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취업자 수가 29만9000명 증가하며 고용 호조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실업률과 실업자수가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는 등 긍정적 요인과 부정적 요인이 혼재하고 있다.
14일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실업자 수와 실업률은 각각 1999년, 2000년 이후 가장 높았다. 취업자 수는 2738만3000명으로 지난해보다 29만9000명(1.1%) 증가했다 증가폭은 2018년 1월(33만4000면) 이후 1년 6개월만에 가장 컸으며, 신규 취업자 수는 3개월 연속 20만명대를 유지했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보건사회복지업, 숙박·음식점업, 예술·스포츠 및 여가관련서비스업 등에서 취업자 수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면서도 "제조업과 도소매업에서의 감소 폭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산업별로는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14만6000명, 7.0%), ▲숙박 및 음식점업(10만1000명, 4.4%), ▲예술·스포츠·여가관련서비스업(6만5000명, 14.6%) 등에서 증가폭이 두드러졌다. 반면 ▲제조업(-9만4000명), ▲도매 및 소매업(-8만6000명), ▲공공행정 국방 및 사회보장행정(-6만3000명) 등에서 부진했다.
특히 제조업의 경우 업황 부진이 지속되며 취업자 수의 감소가 이어졌다.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 수는 9만4000명 줄었는데 지난해 4월부터 16개월째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감소폭은 올해 1월까지 확대되는 양상이다가 지난 6월까지 축소됐지만 7월 들어 다시 확대됐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반도체를 포함한 전자부품과 전기장비 쪽에서 마이너스가 이어지고 있다”며 "최근 두 산업의 업황 부진으로 제조업 부문에서의 취업자 수 증가폭이 다시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소매업 취업자도 8만6000명 줄어 제조업에 이어 감소폭이 두 번째로 컸다. 17개월 연속 전년비 감소를 지속하다 지난 5월 증가 전환했던 도·소매업 취업자 수는 6월부터 다시 2개월째 감소세다. 제조업에서의 업황 부진이 도·소매업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통계청은 밝혔다.
연령대별로 보면 60세 이상에서 37만7000명이 증가했다. 이 중 65세 이상이 21만1000명으로 비중이 더 높았다. 이밖에 50~59세에선 11만2000명이, 15~29세 청년층에서도 1만3000명이 늘었다. 다만 40~49세(-17만9000명), 30~39세(-2만3000명)에선 취업자 수가 감소했다. 30~40대 취업자 수는 2017년 10월부터 22개월째 동반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15~64세 인구 중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인 고용률은 67.1%로 1년 전보다 0.1%포인트 올랐다. 7월 기준으로는 2017년 7월(67.2%) 이후 가장 높다.
그러나 같은 기간 실업자는 109만7000명으로 전년비 5만8000명(5.6%) 불어났다. 경제활동인구 중 실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인 실업률은 3.9%로 지난해보다 0.2%포인트 올랐다. 이는 7월 기준으로 지난 2000년 이후 19년 만에 최고치다. 지난달까지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6개월 연속 4%대 실업률을 이어가다 소폭 내려갔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취업자 수를 늘리려고 정부 재정을 투입하니 비경제활동인구가 새롭게 고용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는데, 이것이 역설적으로 실업률은 더 높이는 효과를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취업 준비생을 포함한 체감실업률을 나타내는 확장실업률(고용보조지표3)은 0.4%포인트 상승한 11.9%를 기록했다.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15년 이후 최고치다. 청년층 확장실업률도 1.1%포인트 상승한 23.8%로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이다. 청년 4명 중 1명이 사실상 실업자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