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부유층 소비가 올해 들어 크게 감소한 것을 놓고 경기침체의 신호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28일(현지시각) 미국 CNBC방송은 뉴욕 맨해튼의 고가 부동산 판매 부진과 최고급 백화점 바니스 뉴욕의 파산 등 부유층 지출 감소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며 이것이 경기 침체의 새로운 경고라고 보도했다.
맨해튼의 고가 부동산이 6분기 연속 거래가 줄어드는 등 호화 부동산 거래는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실적을 나타내고 있다. 부동산 중개업체 레드핀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미국에서 150만 달러(약18억2000만원) 이상 고가 주택 판매가 1년 전보다 5% 이상 떨어졌다고 전했다. 이어 주인을 찾지 못한 저택과 펜트하우스가 전국적으로 쌓이는 등 고가 주택 시장이 최악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상위 1% 부자들을 위한 최고급 백화점 '바니스 뉴욕'이 파산보호를 신청했고 노드스트롬은 3분기 연속 판매액이 줄었다. 반면 월마트나 타깃과 같이 서민들을 겨냥한 소매점들은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경매회사들의 매출도 처음으로 감소했다. 소더비와 크리스티의 낙찰액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각각 10%와 22% 줄었다.
이에 반해 부유층의 저축은 지난 2년 간 2배 이상으로 늘어나는 등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지금 미국 경제는 소득 상위 40∼89.9%의 중간 소득층의 소비 지출이 부유층 소비 지출 감소를 메우고 있는데 일자리 증가가 둔화돼 실업이 증가하게 되면 미국 경제는 곧바로 하향세에 들어갈 것이라고 잔디 연구원은 경고했다.
미국 부유층이 소비를 줄이는 원인은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인한 글로벌 불확실성 증가로 주식과 채권 등 보유 자산가격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많은 부유층이 해외에 기업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외국으로부터의 영향에 더 많이 노출돼 있음을 의미한다. 부유층의 소비 감소는 세계에 일고 있는 경제적 폭풍에 대한 조기경보 역할을 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무디스 어낼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소득 상위 10%가 전체 소비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거의 절반에 달한다. 중산층의 소비 지출은 늘어나고 있지만 이들 부유층의 소비가 2년 연속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그는 "부유층의 소비 지출이 계속 감소하면 미국 경제의 성장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