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자산운용이 환매를 중단한 1조6700억원 규모 펀드 가운데 9373억원 어치가 자산 상각(손실 처리)으로 반 토막이 났다.
남은 금액 가운데서도 총수익스와프(TPS) 계약으로 대출을 해준 증권사들이 자금을 먼저 회수해가면 일부 투자자들은 원금 전액손실이 예상된다.
라임자산운용(이하 라임)은 14일 삼일회계법인의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환매를 중단한 2개 모펀드의 기준가격 조정 결과를 발표했다. 라임에 따르면 이달 18일 기준 2개 모(母)펀드의 전일 대비 평가금액은 '플루토 FI D-1호'는 46% 감소한 4606억원, '테티스 2호'는 17% 줄어든 165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날 순자산과 비교한 손실률로 지난해 9월 말 순자산과 비교하면 손실률은 각각 49%, 30%로 커진다. 펀드 설정액은 플루토가 9373억원, 테티스가 2424억원이다. 이에 따라 플루토의 검토 대상 기초자산 1조2337억원 중 회수추정금액 범위는 6222억~8414억원(예상 회수율 50~68%), 테티스의 검토 대상 기초자산 2931억원 중 회수추정금액 범위는 1692억~2301억원(예상 회수율 58~79%)이다.
이번 2개 모펀드의 기준가격 조정은 지난 10일 삼일회계법인으로부터 받은 펀드 회계 실사 내용을 바탕으로 집합투자재산평가위원회를 열어 다시 평가한 결과다.
라임의 환매 중단 펀드는 소수로 설정된 모펀드에 100여개 자(子)펀드가 연계된 '모자형 펀드' 구조를 취하고 있어 투자자들이 가입한 각 자펀드의 손실률은 차이가 있다.
라임은 모펀드만 편입하고 있는 자펀드 가운데 TRS를 사용하지 않은 경우 모펀드 편입 비율만큼만 기준가격 조정이 발생하지만, TRS를 사용한 경우에는 모펀드의 손실률에 레버리지(차입) 비율이 더해져 기준가가 추가로 조정된다고 밝혔다.
라임은 모펀드의 조정된 기준가격을 반영한 자펀드 120개의 손실 규모를 공개했다. 조정 결과 △AI스타 1.5Y 1호 △AI스타 1.5Y 2호 △AI스타 1.5Y 3호 등 세 펀드는 전액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펀드들의 기준가격 하락이 크게 나타난 이유는 증권사들과 TRS 계약을 통해 일으킨 레버리지 비율이 100%이기 때문이다. 라임은 “증거금보다 편입자산의 가치가 더 하락해 현재로서는 고객의 펀드 납입자금이 전액 손실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모펀드와 함께 다른 자산을 편입한 자펀드의 경우에는 모펀드 기준가격 조정과 다른 개별 자산의 기준가격 조정을 같이 반영하게 되고, 이 가운데 TRS를 사용한 자펀드는 역시 레버리지 비율이 추가돼 손실이 더 커진다.
전액손실이 불가피한 3개 펀드와 함께 TRS를 이용한 나머지 26개 펀드의 손실률은 'AI프리미엄' 등 자펀드 2종은 최소 61%에서 최대 78%, 그 외 펀드 24종은 최소 7%에서 최대 97%까지 기준가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TRS를 이용하지 않은 자펀드 91종에 대한 기준가격 하락률은 상대적으로 작았다. 자펀드 39개를 담은 'Top 2'는 18~48%, '플루토1Y'(자펀드 16개)는 46~48%, 그 외 펀드 36종은 0.4~48% 각각 기준가가 떨어졌다.
라임은 현재 회계 실사를 받고 있는 '플루토 TF 펀드'(무역금융펀드)의 기준가격은 약 50% 정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라임은 무역금융펀드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이달 말 삼일회계법인의 실사 결과를 받아 다시 설명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