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기업들의 채용 일정이 잇따라 연기된 가운데, 더 이상 미루기 어렵다고 판단한 기업들이 ‘언택트’ 방식의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
‘언택트’는 구직자가 회사 건물을 찾지 않고도 화상으로 면접을 볼 수 있도록 하고, 채용 설명회도 박람회 대신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방식이다.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해 타인과 접촉을 피하는 이른바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어지는 상황을 고려한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11일부터 진행하는 채용에 화상면접을 도입해 오프라인 면접을 대체한다고 밝혔다. 면접은 지원자가 집에서 컴퓨터 화상면접 프로그램에 접속해 면접관의 질문에 대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카카오는 지난달부터 상시채용 지원자 50여명의 면접을 전부 화상으로 진행했다. 네이버 자회사 라인도 신입 개발자 공채 과정을 모두 온라인으로 대체했다. LG전자의 경력직 1차 실무 면접도 화상으로 이뤄졌으며, CJ그룹 역시 일부 직군 공개채용에 한해 화상면접을 도입할 계획이다.
대학이나 박람회를 통해 이뤄지던 오프라인 채용설명회도 잇따라 취소되며 각 기업은 소셜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삼성은 계열사별로 열던 대학 채용설명회를 축소하고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온라인 설명회를 확대하고 있다. SK그룹은 이달 말부터 ‘SK커리어스페어’ 홈페이지를 열어 각 계열사 인사 담당자와 주요 직군 선배들이 직무소개 등 취업 준비생들에게 필수 정보를 제공한다. 롯데그룹은 최근 유튜브에 채용 전용 채널 ‘엘리크루TV(L-RecruiTV)’를 개설했다.
화상면접과 온라인 취업설명회 등 기업들이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코로나 사태가 지속될 경우 기업의 인력 운영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면접 전형 일부는 온라인으로 대체가 가능해도 대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시행하는 직무적성검사 등은 대체가 어렵기 때문이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로 채용 일정이 불확실해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은 사태가 빨리 종식되는 것"이라며 "사태가 진정되지 않는 최악의 경우 기업의 선택은 상반기 채용을 진행하지 않고 하반기 채용을 통해 인력을 보충하는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