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반(反) 인종차별 시위에도 뉴욕증시는 급등했다.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얼어붙었던 미국 고용시장이 최악에서 벗어났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3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일비 527.24포인트(2.05%) 오른 2만6269.89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일비 42.05포인트(1.36%) 뛴 3122.87에, 나스닥 지수는 74.54포인트(0.78%) 상승한 9682.91을 기록했다.
다우는 3거래일 연속으로, S&P와 나스닥은 나흘째 올랐다. S&P의 경우 2월 초 이후 처음으로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국제유가도 이틀째 올랐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배럴당 1.3%(0.48달러) 상승한 37.29달러로 마감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값은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금은 전일비 온스당 1.7%(29.20달러) 내린 1704.80달러를 기록했다.
이날은 경제 회복 기대가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했고 최근까지도 최악이었던 미국 고용시장이 낙관론으로 바뀐 것이 영향을 미쳤다.
이날 민간 고용정보업체인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의 전미고용 보고서에 따르면 5월 민간부문 고용은 276만명 줄었다. 당초 월스트리트저널이 예상한 875만명보다 감소폭이 훨씬 줄어든 것이다. 아울러 4월 고용 감소 규모도 2023만6000명에서 1955만7000명으로 변경됐다. 4월보다 5월 고용 지표가 크게 개선되면서 최악의 상황이 지나갔다는 분석이다.
아후 일디르마즈 ADP 부대표는 "고용시장이 여전히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을 받고 있으나 다수의 주(州)에서 단계적으로 경제가 재개되며 일자리 감소는 4월에 정점을 찍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각국 중앙은행과 정부의 추가 부양책 기대감도 증시 상승을 견인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유동성 위기에 처한 지방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지방채매입 대상을 추가로 확대했다. 또한 유럽중앙은행(ECB)이 다음날 회의에서 팬데믹긴급매입프로그램(PEPP) 규모를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 유럽 최대 경제국 독일에서는 최대 1000억유로 규모의 추가 부양책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고 한국 역시 추가 재정 투입 방안을 내놨다. 미국도 이르면 이번 주 추가 부양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백신 개발 기대도 투자 심리를 개선시켰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 정부가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등 5개 업체가 개발 하고 있는 코로나19 백신을 유력 후보로 채택해 집중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이 후보들이 3상 임상시험 단계로 가면 각각 3만명씩 총 15만명의 대규모 임상도 진행한다고 보도했다.
다만 미∙중 갈등과 미국의 시위 불안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미국은 오는 16일부터 중국 기반 항공사 소속의 여객기의 자국 진입을 중단하는 명령을 발표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미국 항공사의 중국시장 재진입을 막는 것에 따른 보복 조치로 분석되고 있다.
백인 경찰이 비무장 흑인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사망하게 한 사건으로 발발한 인종차별 반대 시위는 미국 전역에서 9일째 이어지고 있다. 낮에는 시위대가 도로를 봉쇄하거나 도심에 모여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는 구호를 외치는 시위를 하지만 밤에는 이 사태를 이용해 약탈과 방화를 저지르는 행위가 늘고 있다. 최근 들어 시위대의 폭력성은 다소 가라앉았지만 규모는 더 커지며 수도 워싱턴DC와 뉴욕, 로스앤젤레스, 시카고를 비롯해 40여개의 도시에 통행 금지가 발령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