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 갈등으로 국제유가가 20%이상 폭락하며 30달러선으로 떨어졌다.
9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일비 배럴당 24.6%(10.15달러) 떨어진 31.13달러로 장 마감했다. 이는 1991년 걸프전 이후 최대 낙폭이다.
이날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5월물 브렌트유도 한 때 30% 이상 급락하며 배럴당 31.02달러까지 내겨가기도 했었다. WTI는 전 거래일인 지난 6일에도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 불발 소식에 10.1%나 폭락했다.
이번 국제유가 폭락은 산유국들이 코로나19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논의해온 감산 논의가 불발된 영향이 크다.
사우디가 주도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 14개국과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의 연합체인 OPEC+(OPEC 플러스)는 6일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오스트리아 빈에서 만나 추가 감산과 이달 말 종료 예정인 기존 감산합의 연장 여부에 대해 논의했지만 러시아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에 사우디는 4월 인도분 아랍 경질유의 가격을 낮추는 한편, 내달부터 증산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업계에서는 러시아를 다시 협상 테이블로 다시 불러냄과 함께 유가 폭락을 감수하고 시장 점유율을 높이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OPEC와 러시아의 석유 가격 전쟁이 명백히 시작됐다"며 “2분기와 3분기 브렌트유 가격 전망을 배럴당 30달러로 낮췄으며 최저 20달러까지 추락할 수 있다” 강조했다.
미국 투자전략업체 드래고맨벤처스의 알리 케더리는 자신의 트위터에 “올해 유가가 20달러선까지 내려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안전자산으로 평가 받는 국제 금값은 소폭 증가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은 1675.70달러로 전일비 온스당 0.2%(3.30달러) 올랐다.
국제유가 급락으로 이날 미국 뉴욕증시는 개장 이후 폭락세를 보이며 한때 주식 거래가 일시 중지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기도 했다.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오전 9시 30분 개장과 함께 폭락세를 보였고 약 4분만에 거래가 중지됐다. 이에 15분간 거래가 일시 중단되며 오전 9시 49분부터 거래가 재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