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등으로 항공업계가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제주항공이 ‘위기경영체제’에 돌입한다. 경영진들은 임금의 30%를 자진 반납하고, 승무원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무급휴가 제도도 전 직원으로 확대한다.
12일 이석주 제주항공 대표는 사내 메일을 통해 "이제 항공산업은 수익성 저하 차원을 넘어 생존을 염려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위기 국면에 진입했다"며 "비상경영을 넘어선 위기경영체제에 돌입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위기대응을 위해 경영진이 먼저 임금의 30% 이상을 반납할 것”이라며 “제주항공 인사원칙인 고용안정성을 유지시키면서 금번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기존 승무원 대상으로 진행했던 무급휴가제도를 전 직원 대상으로 확대한다”며 직원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앞서 제주항공은 지난달 운항·객실 승무원을 대상으로 종전의 5∼10일짜리 연차에 무급휴가 등을 합해 최대 1개월까지 쉴 수 있도록 한 바 있다. 이번 위기경영체제에 돌입함에 따라 전 직원을 대상으로 3∼6월 사이에 15일 이상 무급휴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희망자에 한해 해당 기간에 근로시간 단축(하루 4시간), 주당 근로일 단축(2∼4일 근무) 등도 선택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제주항공은 작년부터 추진해온 수익성 제고, 기단 규모의 조절, 투자 우선순위 재설정 등을 넘어선 대응책이 요구되는 상황이라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위기경영체제 돌입을 통해 자구책을 마련하는 등 위기상황 극복에 나설 방침이다.
다만 위기경영체제에도 불구하고 추진 중인 이스타항공 인수 건은 차질 없이 진행될 예정이다. 제주항공은 “위기 상황이라고 해서 미래를 위한 투자를 멈추는 것은 아니다”며 “이스타항공 인수는 실사를 통해 정상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LCC 가운데 중국노선 매출 비중이 15%(지난해 3분기 기준)로 가장 높은 제주항공은 다음 달 1일부터 중국 본토 노선 12개(동계 운휴 5개 제외)의 운항을 모두 중단하기로 결정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