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051910)이 배터리 부문을 물적 분할한다는 소식에 시장이 혼란에 빠졌다. 각종 증권사와 국내 기관들은 이에 대해 중장기적 호재라고 평가했으나, 16일 약 6만주에 가까운 주식을 순매도한 것으로 밝혀졌다.
17일 LG화학은 배터리 부문 물적 분할을 위한 이사회를 소집했다. 전일부터 전문가들은 분할이 거의 확실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LG화학은 배터리 사업부를 자회사로 삼고 지분을 100% 보유한다. 향후 지분 매각을 통한 투자금 확보가 이번 분할의 목적으로 평가된다.
이에 시장은 일대 혼란에 빠졌다. 알짜배기 부문을 분할시키면 남는 게 없지 않냐는 의견이다. 지난 15일 72만6000원으로 고점을 찍었던 LG화학의 주가는 이날 오전 10시 15분 현재 66만6000원으로 8.3%(6만원) 하락했다.
하지만 기관들은 이를 중장기적 호재라고 평가했다. 배터리 부문 분사 후 지분 매각이 진행되면 LG화학의 지분율이 일부 희석되긴 하지만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면서 기업 가치엔 긍정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다른 근거로는 배터리 부문의 잠재가치가 크다는 것을 꼽았다.
이날 박연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LG화학 주가에 내재되어 있는 배터리 가치는 중국 배터리 경쟁사 CATL 대비 58% 수준으로, 분사 후 배터리 사업 가치가 확대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105만원으로 제시했다.
현재 저평가된 배터리 부문이 단독 평가를 통해 가치를 인정받는다면 지분을 보유한 LG화학 역시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하지만 전일 매매동향을 보면 국내 기관들은 5만9161주의 주식을 순매도한 것으로 밝혀졌다. 각종 증권사들이 투자의견을 매수로 유지하고 목표주가 또한 100만원 선을 유지한 것과 상반된 결과다.
결국 중장기적 호재 시점이 오기 전까지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대규모 자금이 유입돼 LG화학의 재정에 도움이 되려면 빠른 분할이 진행돼야 하는데, 배터리 사업부의 분할은 3개월 뒤로 예정돼 있고 상장 및 지분 매각 시기는 현재 밝혀지지 않았다.
또 배터리 부문에 대한 현재의 고평가가 현실로 이뤄져야 한다는 위험성도 존재한다. LG화학의 배터리는 전세계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현재 저평가돼 있다는 증권사들의 의견은 투자자로선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추가적으로 LG화학이 배터리 사업부의 가치 재평가를 통해 반사이익을 얻으려면 현재의 흑자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불확실성도 있다.
물론 전기차 시장은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은 물론 전세계적 흐름에 따라 커질 전망이다. 따라서 배터리 사업의 해자를 쥐고 있는 LG화학의 미래는 증권사의 긍정적 전망과 일치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장기적 호재가 오기 전까지는 시장의 불안심리로 인해 주가하락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국내 기관 역시 긍정적 미래를 전망하긴 했으나 현재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