역시 7일(4만400원) 이후부터 연일 떨어져 전일(3만6400원)까지 하락세를 이어온 바 있다. 이날 RFHIC의 주가는 등락세를 보이다 전일비 1.92%(700원) 상승한 3만7100원에 장을 마감했다.
28GHz 주파수를 이용한 초고속 5G 서비스는 당분간 기업에게만 제공될 전망이다. 최 장관은 “정부는 초고속 5G를 전국민에게 서비스한다는 생각을 전혀 갖고 있지 않다”며 “스몰셀(일부 도심지역 서비스용) 혹은 B2B(기업간 서비스)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28GHz 대역 5G 서비스가 올 연말쯤 상용화될 것으로 보이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관련주에 투자한 상황이다. 하지만 인프라 구축에 많은 자금이 쓰일 것으로 판단한 정부가 그 책임을 통신사에게 맡기면서, 초고속 5G 이용에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전국망 서비스를 위해서는 건물마다 5G기지국과 중계기를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최소 20조원 이상의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 이동통신 3사가 5G망 조기 구축을 위해 향후 3년간 25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는 향후 2~3년 내 5G 인프라 상당 부분이 구축 완료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부가 이동통신사에게 28GHz 대역 투자를 강요하더라도 콘텐츠는 없고 수익도 기대하기 어렵다”며 “28GHz 대역의 단기적 한계를 분명히 밝히고 거기에 맞춰 새로운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업계 한 관계자는 “4차산업 특성상 전망을 예측하기 위해선 여러 요소들을 고려해야 한다”며 “투자자들은 향후 도래할 5G 기술에 기대를 검과 동시에 그 기술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인프라 구축 여부 역시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