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직원들의 각종 시민단체 후원 내역을 파악하고 관리하는 등 과거 불법행위에 대해 전면 사과했다. 삼성준법감시위원회 출범 이후 첫 이행 조치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이날 과거 미래전략실(미전실)을 중심으로 각 계열사 직원들의 시민단체 지원 내역을 감시·관리한 것에 대한 사과문을 발표했다.
삼성은 "임직원들이 후원한 10개 시민단체를 '불온단체'로 규정하고 후원 내역을 동의 없이 열람한 것은 절대 있어서는 안될 명백한 잘못이었음을 인정한다"며 "임직원 여러분, 해당 시민단체, 관계자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동안 우리 사회와의 소통이 부족해 오해와 불신이 쌓였던 것도 이번 일을 빚게 한 큰 원인이 되었다는 점 또한 뼈저리게 느끼며, 깊이 반성한다"면서 "앞으로는 시민단체와 보다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교류를 확대해 국민의 눈 높이와 사회의 기대에 부합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온 미전실은 수년 전 진보성향 시민단체를 '불온단체'로 분류하고 계열사 임직원들의 후원 내용을 파악했다. 이는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와해 재판 때 문건이 드러나면서 알려졌다.
김지형 준법감시위원장은 "삼성의 이전 위법사항은 논의 대상이 아닐 것"이라고 시사했지만, 노조와해 재판을 둘러싼 사회적 여론을 고려해 준법위 차원에서 삼성에 공식 사과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재계 관계자는 "준법감시위의 출범 이후 삼성의 첫번째 사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향후 삼성의 노사 전략과 관계에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