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농협 농정통상위원회 조합장들은 성명서를 내고 “WTO(세계무역기구) 개도국지위를 미리 포기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최근 정부가 WTO 내에서의 개발도상국 지위를 유지할 실익이 없다며 이를 포기할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시사한 가운데 농민 단체가 반발에 나선 것이다.
이날 조합장들은 성명서에서 우리나라 농업은 우루과이라운드(UR) 농업협상에서 개도국 지위를 인정받았으며, WTO 차기 무역협상이 타결될 때까지 그 지위를 계속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개도국 지위를 포기할 경우, 지금 당장은 피해가 없더라도 WTO 차기 무역 협상이 진전돼 타결되면 관세와 보조금은 대폭 감축이 예상돼 큰 피해가 우려된다"며 "세계 농업 강국들과 동시다발적으로 맺은 자유무역협정(FTA)의 파고 속에서 힘겹게 버텨 온 우리 농업이 다시 한번 큰 충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농협에 따르면, 농축산물 시장 개방이 본격화된 1995년 이후 지난해까지 농축산물 수입액은 69억달러에서 274억달러로 4배가량 늘었다. 외국산 소비대체 등으로 인해 같은 기간 농업 소득은 1046만9000원에서 1292만원으로 연평균 0.9% 오르는 데 그쳤다.
조합장들은 "최근 정부는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WTO 개도국 지위 포기 여부를 안건으로 상정해 논의를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그 결정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며 "우리 농업인들은 깊은 우려를 감출 수 없으며, 농업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떨쳐 버릴 수 없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농업 개도국 지위는 WTO 차기 무역협상이 타결될 때까지 그대로 유지될 수 있는 만큼 미리 포기하지 않을 것, △WTO 차기 무역협상 대비와 농업의 공익적 기능 강화를 위해 공익형직불제 등 WTO에서 허용하는 보조정책을 확충하고 충분한 예산을 확보해 줄 것, △기 체결된 FTA로 농축산물 가격이 압박 받고 있는 만큼 주요 농축산물에 대한 수급 및 가격 안정대책을 강화해 줄 것 등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