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마이너스 가격을 찍은 뒤 반등했던 국제유가가 다시 폭락세로 돌아섰다.
27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WTI(서부 텍사스산 원유)는 전날보다 배럴당 4.16달러(24.6%) 떨어진 12.7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6월물 브렌트유도 오전 10시 24분 현재 배럴당 1.45달러(6.76%) 내린 19.99달러를 기록 중이다.
국제 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이동제한과 셧다운(일시가동중단)으로 원유 수요가 급감하고 공급 과잉이 심화되는 불균형이 당분간 지속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규모 초과공급으로 저장공간 우려가 커지면서 유가 폭락세가 되살아났다는 분석이다.
OPEC(석유수출국기구)과 러시아 등 10개 비OPEC 산유국들의 모임인 OPEC+는 지난 12일 긴급 화상회의를 열고 5월~ 6월 두 달 간 하루 970만 배럴의 원유를 감산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원유 감산 합의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수요 감소폭에는 크게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원유 수요가 하루 2000~3000만 배럴 감소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원유 재고가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향후 몇주내 전세계 모든 석유 저장고가 가득차는 '탱크톱(tank top)'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6월물을 건너뛰고 만기가 많이 남은 계약으로 갈아타는 시장 움직임도 포착된다.
대표적 원유 선물 상장지수펀드(ETF) 'US오일펀드'가 6월물 WTI를 모두 매각할 예정이라고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보고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7월물을 비롯해 8월·9월·10월물 등을 더 많이 보유하는 쪽으로 투자구조를 바꾸겠다는 의미다.
블룸버그통신은 36억달러(약 4조4000억원) 규모의 US오일펀드가 매각에 나서면서 6월물 WTI의 낙폭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앞서 5월물 WTI가 만기(4월 21일)를 앞두고 -37달러를 기록한 것처럼 6월물 WTI 역시 만기(5월 19일)에 가까워질수록 마이너스 유가 재연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