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가 도입을 지원하는 초소형 전기차에 자동차세가 과다하는 지적이 제기됐다.
1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초소형 전기차 자동차세금 조정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와 있다. 지난 14일 작성된 이 청원은 "초소형 전기차를 구매했는데 세금이 과하게 많이 나온다"며 "전기수소차 시장을 확대하려면 세금정책부터 검토해달라"는 요지이다.
초소형 전기차는 최고 정격출력이 15KW(킬로와트) 이하이고 길이 3.6m·너비 1.5m·높이 2.0m 이하인 전기차를 의미한다.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초소형 전기차는 트위지(르노삼성)와 D2(쎄미시스코), 다니고(대창모터스) 등 3가지 모델로, 가격은 1300~1500만원 수준이다. 지난해 국내 초소형 전기차 수요는 2000여대로 집계됐다.
현행법상 자동차세는 지방세의 일종으로 자동차 증가에 따른 도로건설·유지비용 및 환경오염에 대한 부담금적인 성격으로서 부과된다. 승용자동차의 경우 배기량에 따라 세액이 결정되기 때문에 차값이 비싸더라도 배기량과 차령이 동일하면 세금도 같다.
지방세법 제127조에 따르면 비영업용 신규차량 기준으로 배기량 1000㏄ 이하는 ㏄당 80원, 1600㏄ 이하는 140원, 1600㏄ 초과는 200원이 부과된다. 배기량이 1000cc 경차는 1cc당 80원의 세금이 부과돼 연간 납부액이 8만원이다. 지방교육세(자동차세의 30%)까지 포함하면 10만4000원이다.
전기차의 경우 배기가스가 배출되지 않아 배기량 기준으로 자동차세를 부과하기 어렵다. 이에 정부는 전기차를 '그 밖의 승용자동차'로 분류하고 영업용에 대해서는 연간 2만원, 비영업용은 10만원(지방교육세 포함 시 13만원)의 자동차세를 부과하고 있다. 초소형 전기차는 일반 전기차로 분류돼 자동차세가 동일하게 부과된다.
초소형 전기차 차주들은 안전상 국도로만 운행해야 하는 제약이 있어 일반 전기차와 동일한 도로유지비용을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지적이다. 도로운행이 제한되는 이륜차의 연간 자동차세가 1만8000원 가량인 점과 비교하여 세금이 과다하다는 주장이다.
반면, 정부는 내연기관차 차주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할 때 잘못된 주장이라는 입장이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보통 신규 승합차(배기량 2000cc 기준)에 연간 40~50만원의 세금이 부과되는 점을 감안하면 일반 내연기관차와 비교해 오히려 전기차 차주들이 혜택을 보고 있다."며 "오히려 전기차에 대한 세금이 너무 적다는 민원이 많다." 고 밝혔다.
다만 그는 "전기차의 본격적인 도입을 감안할 때 과세 형평성을 제고하기 위해 현행 배기량을 기준으로 한 획일적인 과세기준을 수정할 필요성은 있다"며, "현재 (과세기준과 관련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초소형 전기차에 대한 운행제한은 안전 테스트 기준이 마련되는대로 해소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