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27일 주주총회가 예정돼 있는 대한항공과 한진칼을 두고 한진그룹과 사모펀드(PEF) 운용사 KCGI가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공방을 벌이고 있다.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은 6일 KCGI의 주주 제안을 주총에 상정하라는 법원 판결에 대해 즉시 항고했다고 공시했다. 한진칼은 “KCGI는 상법상 주주 제안을 할 수 있는 주식 보유 기간 6개월을 채우지 못했으므로 주주권을 행사할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KCGI는 한진칼 지분 10.71%를 확보하고 사외이사 선임, 이사 및 감사의 보수 한도 감액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한진칼의 이같은 입장 표명은 이날 KCGI가 "한진칼 소수 주주 중 조 회장 우호 지분을 표결에서 배제하라"고 주장한 데 따른 것이다. KCGI는 “대한항공 임직원, 대한항공 자가보험, 대한항공사우회 명의 주식 224만1629주(3.8%)는 특수관계인 지분으로 볼 수 있지만 신고가 돼 있지 않다”며 “대한항공이 자금을 지원했거나 운영진 선정에 관여했다면 즉시 신고하고 의결권 행사를 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진 측은 “해당 주식은 특수관계인의 차명 주식이 아니고 그룹 차원에서 관여할 수도 없다”고 반박했다.
지난 5일 법원은 KCGI가 제기한 안건들 중 조재호 서울대 경영대 교수와 김영민 변호사의 사외이사 선임과 김칠규 회계사의 감사 선임, 감사위원회 설치 시 조재호 교수와 김영민 변호사의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안건을 올해 정기 주총에 상정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또 이사의 총 보수한도액을 기존의 50억원에서 30억원으로 줄이고 이사가 계열사의 임원을 겸직할 경우 보수한도를 5억원으로 제한하는 안건과 감사의 보수한도를 3억원으로 제한하는 안건도 법원은 인용했다.
한진그룹은 대한항공 지분 11.56%을 보유한 국민연금의 움직임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날 한진그룹은 조 회장이 대한항공, 한진칼, ㈜한진 등 3개를 제외한 나머지 계열사 6개의 이사직에서 물러난다고 발표했다. 이는 대한항공 주총 안건인 조 회장의 대한항공 이사 연임에 대해 국민연금의 찬성표를 받아내겠다는 의도로 해석되고 있다.